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미국의 이란 추가제재와 금리인하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금값이 상승했다. 시장은 이번 주에 있을 G20 회의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8월 인도분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온스 당 1.3%(18.10달러) 상승한 1418.20달러에 마감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2013년 8월 28일 이후 가장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졌다고 마켓워치 등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올라가 금값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지난 주말 발생한 미국 무인기 격추 사건에 대응하는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은 “이번 제재로 인해 동결되는 미국 내 이란 자산이 수십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시사 발언도 여전히 금값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양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기준금리 동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경제활동의 지속적 확장과 강한 노동시장 여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근접한지 등을 주시하고 있지만 전망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라며 “글로벌 성장세와 무역에서 역류(cross-current) 현상이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라고 밝혔다.

시장은 제롬 파월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기존의 ‘인내심’이라는 표현이 제거됐다고 분석하며 오는 7월 금리 인하가 사실상 확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최대 4회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도 봤다.

달러지수 하락도 금값에 영향을 미쳤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주는 ICE 달러지수는 0.24% 내린 95.99를 기록했다.

금은 달러화로 거래되며, 미국 달러 역시 안전자산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 금 수요가 감소해 금값은 내려갈 수 있다.

유진 웨인버그 코메르츠방크 전략가는 "미국과 이란과의 긴장감, 미국 달러 약세 등이 금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니 테베즈 UBS 전략가는 “금값 선물 목표치를 기존 1380달러에서 143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면서 “거시적 배경이 금값 상승에 납득이 가도록 움직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시장은 오는 28일부터 29일까지 양일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G20에서 미-중 양국이 원활하게 무역협상을 하면 금값이 떨어질 수 있다. 시장은 단기간에 온스 당 1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도 보고 있다.

반면, 협상이 결렬될 경우 금값은 온스 당 200달러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회담이 결렬되면 세계 경기침체가 가속돼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으며, 이 영향 등으로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부양책을 쓰게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금의 자매금속이자 산업용 금속이며 안전자산인 은(silver) 현물 가격은 0.6% 오른 온스 당 15.377달러를 기록했다. 백금 가격도 0.1% 오른 온스 당 811.70달러 기록했다.

휘발유엔진 차량 배기가스 정화장치 촉매제로 쓰이는 팔라듐 가격도 1.9% 상승한 온스 당 1528.60달러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