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금요일 저녁에 회식을 하는 상사가 있는데요. 정말 생각이 있는 사람인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평일 저녁에 회식을 하는 것도 억지로 가는 느낌이 있는데 황금같은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에 회식은 참 그래요. 지난주에는 회사서 금요일에 1박2일로 워크숍을 가자고 했는데 참 난감했습니다” (30대 초반 직장인)

“사무실 이사가 있었어요. 회사 직원들에게 도와줄 수 있냐고 문자로 물어봤는데 한명도 오질 않았습니다. 제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와 많이 달라서 조금 놀라긴 했지만 ‘자신만의 시간’을 중시하는 요즘 젊은 직장인들을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거 같기도 합니다” (40대 회사 대표)

 

밀레니얼 넌 누구냐

나이 대에 따라 인구집단을 구분하는 행위는 마케팅에서는 언제나 있어 왔던 일이다. 출생 연도에 따라 베이비부머세대, X세대, 밀레니얼 세대, Z세대의 4대 집단으로 말이다. 앞서 언급한 30대 초반 직장인은 밀레니얼 세대고, 40대 대표는 X세대다. X세대는 요즘 젊은 40대를 뜻하는 영 포티(Young Forty)라고도 불린다.

4대 집단중 2019년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다. 연구자와 업계에 따르면 통상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가 밀레니얼 세대로 불린다. 나이가 20살부터 39살까지인 사람을 뜻한다.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의 저자 김용섭 트렌드 분석가는 “밀레니얼 세대는 연구기관과 조사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1980년대 초에서 1990년대 중반이나 200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사람들로 본다”면서 “이들은 경제활동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에 많은 기업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를 30대의 올드 밀레니얼 세대와 20대의 영 밀레니얼 세대로 구분하기도 한다. 주로 30대 밀레니얼은 사회생활을 시작해 소비력을 증대시키는 시기고, 20대도 사회생활 준비를 하면서 잠재적인 소비력을 갖고 있는 세대다. 이런 이유에서 기업들은 밀레니얼 세대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분석가는 밀레니얼 세대가 중요한 이유로 ▲가장 중요한 소비세력 ▲막강한 유권자 그룹 ▲여론과 트렌드 생성에서 중요한 역할 수행의 3가지를 꼽았다.

지난 1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15세~64세)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는 2745만 5000명이었고, 이 중 밀레니얼 세대 인구가 1000~1200만명으로 나타났다. 올해 기준 최대 44%가량이 밀레니얼 세대인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은 무엇?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은 조사기관과 조사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크게 자신만의 시간을 중요시 하고, 소비에서도 사회적 가치가 있는 것을 찾고, 권위의식 보다는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좋아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신장훈 삼정KPMG 유통·소비재산업 부대표는 “밀레니얼과 그 이후 세대를 뜻하는 Z세대에서는 디지털화된 소비, 가치 소비 특징이 확연히 드러난다”면서 “밀레니얼세대는 X세대보다 주택 거주는 덜 쓰는 경향을 보였고, 레저·엔터테인먼트와 건강·웰빙을 위한 지출에서는 베이비부머, X세대보다 더 많은 지출 성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삼정KPMG의 ‘신 소비세대와 의식주 라이프 트렌드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나를 중시하고, 디지털화돼 있고, 환경·사회 이슈에 민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개성과 취향에서 나만의 스타일을 추구하고, 오늘의 행복과 자기만족을 중시하고, 가사 노동의 효율화를 추구하고, 텍스트 대비 동영상을 통한 정보 이해가 빠르고, SNS활용에 능하고, 소비시에 가격 외에 다양한 사회적 가치 등의 요소를 고려한다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트렌드는 무엇?

김용섭 트렌드 분석가는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공유, 취향, 젠더, 윤리, 환경의 5가지 핵심 키워드로 분석했다. 앞서 말한 밀레니얼 세대의 큰 특징을 키워드로 정리한 것인데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한 기업의 마케팅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김 분석가는 “밀레니얼 세대는 내 집과 내 차를 소유하는 대신 카셰어링이나 셰어하우스 등으로 공유를 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또 밀레니얼 세대는 취향 측면에서 경험을 매우 중시하는데 남들이 보기에 별 의미 없어 보이는 ‘예쁜 쓰레기’도 본인에게 의미를 주고 좋은 경험을 준다는 이유에서 구입한다”고 말했다.

젠더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젠더리스(Genderless) 혹은 젠더 뉴트럴(Gender Neutral)로 불리는 문화를 말한다. 한마디로 남자의 치마가 신기한 볼거리로 여겨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취향이자 스타일로 존중받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동물의 모피를 사용해 제품을 만드는 회사 제품을 구입하지 않는 행위, 자원을 재활용한 소재를 사용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입하는 행위 등도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트렌드인 윤리와 환경을 중시하는 면모를 보여주는 사례다.

신장훈 삼정KPMG 부대표는 “패션을 통해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을 드러내고, 그에 부합하는 제품만 구입하는 가치소비 추구형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미래 소비 시장의 주축인 밀레니얼 세대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하는 문구가 적힌 제품을 사용하는 슬로건·메시지 패션과 자신의 윤리관에 맞는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의사를 보여주는 컨셔스(Conscious)패션이 밀레니얼 세대에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