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는 1990년대 초 일본에서 개발돼 상용화됐다. 2000년대 IT 주력 제품인 노트북의 등장으로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전성기를 맞이한다.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2002년 약 3억셀 수준의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는 2010년 16억 셀까지 확대되면서 연평균 성장률 21%를 기록했다.

▲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된 전동공구. 이코노믹리뷰 김동규 기자

이후 원통형 배터리는 스마트폰 시장의 급성장, 태블릿 PC등장, 노트북의 슬림화 트렌드 등으로 2011년을 정점으로 점차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원통형 배터리가 사용됐던 노트북에는 각형과 파우치형 배터리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Non-IT 제품과 ‘제2의 전성기’ 시작

내리막길을 걷던 원통형 배터리는 Non-IT제품의 성장과 함께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한다. Non-IT제품은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PC등의 IT제품을 제외한 제품군을 뜻한다. 업계에 따르면 Non-IT제품과 IT제품의 구분은 제품 내부에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연산장치와 디스플레이 유무에 따라서 결정된다. 현재는 Non-IT제품에도 여러 스마트 기능이 탑재돼 무 자르듯이 구분은 힘들지만 편의상 연산장치와 디스플레이가 있으면 IT제품이라는 것이다. 정원공구, 전동공구, 전기자전거, 전기자동차 등 모터가 있는 제품이 Non-IT제품으로 구분된다.

▲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자전거. 이코노믹리뷰 김동규 기자

원통형 배터리는 Non-IT제품에 주로 탑재된다. 특히 DIY(Do It Yourself)를 통한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동공구, 정원공구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이에 따른 원통형 배터리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요즘 NoT-IT기기의 무선화가 트렌드인만큼 앞으로도 이들 제품군에서 원통형 배터리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2013년 3억 6500만셀이던 전동공구용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는 2017년 8억 4200만셀까지 증가했다. 무선청소기에서도 원통형 배터리가 주로 탑재된다. 전기차에도 테슬라 모델S의 경우 7000개, 모델3는 3000~4000여개의 원통형 배터리가 장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통형 배터리의 경쟁력은 표준화된 규격, 대량 생산의 용이함, 검증된 안전성과 경쟁력 있는 가격이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원통형 배터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형태의 배터리로 특히 무선 가전제품이 등장하면서 다시 한번 각광을 받고 있다”면서 “제품을 제조하는 세트사 입장에서도 새로운 규격의 배터리를 공급받아 쓰는 것보다 기존의 원통형 배터리를 여러개 붙여 사용하는게 더 편하다는 이야기도 한다”고 말했다.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의 강자’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중 원통형 배터리에서 특히 강점을 보이는 회사는 삼성SDI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동공구용 원통형 배터리에서는 2005년 국내 최초 개발 성공 이래 승승장구하고 있다. 초기 일본업체들이 90%이상 차지하던 전동공구용 배터리 시장에서 2010년부터 점유율 1위에 올라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삼성SDI는 기존 ‘18650’ 원통형 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을 최대 50%까지 향상시킨 지름 21mm, 길이 70mm의 '21700' 원통형 배터리도 개발했다. 어플리케이션의 대형화 및 다양화로 고용량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용량과 크기를 업그레이드한 '21700' 모델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삼성SDI관계자는 “21700 배터리는 배터리의 주요 성능인 용량, 수명, 출력을 동시에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 사이즈로 평가받고 있고, 다른 사이즈 대비 원가 경쟁력도 있다”면서 “이런 이유에서 전공공구 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 전기자전거 등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에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 세계 원통형 배터리 수요. 출처=B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