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공장 생산이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 US News & World Repor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내년에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는 경제학자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 침체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유에스에이투데이(USAToday)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40년 동안 몇 차례의 경기 침체를 예측한 것으로 유명한 경제학자 겸 금융분석가인 게리 실링은 미국이 이미 경미한 침체 상태에 들어와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금융 조사업체 에이실링앤컴퍼니(A. Shilling & Co.)의 실링 대표는 이번 주 금융전문매체 리얼 비전(Real Vision)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경기 침체에 들어섰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3.5%에서 4% 떨어져야 사람들이 심각하게 생각하는 데, 1.5%에서 2%로 줄어드는 것은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같은 완만한 슬럼프에서는 주가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없지만, 만일 떨어지기 시작하면 최근의 다른 경기 침체 때와 마찬가지로 약 22% 정도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침체 우려가 커지면 S&P 500 지수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2351까지 곤두박질 쳤던 것보다 약 200포인트 더 낮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의 견해는, 대다수 경제학자들이 지난해와 1분기에 약 3% 성장을 유지했던 미국 경제가 올해 2%에서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실링이 그렇게 주장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 산업생산 감소, 세계경제 약세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무역전쟁 결과 산업 생산이 감소했다.

• 5월 일자리 증가는 7만 5000개로 전달보다 하향세다.

•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침체 가능성 차트는 향후 12개월 내 경기 하강 가능성을 30%로 보았다. 이는 올해 초에 10%로 본 것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이 자료는 최근, 미 재무부 3개월 만기 채권 금리가 10년 만기 채권 금리보다 높아지는 수익률 곡선 역전에 근거한 것이다.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면 투자자들이 장기 전망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수익률 곡선의 역전은 경기 침체를 예고하지만 대개 2년 선행한다.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경제지표도 작년 이후 소폭 하향 조정되고 있다.

• 최근 모기지 금리 하락이 주택 매매를 다소 활성화시키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주택 시장의 데이터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조사 컨설팅 업체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High Frequency Economics)의 짐 오설리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산업 생산 감소가 우려된다는 데에는 동의하면서도 이것이 경기 침체의 전조라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일자리 증가세가 작년보다 크게 둔화되긴 했지만, 5월의 7만 5000개 일자리 증가는 급여 인상을 감안할 때 정상적인 변동이라고 해석했다. 경기 침체의 전조가 아니라 전형적인 고용 감소라는 것이다.

오설리반 이코노미스트는 일자리 증가 수치보다는, 실업률의 척도이자 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실시간 경기침체 지표인 최초 실업수당 청구액이 4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