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하이마트, 온오프라인 결합형 매장 '옴니스토어' 3호점 출처= 롯데하이마트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2019년 1분기 롯데의 가전전문 판매점 롯데하이마트는 롯데의 유통사업부문 롯데쇼핑의 실적 부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런 롯데하이마트에 대해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가 현재 롯데하이마트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면서 롯데하이마트는 추후 롯데쇼핑의 분위기 반전에 있어 ‘마지막 퍼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7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은 롯데하이마트의 기업어음(CP) 신용등급 수준을 A1 등급으로 평가했다. A1은 어음발행에 대한 기업의 단기 지급대응능력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기업어음 신용등급에서 최상위 등급이다. 

▲ 출처= 한국신용평가

온라인에 맞서려면 ‘돈’이 필요하다 

올해 1분기 롯데하이마트의 매출은 1조37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24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9%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41.3% 감소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 발 위기상황에서 서서히 벗어나 정상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롯데쇼핑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실적발표 당시 롯데쇼핑은 “1분기 영업이익의 감소는 롯데하이마트의 부진한 실적 영향을 많이 받았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롯데하이마트의 부진은 점점 늘어나는 온라인 쇼핑몰들의 가전 판매에 맞서 내세운 할인 프로모션과 기획전 편성으로 지출된 비용의 증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1분기의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롯데하이마트 측은 “1분기 실적 부진은 공기청정기·의류건조기·올인원에어컨 등 미세먼지 가전의 급격한 수요 증가로 매출은 늘었으나 온라인 마켓이 가진 가격 경쟁력에 대한 대응으로 대거 편성한 할인 프로모션·기획전으로 많은 비용이 투입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 출처= 한국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송민준 실장은 “쿠팡 등 이머커스 업체들을 중심으로 가전제품의 온라인 채널 구매편의성이 빠르게 향상됨에 따라 가전제품의 온라인 판매 비중도 크게 증가했다”면서 “가격경쟁 중심의 온라인 채널 판매비중 상승은 오프라인을 메인 채널로 하는 롯데하이마트의 주요 상품군별 마진율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독보적인’ 

1분기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 한신평은 롯데하이마트가 국내 가전시장에서 소비자, 제조업체 그리고 공급업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제 주체들에게 미치는 독보적 영향력 그리고 안정적 재무 상태를 높게 평가했다.  

현재 롯데하이마트는 전국 464개(2019년 3월 기준)의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기반으로 업계에서 가장 강한 구매력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꾸준하게 매장 수를 늘려 나가고, 새로운 유통 트렌드에 맞춘 신개념 매장(옴니스토어)을 선보이는 등으로 사업 영역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영업이익이 부진했던 지난 1분기 이전의 실적을 살펴보면 구매력을 기반으로 한 가격 경쟁력으로 타사 대비 양호한 수익성(최근 3년 평균 영업이익률 4.7%)하며, 연간 2500억원 내외의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창출력을 보유하고 있다. 일시적 부진이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로써 힘이 있다는 뜻이다. 

▲ 출처= 한국신용평가

특히 한신평은 롯데하이마트의 안정적인 재정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신평의 분석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의 차입금 규모는 매년 창출되는 잉여현금흐름으로 지속 감소하고 있으며, 차입금 순상환 기조에 힘입어 재무안정성 지표가 점점 개선되고 있다. 차입금의존도도 개선돼 2011년 말 36.0%였던 것이 2018년 말 20.2%까지 줄어들었다.  

그룹 차원 지원 가능성 

여기에 한신평은 광범위한 소매유통 사업을 영위하는 롯데그룹이 전략적 성장을 지원하고 있는 유통부문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고려했다. 실제로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9년 이후 롯데의 운영 계획에 대해서 “롯데의 미래를 이끌 주요 산업에 5년간 총 50조원을 투자한다”면서 “유통업 부분에는 전체 투자액의 25% 비중(약 12조5000억원)을 할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감안하면 롯데하이마트는 현재와 같은 안정적 재무구조, 현금창출 기여도를 유지한다는 가정에서 유사시 그룹의 재무 지원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한국신용평가 송민준 실장도 평가 보고서에서 “유통업에 대한 롯데그룹의 투자의지도 롯데하이마트의 신용등급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다만, 소비자들의 전자제품 구매패턴의 구조적인 변화, 시장지위 약화 등으로 인한 수익성 하락과 차입금 증가 그리고 ‘EBITDA/매출액’ 지표 5% 미만에 부채비율 100% 초과가 지속되는 악재가 발생하는 경우라면 롯데하이마트의 신용등급은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쇼핑은 중국의 사드 보복이라는 재난급 악재를 극복하고 서서히 분위기 반전과 성장이라는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그런 면에서 롯데하이마트의 부진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다. 그럼에도 롯데하이마트는 이번의 긍정적 평가로 인해 조금 더 나은 앞날을 기대할 수 있는 약간의 희망을 보여줬다. 과연 롯데하이마트는 롯데쇼핑 분위기 반전의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