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투자청(SAGIA)이 한국 기업의 사우디 진출을 위해 두 팔 걷고 나섰다. 세금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내년 초 개소되는 기업지원 사무소를 통해 한국 기업 투자를 적극 유치할 방침이다.

26일 사우디아라비아 투자청(SAGIA)은 코트라(KOTRA)와 함께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사우디-한국 파트너십 컨벤션’ 행사를 개최하고 사우디 정부 및 기업-한국 기업과 다자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행사에는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술탄 모프티(Sultan Mufti) 사우디 투자청 부청장 등 주요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했다.

▲ 26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사우디-한국 파트너십 컨벤션’에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사진 왼쪽에서 네 번째)과 사우디 어드밴스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컴퍼니 주요 관계자 등이 다자간 양해각서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태호 기자

양해각서는 SK가스, SK 글로벌케미컬, IBK기업은행, 삼성바이오에피스, 분당서울대병원 등 11개 한국 기업과 사우디 국가방위부(MNG-HA), 사우디 국영 석유화학업체 사빅(SABIC) 등 총 9개 사우디 정부 및 기업 간에 체결됐다.

업무협약 기업 외에도 커피생두 직거래업체 C2C플랫폼 등 2개 한국 업체가 사우디 사업체 신규 설립 라이선스를 받았다. 현재 사우디 내에서 활동하는 한국기업은 총 118개에 이른다.

사우디 투자청에 따르면, 사우디에 진출하게 되는 한국 기업들은 법인세 단일세 20% 적용, 소득세·재산세 면제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특히 연구개발(R&D) 기업은 보다 큰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더불어 사우디 국가가 지원하는 인재개발 펀드 등으로부터 직원 훈련비용과 임금 일부를 보조받을 수도 있다.

사우디 투자청은 한국 기업 투자를 적극 유치하기 위해 사우디 대사관, 코트라 등과 협력해 내년 1분기 한국에 ‘비전실현사무소(VRO)’를 개소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비전실현사무소는 사우디-한국 간 투자기회를 물색하고, 양국 정부·기업 사이의 조율 및 협업 등을 이끌게 된다.

술탄 모프티(Sultan Mufti) 사우디 투자청 투자유치개발팀 부청장은 “사우디 비전 2030 기치 하에 이뤄지는 사우디 혁신 달성을 위해서는 한국 등 파트너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라며 “한국 기업은 풍부한 펀더멘탈을 지닌 사우디에 투자를 진행할 수 있고, 사우디는 한국 기업 투자 유치 및 전문기술 등도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술탄 모프티 부청장은 “30개가 넘는 양국 기관들이 비전실현사무소를 통해 43개의 이니셔티브를 이끌며 신규 협력분야를 발굴하고 스마트한 솔루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선(사우디 명 압둘라 리) 한국-사우디 친선협회 회장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양국의 발전을 위해서는 특히 문화콘텐츠 확대 육성이 필요하다”면서 “한국 고유문화와 사우디 고유문화가 합치면 큰 발전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26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개최된 '사우디-한국 파트너십 컨벤션'에서 술탄 모프티(Sultan Mofti) 사우디아라비아 투자청(SAGIA) 부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사우디 투자청

한편, 이번 MOU 체결은 ‘사우디아라비아 비전 2030’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사우디아라비아 비전 2030’은 석유산업 의존도를 낮추고 대신 정보통신기술(ICT), 화학, 생명과학, 엔터테인먼트 등 13개의 성장 유망 분야를 육성하는 전략이다.

사우디는 ‘비전 2030’을 위해 외국인 소유권 도입 등 500건의 개혁안을 발표하며 해외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현재 목표의 약 45% 달성하고 있다.

개혁안 이행은 실제 외국인 투자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 투자청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은 전년 대비 127%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외국인 투자자 허가는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267건 기록했으며, 사우디에 설립된 신규 해외 기업 허가 수도 전년 동기 대비 67% 늘어난 45개를 기록했다.

특히 정보통신 부문 외국인 투자유치가 두드러졌다. 사우디의 올해 1분기 정보통신 부문외국인 투자자 허가는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42건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