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JTBC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지난해 JTBC를 통해 방송된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와 ‘SKY캐슬’은 신드롬에 가까운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대중들사이에서는 한 콘텐츠 기업의 이름이 한동안 자주 오르내렸다. 바로 국내 3위 멀티플렉스 메가박스의 운영사이자 국내 2위 드라마 제작사인 ‘제이콘텐트리’다. 최근 제이콘텐트리는 자사의 사업 영역에서 여러 가지 호재들이 겹치면서 콘텐츠 업계와 투자업계가 그 행보를 주목하고 있는 업체로 떠오르고 있다.     
 
제이콘텐트리는 언론사인 중앙일보와 JTBC, 그리고 레저시설인 휘닉스 호텔앤리조트의 모기업인 중앙그룹의 콘텐츠 부문 계열사다. CJ가 멀티플렉스(CJ CGV) 사업과 콘텐츠 제작과 투자(CJ ENM)로 콘텐츠의 전 영역을 감당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제이콘텐트리도 멀티플렉스 운영(메가박스), 드라마·예능 제작과 유통(JTBC 콘텐트 허브), 프로그램 제작 투자(제이콘텐트리)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중앙그룹의 계열사 중에서는 유일한 상장기업이기도 하다. 

제이콘텐트리는 2018년을 기준으로 한 해 동안 ‘미스터 션샤인’ 등 약 20편의 드라마를 제작한 CJ ENM의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에 이어 드라마 제작 편 수(5편) 기준 국내 2위의 제작사다. 1위와 제작 규모의 차이가 큰 탓에 상대적으로 사업이 작게 보이는 부분이 있지만 콘텐츠의 글로벌 유통에 있어서는 스튜디오드래곤보다 앞선 부분이 있다. 

우선 넷플릭스에는 ‘미스터 션샤인’보다 먼저 드라마 ‘맨투맨’(2017)을 동시방영으로 판매했고 아직 끝나지 않은 한한령으로 굳게 닫혀있는 중국의 콘텐츠 시장에도 OTT 채널을 통해 꾸준하게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다. 또 제이콘텐트리는 종합편성채널 JTBC를 통해 방영되는 거의 모든 콘텐츠 유통을 직접 맡고 있어 이후 중국 콘텐츠 시장이 다시 개방될 경우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끈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히든싱어’ 등의 해외 방영으로 인한 추가 수익성도 기대되고 있다.  

특히 드라마 ‘SKY캐슬’은 중국에 정식 방영된 적이 없음에도 해적판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현지에 유입되면서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중국의 콘텐츠 리뷰 사이트인 더우반(豆瓣)은 스카이 캐슬의 평점을 8.7로 매겼다. 이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끈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8.3, KBS 드라아 ‘태양의 후예’가 7.8(별 4개)인 것과 비교하면 SKY캐슬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응이 어땠는가를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콘텐츠 업계에서는 “중국에 SKY캐슬이 정식으로 방영됐다면 타사의 한국 드라마들이 중국에서 큰 경제효과를 이끈 것처럼 여러 방면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아쉬워하는 의견들이 지금까지도 나오고 있다.   

▲ 메가박스 직영점 증가에 따른 매출 상승. 출처= 대신증권

드라마나 TV프로그램 외로 이후 제이콘텐트리의 밝은 전망을 뒷받침하는 사업은 메가박스로 대표되는 멀티플렉스 사업이다. 대신증권 Research&Strategy 본부가 제이콘텐트리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에서 2018년 메가박스의 매출은 5년 연속으로 증가하며 2300억원에서 3200억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직영점 메가박스의 수는 23개 지점에서 38개 지점으로 늘어났다. 현재의 추세가 지속되는 것을 가정하면 오는 2020년 전국 메가박스 직영점 수는 50개, 매출은 42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눈여겨 볼 것은 제이콘텐트리의 콘텐츠 제작, 투자, 유통 등 현재 영위하는 모든 사업은 최근 5년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성장의 추세는 투자업계에서도 매우 긍정적으로 해석되면서 그에 맞는 기대가 담긴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 제이콘텐트리 매출 성장률, 이익 성장률 추이와 전망(왼쪽) 그리고 투자, 유통, 제작 각 부문별 성장추이와 전망. 출처=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홍세종 연구원은 “제이콘텐트리의 3분기 연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8% 늘어난 1724억원 영업이익은 30.7% 늘어난 238억원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DB금융투자 신은정 연구원은 “1분기 제이콘텐트리의 매출은 1263억원, 영업이익은 110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2%, 175.8% 늘어난 호실적으로 컨센서스의 예상인 매출 1349억원, 영업이익 95억원을 상회했다”면서 “하반기에 포진한 영화 상영작 대작들의 연이은 개봉, 현재 중국 측과 논의 중인 SKY캐슬의 현지 정식 방영 등 여러 호재가 있어 올해 실적은 지난해와 확실하게 비교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증권 김희재 연구원은 “2018년 제이콘텐트리의 콘텐츠 사업(드라마 제작, IP 투자, 드라마/예능 유통)의 매출은 약 20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8%를 차지했다”면서 “이는 향후 5년간 연평균 20%씩 성장해 2023년 매출은 약 4900억원, 비중은 49%까지 늘어난 전망”이라고 밝혔다. 

콘텐츠 전방위의 숨겨진 강자 제이콘텐트리가 발둗움을 시작하며 CJ, 카카오, 롯데 등 국내 콘텐츠 대기업들을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다. 제이콘텐트리의 성장은 한동안 드물었던 콘텐츠 업계 ‘뉴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새로운 경쟁구도의 형성을 예상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