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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분양 논의 가속화...분양가 오를까 내릴까?상아2차아파트 후분양 결정하면서 개나리4차, 둔촌주공 등 영향
   
▲ 강남권 단지별 개요와 잠정 분양 방식. 출처=네이버 부동산, 직방, 서울클린업시스템.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삼성동 상아2차아파트 등 신규 분양을 앞둔 강남권 단지들의 후분양제 논의가 한창인 모습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가 24일 적용 시작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들의 사업 추진 속도에 따라 온도차를 보이는 가운데 일부 매수자들은 일반 매매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성동 상아2차 아파트는 최근 대의원회의를 열고 일반 분양을 ‘100% 준공 후 분양’ 방식을 채택했다. 해당 단지는 본래 지난달 ‘래미안 라클래시’로 탈바꿈해 총 676가구 가운데 115가구 분을 일반 분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강남권과 과천 등의 고분양가 논란이 지속되면서 HUG가 내놓은 분양가 규제에 따라 사업성을 재검토한 결과 후분양제를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단지는 준공 예정시점인 2021년 9월 이후 분양에 돌입할 전망이다.

당초 래미안 라클래시의 분양가는 2018년 입주한 ‘삼성센트럴아이파크’ 시세에 맞춰 단위면적 3.3㎡ 당 약 6200만~6500만원 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분양가 규제 논의가 본격화됨에 따라 해당 단지의 분양가는 단위면적 당 약 4700만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고, 사업 수익 저하에 따라 후분양제를 채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후분양제란 선분양제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관리처분인가 후 착공에 들어간 단지가 분양 시점을 전체 공정의 50% 이후로 설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재는 건설사가 사업지의 착공 직후 HUG의 분양 보증을 받아 조합원 또는 일반 분양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 공사를 진행하는 선분양제가 일반적이다. 후분양제의 특징에 대해 수요자가 주택 하자를 미리 발견하고 검증한 후 분양을 결정한다는 장점이 거론되는가 하면, 몇 년 뒤 주변 시세에 분양가가 맞춰지는 만큼 가격 면에서 단점이 생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분양가 규제를 피해 ‘막차’를 탄 단지도 등장했다. ‘서초 그랑자이’와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은 지난 21일 HUG로부터 각각 단위면적 당 분양가를 4687만원, 2813만원에 분양 보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2동 무지개아파트를 재건축한 ‘서초 그랑자이’는 현재 단위면적 당 5279만원에 시세 형성이 이뤄져 있지만, 규제가 적용될 경우 분양 승인 등의 난점이 예상되면서 HUG 측의 분양가를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후분양제를 선택한 단지에 관심 있는 수요자들은 단지가 어느 정도 조성된 뒤에 한꺼번에 납부해야 하는 부담을 지지만, 달리 보면 착공 이후 시점에 검증을 받을 수 있어 부실시공이나 하자보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체 공정률 50%, 골조 공사의 80% 수준 이후에 분양한다고 해서 하자가 미리 발견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오히려 금융비용 증가로 분양가 상승의 영향이 있을 수 있고, 대형·중견 건설사 외에는 자체 자금력을 동원할 수 있는 기업이 적어 업체 경쟁력은 물론 주택 공급량 축소의 악영향도 의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아2차아파트와 같은 100% 준공 후 분양의 경우 HUG의 분양가 규제에서 자유로워지고 하자 발견 또는 부실시공의 위험도는 실제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단지가 전체 공정 80% 이후 분양을 선택할 경우 HUG 규제 대신 시공사 간 연대 보증이 필요하다.

후분양제 도입은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해당 관계자는 “현재 후분양제를 도입하거나 논의 중인 단지들은 하자 문제와는 별 관련 없이 분양가 제한에 대한 반발로 읽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면서 “정부나 경기도 차원의 후분양제 도입은 시간을 두고 논의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동 N공인중개사는 “강남 일대는 돈이 갈 데가 없어 분양가는 더욱 오름세를 탈 것이고, 정부가 분양가 규제를 풀어준다고 해도 상아2차처럼 결정한 곳은 이미 이주비를 다 받았기 때문에 다른 비슷한 단지들도 영향이 없지 않을 것”이라면서 “집단대출 이율이 3% 미만인 것으로 알고 있고, 이미 인프라가 구축된 삼성동에 아파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분담금 상향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하다”고 말했다.

   
▲ 현재 철거 중인 둔촌주공아파트는 오는 7월 2일까지 조합원 분양 평형 접수를 마칠 계획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강남권 ‘후분양’ 러시 이룰까

이러한 분위기에서 상아2차아파트 외에도 여타 강남권 단지들도 여파를 받는 모습이다.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4차아파트 조합관계자는 “관리처분인가 후 사업시행인가를 다시 받기 때문에 당장 관계는 없지만, 아무래도 경쟁력 있는 강남권 단지들이 후분양제를 채택하는 흐름이 생기면 자유롭지 않을 수 없다”면서 “조합 입장에선 사업성 때문에 조마조마하지만 주변 단지들의 흐름을 조합도 일반 조합원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선분양을 하게 되면 9월 중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사정 상 당장 분양은 어려워 미정인 상태”라고 전했다.

1979년 입주한 해당 단지는 모두 전용면적 160㎡ 이상의 대형 평형으로, 현재 단위면적 당 3829만원, 전체 평형별로 20억3000만~22억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다만 160㎡는 1월부터, 전용 176㎡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세 변동이 없는 상태다. 전체 264가구에서 분양 499가구, 임대 44가구 규모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여경희 연구원은 “재건축 단지면서 강남 안에서 상징서 있는 단지가 후분양을 하게 되면 인근 재건축 시장은 물론 분양성에 자신 있는 강남 외 지역 단지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다만 입지나 조합 영향력에 따라 후분양제로 갈 수 있는 단지들과 아닌 단지들로 나눠질 테고, 분양가가 예민한 사항이다보니 분양성 좋은 곳만 추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압구정현대아파트에서도 후분양의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현재 강남권 대규모 재건축 사업의 추진이 요원해 현재는 조용한 상태다.

청담동 청담삼익아파트는 현재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상태로 후분양 논의 단계는 아니지만, 역시 주변 분위기에 따라 움직일 태세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까진 이주도 못 하고 있어 논의할 단계는 아니지만, 후분양으로 얻는 이익이 선분양보다 많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후분양을 도입하면 당장 분양 수익이 없어 건축비부담도 클 테고 금융권 대출도 늘어나겠지만, 감수하고라도 조합원에 이익이 된다고 하면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1980년 입주한 해당 단지는 전체 888가구를 분양 1090가구, 임대 140가구로 늘릴 계획이다. 전용면적 104㎡의 시세는 25억5000만원, 161㎡의 시세는 29억원에 이른다. 재건축 추진이 늦어지면서 161㎡는 지난 12월 32억원에서 29억원으로 하락한 상태다.

   
▲ 둔촌주공아파트의 시세는 단위면적당 4000만~7600만원 대인 반면 주변 시세는 평균 2000만원대로 그 격차가 높은 상태다. 출처=네이버부동산.

올 9월 분양이 예정된 둔촌주공아파트는 선분양제로 가닥이 잡혀있지만 역시 후분양제 논의에서 자유롭지 못 한 상태다.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 협약도 바쁘고 분양가 규제 관련 발표도 얼마 되지 않아 충분히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다만 둔촌동 T공인중개사는 “최근 대의원회의에서 견본주택 건축 건이 논의되고, 후분양제 논의는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선분양제 그대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공인중개사는 “분양 얘기는 조합 밖으로 나오질 않는데, 전체 164개동 가운데 철거 된 개수가 열 개 남짓이라 하루 약 3억3000만원의 지연 이자가 나가고 있다”면서 “단지 규모가 크기 때문에 후분양제를 선택하면 그 부담도 다른 곳에 비해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둔촌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은 오는 7월 2일까지 조합원들의 희망 평형을 신청받고 추첨을 진행할 예정이다. 선분양제를 고수할 경우 조합원 분양이 끝난 올해 말 내지 내년 초에 일반 분양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당 단지의 현재 단위면적당 시세가 네이버부동산 기준 4345만~7638만원인 반면 주변 단지들은 아직 1000만원대 후반에서 2200만원 정도에 형성돼 있어 적정 분양가 설정도 난항이 예상된다. 전체 5930가구가 분양 분 1만60가구, 임대 분 1046가구 규모로 거듭난다.

송파구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 관계자는 “이번 달 말 이주기간이 종료되면 철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단지는 일찍이 후분양제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신천동 J공인중개사는 “후분양을 하게 되면 대금 지급과 관련해 조합원 이자 부담이 올라갈 텐데, 그 부분에 대해 조합원들은 아직 명확한 인식을 갖고 있지 않은 듯하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각각 1980년과 1983년 입주한 미성타운아파트 1230가구와 크로바아파트 120가구는 통합 재건축을 통해 총 1718가구를 공급할 전망이다. 재건축 기대감이 더해져 인근 파크리오의 3.3㎡ 당 4561만원과 큰 격차를 두고 7305만원(미성), 5122만원(크로바)에 시세 형성이 이뤄져 있다.

옆단지인 진주아파트 역시 관리처분인가를 받았지만, 관계자는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 관련 변경 사항이 남아있어 아직 분양을 논의할 시점이 도래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해당 단지의 단위면적 당 시세는 6450만원이다.

   
▲ 미성아파트와 크로바아파트는 후분양제로 1714가구를 공급할 전망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기존 매매시장 선회로 이어지나

후분양 관련으로 어수선한 시장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매수자들은 신축 아파트단지 매매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삼성동 상아2차아파트 주변 N공인중개사는 “상아2차아파트에 분양을 노리고 있던 매수자들은 욕을 하며 돌아가고 있다”면서 “분양을 기다리는 1~2년 동안 억원대가 오를 게 뻔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삼성동 S공인중개사는 “기대를 많이 한 만큼 실망이 큰 것 같다”면서 “그러한 분들은 기존 매매시장으로 선회하면서 급매물이 많이 빠졌다”고 전했다. 해당 중개사는 “올 상반기는 매매시장이 굉장히 조용했는데, 요즘 분양가 규제도 나오고 슬슬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공유되면서 주변 단지들이 조금씩 오르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가 높아지면 주변 대체제인 일반 아파트로 선회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라면서도 “신규 아파트 수요가 강한 시점이라 준공이 오래된 아파트보다 5년 이하의 새 아파트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진후 기자  |  jinhook@econovill.com  |  승인 2019.06.23  17: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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