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요즘 Z세대에서 ‘유튜브’를 빼놓고 대화를 이어가긴 힘들다. 유튜브를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일명 ‘유튜브 세대’가 소비의 큰 축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유통업계에서 부정적인 의미가 강했던 ‘B급 감성’이라는 단어는 최근에 소비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치트키’로 작용하는가 하면, 식음료업계에서는 우스꽝스러운 광고보다는 실제 소비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친절한 설명으로 이뤄진 마케팅 광고가 대세가 됐다. 개성과 창의성이 넘치지만 단순하게 재미만을 추구하는 마케팅 활동은 이제 더 이상 효과가 없어진 것이다.

이에 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외식업계의 활동은 활발하다. 광고 모델을 활용한 제품 홍보는 물론, 동물과 인간의 대결로 소비자의 궁금증을 자아내거나 최근 트렌드에 맞는 ASMR(자율감각쾌락반응) 콘텐츠와 콜라보레이션 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 롯데제과 자일리톨 ASMR 영상. 사진=영상 캡쳐

‘동물’부터 ‘시니어’까지
오리온은 최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햄스터’와 ‘인간’의 팝콘 먹방 대결 영상을 선보였다. 햄스터는 땅콩맛 사료 5g, 인간은 오징어땅콩 300g을 놓고 누가 빨리 먹나 진검 승부의 영상이다. 승자는 당연 햄스터다. 2분 27초짜리 짤막한 이 영상은 게재 2주 만에 조회수 3000회를 달성하며 현재는 5000회를 넘어섰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당연 신선하다. 단지 인간과 햄스터와의 먹방 대결인줄 알았는데 영상을 다 본 후에야 ‘오징어땅콩’ 광고임을 알아차린 반응이 대다수였다. 

▲ 오리온의 햄스터와 인간 대결 영상. 출처=오리온

롯데제과의 자일리톨 광고도 인기다. 롯데제과는 최근 국내 최고령 배우 이순재를 모델로 발탁해 이색적인 광고를 선보였다. 이순재가 ‘휘바 할아버지’를 연기하며 코믹한 춤을 추는 모습이 담긴 광고는 SNS에서 한 달 만에 400만뷰를 돌파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있다. 특히 핀란드 민요를 개사한 광고 음악은 중독성이 강해 ‘수능 금지곡’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

또한 시니어 모델 이순재를 기용함으러써 자일리톨껌의 주고객인 30~50대뿐만 아니라 10~20대 젊은 층 사이에서도 높은 인기와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올라갔다. 최근에는 ASMR(자율감각쾌락반응)이라는 소리 콘텐츠를 활용해 자일리톨 라인 제품을 씹는 소리만으로 어떤 제품인지 맞추는 이벤트도 소비자의 큰 반응을 얻고 있다. 

▲ 오리온 햄스터와 인간 대결에 대하나 소비자 반응. 출처=유튜브 캡쳐

이제 어떻게 먹는지 알겠쥬~?
제품 자체만을 홍보하기 보다는 제품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설명 콘텐츠도 눈에 띈다.

빙그레는 최근 ‘바나나맛우유’의 새로운 프로모션으로 백종원을 모델로 발탁했다. 바나나맛우유를 새롭게 즐기는 방법인 ‘마이 테이스트(My Taste)’ 캠페인을 실시하고, 영상을 통해 바나나맛우유를 새롭게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자세한 내용은 백종원이 모델로 나와 바나나맛우유를 이용한 라떼, 팬케이크, 푸딩, 셰이크 등 다양하세 즐길 수 있는 법을 알려준다. 해당 레시피는 백종원 씨가 직접 조리해보고 보완해 100% 맛을 보장하는 점이 강점이다.

▲ 빙그레 바나나맛우유의 마이테이스트 영상. 출처=빙그레

빙그레는 영상 광고 업로드와 함께 소비자 참여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다. 이벤트 참여방법은 영상 광고 속에 나온 레시피를 직접 만들어 보거나 나만의 바나나맛우유를 즐기는 방법을 영상으로 찍어 응모하면 된다. 소비자 반응도 당연 제일 뜨겁다. ‘믿고 먹는 백종원’이라는 수식어는 이미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영상에 관한 소비자 반응. 사진=유튜브 캡쳐

여름면 시장의 강자인 팔도의 ‘팔도비빔면’ 트레일러 광고도 같은 방향이다. 비빔면은 본래 소비자들 사이에서 콜라보되는 제품으로 유명했다. 이에 팔도에서 아예 비빔면과 콜라보하면 좋은 음식을 추천하거나 관련 요리 레시피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비빔면과 제일 잘 어울리기로 알려진 삼겹살이외에 ‘닭발’과 ‘골뱅이’를 찰떡궁합 음식으로 내세우고 있다.

▲ 팔도비빔면을 즐기는 꿀팁. 사진=영상 캡쳐

그래도 B급은 여전히 통한다  
제주삼다수는 B급 감성의 ‘깨끗한 물을 찾아서 수타트랙’ 영상을 공개하며, 이틀 만에 200만 뷰를 넘어섰다. 이번에 공개한 제주삼다수 수타트랙 영상은 유튜브 등을 통해 10~20대 젊은 층과 소통함과 동시에 삼다수 앱 배송의 편리함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깨끗한 물을 찾아서 수타트랙’편은 물이 고갈된 고향 행성의 식수난을 해결하기 위해 외계인 닥터수트레인저가 인공지능 춘식스와 함께 우주에서 가장 거대하고 깨끗한 정수기가 있다는 제주도에 도착해 벌어지는 소동이다. 외계인들은 제주도 전체가 천연 정수기라는 것을 알고 제주도를 가져갈 수 없어 스마트폰 앱으로 삼다수를 주문해 고향 행성에 보낸다는 설정으로, 외계인도 건강을 위해 제주삼다수를 선택하는 모습을 통해 건강한 맛과 편리함을 담아냈다.

▲ 제주삼다수 수타트랙. 출처=제주개발공사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국민브랜드인 제주삼다수가 젊은 층에게 보다 친근하고 유쾌하게 다가가기 위해 코믹하고 황당한 컨셉의 유튜브 영상을 제작했다”면서 “영상을 통해 삼다수 앱 배송의 편리함뿐만 아니라 제주도 전체의 자연환경과 풍광을 느끼실 수 있다”고 했다.

한 기업 마케팅 담당자는 “FUN마케팅이 수단이 되어야만 하는 광고에도 아예 주체가 돼서 주목이 되면 오히려 과도한 콘셉트가 소비자에게 불편하게 다가갈 수 있다”면서 “요즘은 B급 감성을 담은 광고도 소비자가 불편하지 않게 한번 웃어 넘어갈 수 있는 포인트를 건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롯데제과의 자일리톨 같은 경우 차를 소유한 30대 이상 남성을 타겟으로 했으나 최근 젊은 감성을 지닌 포인트를 넣었다”면서 “젊은 층을 공략한 것은 좋았으나 애매하게 이도저도 아닌 타겟층 광고로 보여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