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CJ헬스케어가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합성신약 ‘케이캡’이 출시 첫 달만에 15억 3000만원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하면서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도약하고 있다. 케이캡은 한국에서 개발한 30개 신약 중 하나다. 이는 기존 프로톤 펌프 억제제 계열 약과 화합구조 및 작용 기전이 전혀 다른 위산분비차단제다.

출시 첫 달 기록한 실적이 보여주듯이 케이캡은 탁월한 효능과 안정성에 힘입어 임상에서부터 의료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케이캡은 또 베트남과 중남미 등에 기술수출 및 독점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외화벌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 해외 진출 등에 따른 연이은 보도로 위식도역류질환을 겪는 환자들의 관심도도 높아졌다. 위식도역류질환을 앓고있는 한 노인은 손자에게 부탁해 '이코노믹리뷰'에 “기사에 나온 그 약을 어디에서 살 수 있냐”고 메일로 문의했다. 그는 케이캡은 전문의약품으로 일반 약국에서 구매할 수 없고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접할 수 있는 약이라는 설명을 들은 후에도 “질환을 너무 심하게 앓고 있다. 케이캡을 꼭 복용해보고 싶은데 주로 처방하는 병원이라도 알려주면 안 되겠느냐”고 물었다.

의약품 처방은 환자를 진단한 의사의 권한이므로 이를 주로 처방하는 병원을 소개할 수는 없다. 케이캡 처방 실적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이코노믹리뷰'에 문의한 환자도 곧 케이캡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신약개발과 관련한 책을 출간하는 등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존경을 받는 한 바이오텍 상임고문은 대장암과 혈액암 등을 앓는 부부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교회 오빠’를 보고 감정이 북받쳤다면서 대장암의 예후를 좋지 않게 만드는 K-RAS에 대해 “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뿐만 아니라 민간 제약바이오 관계자 모임인 ‘혁신신약살롱’ 등에서 신약개발을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에 악재가 지속해서 나오는 가운데 바이오헬스 산업 정책 등에 관련한 세미나에서 한 환자 단체 대표는 “당신에게 병이 닥칠 때까지 당신은 그것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희귀난치질환자를 비롯, 신약이 절실한 환자의 입장에서 지지부진하고 중구난방인 일부 정부 부처와 장밋빛 미래만을 제시하면서 환자들을 기만한 기업에 대한 채찍질로 풀이된다.

상임고문이 출간한 신약개발 관련 책 제목에는 ‘사람을 살리는’이라는 말이 붙어있다. 약을 잘 만들면 논란은 커녕 매출 등 실적과 환자의 기쁨이 따라온다. 수천억원과 평균 약 10년의 시간을 들이고도 약 90%는 실패하는 신약개발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과 연구자들의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