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시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이제 연비와의 싸움에 돌입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주목받는 이유다. ‘친환경성’이라는 글로벌 대세에 따라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은 이제 자동차 회사의 숙명이다.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더욱 더 빛을 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치의 에너지 낭비도 허용하지 않는다. 이렇게 모은 에너지를 적절하게 쓴다.” 도요타가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자랑하는 핵심 기술을 말하는 슬로건이다. 도요타는 올해 국내에서 판매한 6개 모델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2563대(11월까지 기준)라고 밝혔다. 지난해 보다 87.9% 늘어난 수치다.

도요타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이렇게 높은 인기를 얻는 이유는 하이브리드 차량 가운데 가장 높은 연비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많이 판매한 프리우스는 연비가 리터당 29.2km, 렉서스 CT200h는 리터당 25.4km다.

프리우스는 11월까지 총 1635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63.1% 증가를 기록했고 올 2월 출시한 렉서스 CT200h는 일본 대지진에도 불구하고 11월 말까지 총 945대가 판매됐다.

그동안 수입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은 연비는 우수하지만 디젤 등에 비해 ‘특별한 운전기술이 필요하거나 메커니즘적으로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도요타는 이런 인식을 타파하고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렉서스보다 더 조용한 렉서스 CT200h
렉서스 하이브리드 차량 중 가장 주목할 점은 ‘드라이빙 퍼포먼스’와 정숙함이다. 기존 렉서스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동시에 ‘역동적인 주행성’을 자랑한다. 올해 2월 출시한 렉서스 CT200h는 하이브리드 기술에 프리미엄 콤팩트 세그먼트(segment)에 적용한 해치백 모델이다. 가솔린 엔진에 EV전기배터리 조합으로 엔진을 구동한다.
렉서스에서 새롭게 보인 스타일로 항공기 조정석을 연상케 하는 운전석과 넉넉한 실내공간, 4가지로 선택 가능한 독특한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1.8L은 스포트(Sport)모드로 전환 시 가속력과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렉서스 CT200h의 자랑거리는 안전성이다. 고강도 운전석과 충격흡수차체(GOA)로 충격 시 이를 흡수하고 분산시킨다. 이 때문에 차량 내부에 전달되는 충격을 줄여주고 추돌시 시트 등받이가 뒤쪽으로 이동해 머리가 앞쪽으로 쏠리는 힘을 줄였다. 경부(목뼈)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최소화해 큰 사고를 방지한다.
이밖에도 충격을 최소화하는 목뼈 손상 방지시트(WL 시트)와 8개의 에어백, 보행자 충돌 안전시스템 등을 탑재했다. 렉서스 CT200h은 일본 신차 평가 프로그램(JNCAP)에서 올해 새로 도입된 새 안전성종합평가를 기준으로 최고 점수인 별 5개를 획득했다.

렉서스 CT200h는 디자인 밸런스가 잘 맞춰져 있다. 단순해 보이는 라디에이터 그릴은 우아한 맛을 최대한 살렸다. 그릴 아웃라인에는 부드러운 구조와 대조적이지만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측면에서는 슬리앗 원도 콘셉트를 적용해 관성과 중력의 힘을 가속력에 전달한다.

실내는 프리우스와는 달리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스티어링 휠이나 대시보드 상단에 적용한 팝업 스타일의 내비게이션 시스템, 센터페시아 하단에 별도의 오퍼레이션 존을 구성한 건 인상적이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햇빛으로부터 눈부심을 방지할 수 있는 틸팅 기능을 탑재했다.

다양한 버전 프리우스 개성만점
도요타의 프리우스는 1977년 동경모터쇼에서 첫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인 이후 1997년 첫 양산모델인 1세대 프리우스를 출시했다. 이후 SUV와 후륜구동세단, 해치백, 상용차 등 다양한 모델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왔다.

최근 도요타 자동차는 ‘프리우스 피플’ 이라는 새로운 마케팅 콘셉트를 소개했다. 지난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서는 프리우스를 중심으로 총 200대의 대회 진행 차량을 후원하고 메인스타디움에 홍보관을 설치해 프리우스로 대표되는 도요타 하이브리드 기술을 홍보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밖에 17회 대종상에도 행사 의전차량으로 프리우스를 지원했다. 프리우스는 개성을 강조한 모델들이다. 이 때문에 젊은 층에서 부터 경제성을 중시하는 40대 이상 중년층까지 폭넓은 호응을 얻고 있다.

프리우스의 또 하나의 신기술은 에어로 다이내믹 스타일이다.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시키는 설계를 통해 공기 저항계수 0.25cd를 실현했다. 이 수치는 현존하는 차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이로 인해 연비 효율성도 그만큼 좋아지는 것이다.

또 라디에이터 그릴과 인테이크 홀 같은 냉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된 부분도 프리우스가 자랑하는 기술이다. 뒷면에는 하이마운트 스톱램프를 장착한 리어 스포일러를 적용했으며, 리어 램프는 LED를 적용해 시인성을 높였다.

도요타는 현재 단일 차종으로 판매되는 프리우스 모델을 내년부터 다양한 차종으로 판매한다. 우선 올해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프리우스V’가 첫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리우스V는 3세대 프리우스 기본 모델로 미니밴 버전이다. 실내공간과 적재성을 높였다. 전장이 155㎜ 길어지고 폭과 높이도 30㎜, 85㎜ 확대됐다. 앞뒤 좌석 간격이 늘어나고 적재공간도 프리우스 대비 50% 이상 확대됐다.
또 다른 모델은 프리우스의 콤팩트 사이즈인 프리우스C다. 기존 프리우스 1.8리터 엔진이지만 프리우스C는 1.5리터 엔진에 소형 해치백 스타일이다. 야리스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장이 4m가 채 되지 않는다.

프리우스PHV(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국내 판매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라인업에는 올랐다. 완전히 충전된 상태에서 전기만으로 26.4㎞를 달릴 수 있다. 또 하이브리드 기능과 합쳐 측정한 연비는 리터당 61㎞에 이른다.

파워 원천은 두 개의 강력한 전기모터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직병렬 혼합식이다. 저속이나 정속주행 때 전기모터만으로 달린다. 가속하면서 배터리도 충전할 수 있다. 렉서스와 프리우스 시스템은 두 개의 강력한 고용량 전기모터와 유성기어, 무단변속기(e-CVT)로 연결된 동력 배분장치가 하이브리드 기술의 핵심이다.

차량의 구동과 충전을 전담하는 각각의 모터는 정교한 전자식 동력 배분장치로 보내지고 주행 성능에 따라 실시간으로 엔진과 교감한다. 액셀에서 발을 떼기만 하면 바로 충전모터가 가동해 에너지를 회수하고 급가속 시 강력한 모터와 엔진이 돌아 에너지사용을 극대화 한다. 이러한 에너지 변환은 계기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도요타의 또 다른 하이브리드 기술은 ‘저속’에서 전기모터만으로 차량을 구동하고 감속과 정지 시 즉시 에너지를 충전해 저장한다. 힘이 필요할 때 엔진과 모터로 정확하게 동력을 배분해 사용한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