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초연결 시대가 도래하며 빅데이터의 가치도 커지고 있다. 정형 및 비정형 데이터를 모두 아우르는 로드맵을 넘어 이를 인공지능으로 명확하게 분석해 예측과 효율화는 물론 미래 비전을 모색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적용 영역도 크게 넓어지는 분위기다.

마법의 주문이 되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LA다저스의 류현진 선수는 최근 특유의 동물적 감각과 탁월한 강속구 능력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대활약을 펼치는 그의 존재감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빅데이터의 마법도 깃들어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현재 LA다저스는 류 선수의 모든 플레이 데이터는 물론 부상, 구질 등과 관련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투구의 회전수와 회전축, 어깨의 수평 및 수직 이동과 익스텐션까지 조합하고 있다.

비단 류현진 선수와 관련된 일이 아니다. 메이저 리그는 2015년부터 30개 구장에 스탯캐스트라는 장비를 도입해 선수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기록하고 있다. 사람의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미묘한 선수의 움직임을 모조리 잡아내 데이터로 만드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분석과 선수의 특성을 고려한 플레이를 유도하고 있다. 이제 스포츠에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통한 분석이 하나의 트렌드로 부상했다는 뜻이다. 심지어 LA 다저스의 야구 부문 사장인 앤드루 프리드먼은 월가의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업체로 유명한 스트랫 오 매틱(Strat-O-Matic)은 지난해 빅데이터를 통해 보스턴이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월드시리즈를 우승할 것이라고 예언했고, 실제로 4승 1패로 보스턴이 승리하자 엄청난 관심을 받기도 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배합을 통해 그 이상의 가치를 타진하는 장면은 일반 상거래 현장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효율화’의 측면에서 보면 스타벅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24일 커피업계에 따르면 국내 커피전문점 1위 스타벅스는 당분간 가격인상 계획이 없다. 2014년 7월 커피 가격을 평균 2.1% 인상한 후 5년 간 동결이다. 이디야커피와 엔제리너스 등 경쟁사들이 모두 가격을 올리고 있을 때 스타벅스만 가격 동결인 비결은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빅데이터의 마법에 집중하고 있다. 사이렌오더 등의 도입으로 빠른 효율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스타벅스 선불식 충전 카드와 연동해 드라이브 스루 이용 편의성을 극대화시킨 점이 중요하다. 다양한 ICT 기술과의 접점을 통해 빅데이터를 취합, 분석하면서 최적의 고객 동선과 대기시간을 산출했고 이에 유연한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디지털 설문 조사 프로그램인 마이 스타벅스 리뷰를 통해 고객의 마음을 실질적으로 읽어내는 작업도 큰 영향을 미쳤다.

스타벅스도 오프라인 점포인 관계로 임대료 및 원가 인상 효과를 직접적으로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빅데이터 기반의 효율성을 통해 가격 인상 없이 실적을 크게 개선하는 마법을 보여주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지난해 매출 및 영업이익은 1조5224억원, 142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0.5%, 24.9% 올랐다.

▲ 빅데이터 활용처가 많아지고 있다. 출처=갈무리

다양한 영역으로 뻗어나간다

빅데이터의 마법은 스마트팩토리 등 산업현장 및 ICT 소프트웨어 설계 등에 주로 활용된 바 있다. 유통이나 물류같은 ‘콘텐츠가 대량으로 이동하는 현장’에서 데이터가 발생하면 이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쪽으로 수렴됐다. 정형 데이터와 비정형 데이터가 동시에 발생되는 상황에서 비정형 데이터에도 무게를 두며 확보된 데이터를 적절히 활용하는 로드맵이 특히 중요하게 여겨졌다.

그 연장선에서 이제는 다양한 영역의 빅데이터 적용이 빨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금융권이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 국민은행은 현재 빅밸류 및 시스메틱 등 빅데이터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뉴스와 포털 등 현존하는 데이터를 확보해 금융 키워드 분석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의료업계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5월 발표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통해 연구개발 투자를 2025년까지 4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을 연계한 다양한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다. 이대서울병원 첨단의생명연구원, 서울아산병원 헬스이노베이션 빅데이터센터 등은 벌써 의료 현장에 빅데이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IBM 왓슨의 행보도 빨라지는 추세다.

국세청도 빅데이터에 관심이 많다. 7월부터 빅데이터 플랫폼 인프라 구축을 끝내는 한편, 50명 규모의 빅데이터 센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조세 행정에서 빅데이터를 도입해 탈세를 예방·적발하는 등 다양한 쓰임새를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