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 출시가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전체 스마트폰 전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는 5G 원년이자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로드맵이 윤곽을 드러내는 중요한 시기지만, 삼성전자의 로드맵이 아직 100% 가동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갤럭시노트10 랜더링 이미지가 보인다. 출처=갈무리

갤럭시노트10 출시는 언제?
삼성전자의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10이 8월7일(현지시간)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실제로 미국 IT 매체 씨넷은 19일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10 언팩행사를 8월 7일 미국 뉴욕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 것이라 보도했다. 바클레이스 센터는 갤럭시노트9이 공개된 곳이다.

갤럭시노트10은 6.75인치 프로 버전과 6.3인치 일반 버전이 유력하며 각각 4G와 5G 모델로 나눠질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최대 140만원 선으로 추정된다.

디스플레이는 인피니티-O가 탑재될 것으로 보이며, 기존 라인업과 달리 카메라 홀이 우측 상단이 아닌 중앙에 위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공개된 랜더링 이미지를 보면 갤럭시노트10 양 옆으로 곡선 엣지가 들어갔고 전면 대부분이 얇은 베젤로 덮혀있다. 디자인적 측면에서 하나된 콘셉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용 지문 센서와 다이내믹 아몰레드 패널이 유력하다. 카메라는 트리플 카메라지만 일각에서는 4개의 카메라가 들어가는 쿼드 카메라 이야기도 나온다.

45W의 급속 충전 기능 탑재가 조심스럽게 제기되며 이어폰 잭은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내 시장 평정, 글로벌은 위기?
삼성전자의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10 출시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전체 갤럭시 경쟁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경쟁력은 안방인 국내 시장에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65%며, 이는 전년 대비 2%p 증가한 수치다. 경쟁자인 애플과 LG전자는 국내 시장에서 다소 주춤하는 사이 갤럭시S10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후속 중저가 라인업도 튼튼하게 뒤를 받치며 성장을 이어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프리미엄 라인업의 세분화도 시장에 안착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문제가 없으나, 글로벌 시장은 다소 불안하다. 무엇보다 화웨이의 존재감이 위협적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집계한 결과 화웨이가 5843만6200대를 판매해 2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10.5%에서 올해 1분기 15.7%로 크게 올랐다. 1위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1분기 7162만1100대를 판매해 19.2%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해 1분기 20.5%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아직 샤오미에 뒤진 2위다. 샤오미가 30.1%를 유지하며 1위를 기록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22.7%, 비보와 오포는 각각 13.3%, 7.7%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샤오미가 조만간 미9의 파생 라인업 출시를 예고하며 굳히기를 시도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M 시리즈와 A 시리즈의 합동공격을 통해 판을 흔들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52조4000억원,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IM부문에서 매출 27조2000억원, 영업이익 2조2700억원을 올렸다.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크게 하락했으나 스마트폰을 책임지는 IM부문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전년 동기 IM부문 영업이익 3조770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40%나 하락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어려움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이 중요한 이유다. 여기에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로드맵을 짜려는 행보도 빨라질 전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 거점을 완전히 철수하며 인도에 일부 라인업을 구축, 현지 시장 장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갤럭시A2 코어를 비롯해 갤럭시A10으로 시작되는 중저가 라인업을 연속 출시했고 갤럭시N40과 갤럭시A80도 출시할 계획이다.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갤럭시A 시리즈 500만대가 인도 시장에서 판매된 가운데, 삼성전자는 중저가 중심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완벽하게 장악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하락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5G부터 폴더블까지...'아슬아슬'
삼성전자는 5G 정국에서 이미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5G 네트워크 장비까지 생산하는 한편 5G 단말기도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디스플레이 취약점이 발견된 후 기존 4월 출시가 무산되는 등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플러스 전략위원회’에 참석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노태문 개발실장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갤럭시폴드 출시와 관련해 수주 내 출시일을 공지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무리한 속도전에 돌입해 논란을 일으켰던 갤럭시노트7의 악몽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태도다. 업계에서는 갤럭시폴드가 7월 출시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편 5G와 폴더블, 그 외 전체 갤럭시 스마트폰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미중 무역전쟁도 꼽힌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장기화되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경쟁력에 반사이익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지티애널리틱스(SA)는 미국의 화웨이 압박이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이 3억대를 회복할 것이라고 봤다. 구글 최신 안드로이드 접근이 차단되고 인텔 및 퀄컴의 부품 공급이 중단되는 한편 영국 암과의 협력도 불가능하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점유율이 크게 하락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3억대 출하량이 무너지며 2억913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한 바 있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도 지난달 24일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압박은 삼성전자에게 큰 호재”라면서 “소비자들은 화웨이 독자 운영체제 훙멍에 믿음을 가지기 어렵다”고 봤다. 나아가 “삼성전자는 최근 폴더블 스마트폰 품질 논란으로 출시를 연기하는 악재를 만났으나, 전반적인 스마트폰 경쟁력은 여전히 강하다”면서 “삼성전자가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에 때리기 정국에서 최대승자”라고 말했다. 신용평가기업 피치(Fitch)도 지난달 26일 "화웨이 고사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반사이익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화웨이 스마트폰 경쟁력이 휘청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에는 반사이익이 기대되지만, 전체 반도체 시장의 경쟁력은 휘청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화웨이 스마트폰의 글로벌 시잠 점유율 하락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100% 확신도 무리한 해석이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시장은 중저가 스마트폰에 쏠리고 있으며, 그 연장선에서 삼성전자가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G20 회의를 기점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끝나면 또 다른 시나리오가 등장한다. SA는 만약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끝나면 화웨이는 올해 2억410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17.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삼성전자는 2억874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해 점유율 20.6%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2020년에는 삼성전자와 화웨이 점유율 차이가 고작 1.9%p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새로운 전략을 구상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