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editation, 72.7×50㎝ Acrylic on canvas, 2008

사물들의 윤곽선에 있어서도 변화가 있다. 말하자면 나뭇가지의 윤곽선은 매우 정선되어 있는 반면에, 다른 사물들의 윤곽선은 거칠기도 하고 둔탁하기도 하다.

▲ 72.7×50㎝

이러한 변화는 필자로 하여금 일본 작가들이 선(禪)을 예술에 적용시킬 때 언급하는 ‘사비’를 연상하게 만든다. 무념의 상태에서 그어대는 선이나 형태는 그것이 반드시 자연스러움만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27.3×41㎝

정교함과 서투름, 예리함과 둔탁함이 적절하게 공존하는 것이 바로 ‘사비’의 세계이다. 서경자의 사물에 나타난 형태들의 윤곽선을 그러한 관점과 관련지어 논하는 것이 매우 타당하다는 것이다.

▲ 31.8×31.8㎝

서경자의 회화세계는 매우 특이하다. 그녀의 회화작품에서 간헐적으로 판화기법이 등장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그녀는 판화이든지 회화이든지 간에 자신 심상의 표출에 중점을 두어왔는데, 위와 같은 표현방식들이 추상 표현주의의 그것들과 매우 깊은 연관을 갖고 있음은 주목할 만 한 점이다.

▲ 31.8×31.8㎝

액션 페인팅 기법을 소화해낸 작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어느 덧 오토매티즘에 매료되어 있기도 한다. 이번에는 그녀(서양화가 서경자,SUH KYUNG JA,서경자 작가,여류중견작가 서경자, 서경자 화백,ARTIST SUH KYUNG JA,徐敬子 作家,画家 徐敬子)가 모노크롬 기법과 오토매티즘 기법의 절충형을 선보인 것은 그녀 회화의 또 다른 특징이다.

△최병길(철학박사, 원광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