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제약사 화이자가 항암제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어레이바이오파마를 106억4000만달러에 인수한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미국 최대 제약사 화이자가 또다시 인수합병으로 차세대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한다.

화이자는 17일(현지시간) 항암제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어레이바이오파마를 총 114억달러(13조4121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메디베이션을 140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3년만의 빅딜이다.

이 회사는 이번 인수를 통해 어레이의 주력 약품인  BRAF 억제 기전의 항암제 콤보인 '브라프토비(성분명 엔코라페닙)'와 '멕토비(성분명 비니메티닙)'를 확보하게 됐다. 두 약물은 병용투여를 조건으로 지난해 7월 BRAF 흑색종 치료제로 FDA의 허가를 받았다. 현재 BRAF 전이 흑색 종 신규 환자 중 약 30%가 해당 콤보로 치료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어레이는 지난해 약 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어레이는 최근 BRAF 변이 전이성 대장암에 대한 임상 3상에서 긍정적 데이터를 도출했다. 멕토비와 브라프토비, 얼비툭스(성분명 세툭시맙)의 3제 병용은 기존의 화학치료(1.9%) 대비 26.1% 높은 반응률(ORR)을 보였고, 사망위험은 48%나 낮췄다. 2차 치료제뿐만 아니라 1차 치료제에 대한 임상 역시 진행되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그룹 연구원은 "브라프토비·멕토비 콤보는 BRAF 유전자 변이 전이성 대장암에 대해 동일 기전의 경쟁약물과 비교했을 때 가장 빠른 임상 3상을 진행한다"며 "업계 최초(First-in-Class)이자 최고 수준(Best-in-Class)의 약물 지위 획득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화이자는 전통적으로 항생제와 같은 1차 치료제분야에서 매출 비중이 높았다. 반면 항암제와 같은 특수치료제에 대한 시장점유율은 높지 않았다. 게다가 화이자는 올해 단일 의약품으로 가장 큰 매출을 올린 간질치료제 '리리카'의 특허만료를 앞두고 신규 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인수는 화이자의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와 더불어 향후 매출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대안으로 풀이된다.

선 연구원은 "이번 인수를 통해 화이자는 대표 품목인 CDK4/6 억제 기전의 유방암신약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와 전립선암 신약 엑스탄디(성분명 엔잘루타마이드)를 포함해 항암제 파이프라인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