[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수년간 주문한 딥체인지(Deep Change)를 실행 중이다. 일하는 방식의 혁신도 딥체인지 실현을 위한 방법 중 하나인데 회사 내 수직적 소통문화를 수평적으로 바꿔 업무 효율화를 꾀하는 ‘공유오피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또 국내 최초로 대기업 주도 사회적 가치 행사인 SOVAC(소셜밸류커넥트) 지난 5월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코드인 공유, 윤리, 환경, 사회적 가치 등에 부합하는 움직임이다.

▲ SK SOVAC 2019.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공유오피스 SK주요 계열사 도입 중

공유오피스는 출근 후 지정 좌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일할 자리에서 업무를 보는 것이 기본 개념인 사무실을 말한다. SK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등이 공유 오피스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7년 12월부터 공유좌석제를 시범 운영해 왔고, 지난해부터는 운영을 확대했다. SK하이닉스는 공유좌석제를 이천 본사의 경영지원 부문의 일부 부서와 미래기술연구원, CIS비즈, D램 개발사업, 품질보증 등의 일부 부서에서 시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업무 특성에 맞춰 공유오피스를 지속·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도 자회사인 SK에너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함께 공유 오피스 1차 구축을 지난 4월 완료했다. SK서린사옥 14~19층까지 소속 회사와 조직 구분 없이 자율적으로 자리를 선택해 근무를 하고 있다. 근무공간인 워킹존과 복지·건강관리를 위한 공용 공간인 퍼블릭존으로 공유오피스가 구성돼 있다.

SKC도 본사 5개층을 스마트오피스로 만들었다. 자리 사이의 칸막이를 없애고, 프로젝트 룸이라는 공동업무공간을 기존보다 2배 늘렸다. 또 카페와 같은 휴식공간도 각 층마다 조성해 구성원간의 소통 공간을 확대했다. SK텔레콤은 공유오피스가 더 발전된 개념인 ‘스마트오피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5G기반으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등 첨단기술이 적용됐다. 회의실 예약 추천, 냉난방 가동 등의 단순 업무는 인공지능이 대신 처리해 준다.

▲ SK SOVAC 2019

사회적 가치 행사 SOVAC 성료

SK그룹은 지난 5월 29일 사회적 가치 행사인 SOVAC(소셜밸류커넥트) 2019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애초 예상 인원이었던 1000명을 훌쩍 넘는 4000명이 행사장을 찾아 ‘대성공’을 거뒀다. 사회적 가치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실제로 행사장 곳곳에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최태원 SK회장은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행사를 찾은 것을 보면 사회적 가치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사회적 가치를 우리의 가치로 만들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회 문제 발생 속도가 해결 속도보다 더 빠르게 되는 상황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행사의 주제는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 사회적 가치의 시대가 온다’였다. 전문가 강연과 토론, 사회적 기업의 창업·투자·해외진출 상담 등의 일정이 진행됐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고, 실제로 돈을 버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사회적 가치”라면서 “행사를 열어 한꺼번에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어울릴 수 있는 네트워크의 장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이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SK 사회적가치 수치화 나섰다

SK그룹은 사회적 가치를 숫자로 만들고 있다. 고용, 배당, 납세 등 기업 활동을 통해 경제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가치를 듯하는 경제간접 기여성과와 환경·사회·거버넌스 부분을 측정하는 비즈니스 사회성과, 기업의 사회적책임(CSR)프로그램·기부·구성원들의 자원봉사 관련 실적을 측정하는 사회공헌 사회성과의 3대 부분을 측정하는 것이다.

SK그룹이 지난 5월 21일 발표한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SKT),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사회적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한 액수는 12조 3327억원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은 1조 1610억원, SKT는 1조 6520억원, SK하이닉스는 9조 5197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이는 경제간접 기여성과, 비즈니스 사회성과, 사회공헌 사회성과를 합친 액수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 위원장은 지난 5월 21일 “사회적 가치 추구를 위한 긴 마라톤을 시작하는 출발점이 오늘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측정 규모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마이너스 요소를 얼마나 개선해 나갈 것인가에도 방점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K만의 사회적 가치 측정의 특별함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여러 대기업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데 SK가 타 기업과 차별되는 지점은 ‘계량화’다”라면서 “형식적인 측면에서 계량화가 아니라 지속적인 개선을 담보할 수 있게끔 경영 KPI(핵심평가지표)에서 50%를 사회적 가치로 반영한 것도 타사와 차별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