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회장은 그룹의 미래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 있다고 말한다. 그는 항상 "좁은 국내시장에서 몇 등이냐를 다투지 말고 광활한 해외시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STX그룹은 ‘꿈을 세계에서 이룬다’는 경영방침 아래 전체 매출의 90%를 해외에서 달성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특히 지난해 STX는 일반 상선에서부터 여객선, 해양플랜트 및 방산용 군함까지 조선 4대 분야 전 선종을 건조하는 ‘글로벌 종합 조선그룹(Global Total Shipbuilding Group)’으로 도약했다.

STX는 STX조선해양을 중심으로 STX다롄, STX유럽 등 글로벌 생산거점의 시너지 극대화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초대형 크루즈선, 해양작업지원선, 군함, 다목적선 등 고부가가치선박으로 선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STX 다롄생산기지는 지난 2009년 말 본격적으로 일괄 생산 체제를 갖추었으며 지난해 20척 이상의 선박을 인도했다. 이와 같은 생산성은 출범한지 2년 만에 거둔 것으로 STX 다롄생산기지가 정상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STX 다롄생산기지는 다롄과 푸순 지역에 대규모 엔진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중국 현지 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경영효율성도 대폭 높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STX 다롄생산기지는 일관생산체제의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안정적인 생산시스템을 구축했다. STX 다롄생산기지는 선박의 부품생산에서 선박건조까지의 모든 과정이 한 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가공비 및 물류비를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선박건조의 생산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강점이 있다.

한편 지난해 4월 STX 다롄생산기지는 중국정부로부터 대형 선박 건조를 할 수 있는 승인을 따냄으로써 글로벌 대형 조선소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 동안 중국 정부는 자국 건조능력을 조절하기 위해 STX 다롄생산기지의 건조 선박 규모를 10만 DWT(재화중량톤수)로 제한해왔다.

중국 정부의 승인은 40만톤급 초대형 철광석운반선(VLOC, Very Large Ore Carrier) 건조에 대한 허가승인으로 해당 선박은 STX팬오션으로부터 수주한 40만톤급 초대형 철광석운반선 8척이며 총 수주금액은 1조204억 원에 이른다.

STX는 대형선박 건조의 '첫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이번 정부승인을 계기로 향후 중국 정부와의 관계가 더욱 진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STX유럽은 크루즈선과 해양 플랜트?특수선 부문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본격적인 경기 회복기를 맞아 STX유럽은 크루즈선 수주 활동을 재개하고, 상반기 해양플랜트 및 특수선 부문에서 잇따른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해 5월 이탈리아?스위스 합작선사인 MSC 크루즈와 14만톤(GT, 총톤수)급 초대형 크루즈선을 수주한 것을 시작으로 6월에는 리비아 국영선사인 GNMTC사로부터 14만톤(GT, 총톤수) 규모의 대형 크루즈선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11월에는 핀란드의 크루즈선사인 바이킹라인으로부터 차세대 친환경 크루즈페리선 2척(옵션 1척 포함)을 4억 8,000만 유로(약 7,500억 원)에 수주했으며 12월에도 독일의 하팍로이드크루즈로부터 크루즈페리선 1척을 추가 수주했다.

STX유럽은 글로벌 실물경기 회복으로 크루즈 시장이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는 만큼, 올해에도 크루즈선을 추가로 수주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해양플랜트?특수선 부문에서의 성과다. 해당 사업 부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잇따른 수주에 성공하며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선박 발주가 뜸했던 지난 2009년에도 STX유럽의 해양플랜트?특수선 사업부문은 쇄빙예인선, 핼리콥터 캐리어, 극지방 해양탐사선, 해양작업지원선 등을 잇따라 수주하며 꾸준한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STX유럽은 해양 플랜트?특수선 사업부문에서만 총 43척의 신규 수주를 달성했다. 특히 해양작업지원선(PSV, Platform Supply Vessel)과 해양시추지원선(AHTS, Anchor Handling Tug Supply Vessel) 은 수주를 이끈 주인공이다.

PSV, AHTS와 같은 해양 특수선은 해양플랜트 지원 역할을 한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해양 특수선들은 선가 역시 일반 상선에 비해 높게 책정되어 있다. PSV는 평균단가에서 파나막스급 컨테이너선(재화중량톤수 6~8만DWT)에 비해 톤당 20배 가량 비싸다.

한편 STX유럽은 향후 해양 특수선의 시장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당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기술력 강화를 위한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자금확보의 일환으로 STX는 STX유럽의 해양플랜트?특수선 사업부문인 STX OSV부문을 따로 떼어내 지난해 11월 싱가폴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상장을 통해 확보된 자금은 미래 선형 개발을 위한 R&D와 각종 투자사업에 쓰여질 예정이다.

이처럼 STX유럽은 기존 해양 특수선 시장점유율 확대를 통해 안정적 수익창출을 꾀하는 한편, 해외 상장을 통해서 미래 투자자금을 확보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김승호 기자 asah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