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오늘날 미국에서 혼자 사는 사람은 3570만 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가구의 28%에 해당한다.    출처= Real Home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어느 때보다도 많은 미국인들이 혼자 살고 있다. 이들은 케익 하나도 풀 사이즈를 사지 않으며, 달걀도 12개들이 한판을 사지 않고, 화장지도 24개 들이 팩을 사지 않는다. 또 반도 차지 않은 식기 세척기를 돌리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홍보 업무를 하고 있는 29세의 니콜 벡도 혼자 사는 사람들 중 하나다.

“나는 빵을 사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매번 다 먹기도 전에 빵이 상하니까요.”

이에 따라 소비재 회사들도 가족 중심의 제품 개발 및 마케팅 전략에서 1인 가구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사실 1인 가구용 제품이 회사로서는 더 수익성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가전업체들은 냉장고와 오븐을 사이즈를 줄이고 있으며, 식품 회사들은 한 사람이 먹을 만큼의 양을 제공하는 옵션을 늘리고 있다. 가정용품 제조업체들도 포장 단위를 쇄신하고 있다.

미국 최대 육가공업체 타이슨푸드(Tyson Food)의 젠 벤츠 수석 부사장은 "회사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초점을 두었던 ‘4인 중산층 가정’이라는 패러다임을 넘어서야 한다. 그보다 더 적은 소규모 가정이나 1인 가구가 큰 소비층이 되었다”고 말했다

“4인 가족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것은 식품 회사로서는 엄청난 변화입니다.”

타이슨이 인구통계학적 관점에서 새롭게 출시한 제품에는, 혼자 사는 사람들이 계란 한 판을 사지 않아도 되도록 계란을 컵 채로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을 수 있게 만든 지미 딘 심플 스크램블(Jimmy Dean Simple Scrambles) 같은 상품도 있다.

▲ 타이슨(Tyson Food)은 혼자 사는 사람들이 계란 한 판을 다 사지 않아도 되도록 계란을 컵 채로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을 수 있게 만든 지미 딘 심플 스크램블(Jimmy Dean Simple Scrambles)을 출시했다.  출처= Jimmy Dean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오늘날 미국에서 혼자 사는 사람은 3570만 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가구의 28%에 해당한다. 1960년 13%, 1980년 23%에 비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인구학자들은 예상 수명은 길어지는데 결혼이 지연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과, 도시화와 소득 증대를 그 원인으로 꼽았다.

제조업체들은 시장 전반에서 젊고 여유 있는 도시 싱글들뿐 아니라 혼자 사는 고령의 소비자들도 늘어나며 1인용 상품의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한다.

이런 기업들은 독신자들의 생활이 일반 가정과 어떻게 다른 지를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그 결과 그들이 단지 더 작은 제품을 원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원들은 도시 지역의 여유 있는 1인 가구들은 일반 가정보다 1인당 더 많은 돈을 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어떤 특정 물건에 대해서는 일반 가구보다 두 배는 더 많은 돈을 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인용으로 포장한 상추는 한 포기 상추보다 두 배 이상 많이 팔린다.  

이들은 가전제품은 작은 사이즈를 원하지만 옷장은 큰 것을 원한다. 또 화장지도 작은 롤 화장지를 쓰면서 나머지는 벽장 같은 곳에 보관해 두기 보다는 아예 점보 롤 화장지를 선호한다. 이에 따라 기업의 마케터들은 이런 도시 소비자들의 소비자 행동을 염두에 두고 1인 가구에 접근한다.

미국 식품가공업체 제너럴 밀스(General Mills)의 제닌 바셋(Genine Bassett) 글로벌 소비자 담당 부사장은, 약 3년 전 회사의 제빵팀 연구원들이 혼자 사는 사람들은 요리하거나 굽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 것이라고 추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가 소비자와 직접 이야기해보니 그와 정반대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들은 너무 바쁘게 살고 있어서 요리할 시간도 거의 없었습니다.”

▲ 제너럴 밀스(General Mills)는 머그잔에 믹스를 부어 전자레인지에 넣어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디저트 머크 트리츠(Mug Treats)를 출시했다.      출처= A Taste of General Mills

오히려 케익을 만드는 믹스 카테고리(식재료) 판매가 감소하고, 델리 코너의 케익 조각(완성품) 판매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았다. 회사의 경영진들은 많은 소비자들이 더 편리하고, 한 번에 먹을 수 있고, 여러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를 원한다는 것을 깨닫고, 머그잔에 믹스를 부어 전자레인지에 넣어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디저트 머크 트리츠(Mug Treats)를 출시했다.

"혼자 살면서 20 x 30 cm 크기의 케이크를 만들고 싶어 하지는 않지요. 그들은 더 이상 빵 재료를 파는 코너에는 아예 들르지도 않습니다.”

회사는 독신자들이 그러한 편의를 위해 약간의 돈을 더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4개 들이머그 트리츠에 2.99달러의 가격을 책정했다. 설탕 입히는 것을 포함해 개당 75센트 꼴이다. 원재료인 슈퍼 모이스처 옐로우(Super Moist Yellow) 케이크 믹스의 1인분 양의 가격은 15센트에 불과하다.

제네럴 밀스의 많은 제품들 중 상당 수가 1960년대에 출시했는데, 그 당시 대부분의 가정은 아이들이 많아 많은 양이 담긴 포장 제품이 필요했다. 오늘날, 미국 가구에서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 바셋 부사장은 앞으로 5년 내에 1, 2인 가구는 7% 증가하고 자녀가 있는 가정은 거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언제나 우리를 원했지만 우리가 그들의 변화를 맞추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