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최근 국내 소프트웨어, SI 업계가 클라우드 생태계에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자체적인 생태계를 꾸리는 한편 일종의 솔루션 플랫폼을 제공하는 전략을 시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단독 기술로 승부를 걸기는 어렵기 때문에 일종의 우군 확보를 통한 '승률 높은 게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지만, 단독 플랫폼의 비교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LG CNS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객사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 통합 관리 플랫폼 클라우드엑스퍼(CloudXper)를 정식 출시하며 고객사에 맞는 적절한 클라우드를 조합해 골라주고 운영을 도와주는 형태라는 설명이다. 기업들의 신기술 구현에 클라우드 전환이 필수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LG 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대외 고객사들의 클라우드 전환까지 힘을 쏟는다는 로드맵도 다시한번 강조됐다. 

LG CNS는 19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을 위한 혁신 신기술 설명회 테크데이 2019에서 새로운 클라우드 통합 전략을 공개했다. 테크데이는 LG CNS가 지난 2016년부터 ‘IT신기술을 이용한 혁신이 기업의 성장과 차별화의 필수조건’ 이라는 주제 아래 기업고객들에게 최신 IT 트렌드 및 LG CNS의 IT신기술 역량을 소개함으로써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청사진을 제시하는 자리다.

이날 행사를 통해 LG CNS는 자사의 클라우드엑스퍼의 정식 출시를 알렸다. 클라우드엑스퍼는 고객의 사업 환경에 맞춤형으로 클라우드를 제공하고 통합 관리해주는 플랫폼이다. 직접 클라우드 솔루션을 연구개발하는 전략이 아닌 글로벌 주요 클라우드를 고객사에 맞게 전환해주는 전략인 셈이다. 

기업 요구사항에 맞게 퍼블릭클라우드나 프라이빗클라우드 등 클라우드 자원을 자동으로 생성, 확장, 통제하며 효과적인 운영을 도와준다. 또한 클라우드 사용량에 따른 비용분석과 예산관리를 통해 비용 절감효과를 가져다주며 기업의 클라우드 사용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맞춤형 대시보드를 제공한다.

LG CNS 정우진 클라우드사업담당 상무는 “현재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등 그룹 계열사의 클라우드를 가속화 하고 있다”면서 “클라우드로 민첩성을 확보하고 플랫폼으로 전환해 탄력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5년내 IT시스템을 클라우드로 90% 이상 전환하는 게 목표다.

▲ LG CNS 정우진 클라우드사업담당 상무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정우진 상무는 “LG CNS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은 단순히 클라우드를 마이그레이션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서버리스, 메니지드 서비스, 컨테이너 등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검증된 솔루션을 조합해 플랫폼화하고 서비스해 고객사의 속도와 비용절감에 도음을 주겠다는 설명이다.

LG CNS는 미국 슬라럼, 캐나다 엠보틱스 등 주요 클라우드 전문기업들과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날 LG CNS는 AI/빅데이터,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블록체인 서비스도 소개했다.

LG CNS는 지난 2017년 출시된 디에이피(DAP)1.0의 진화된 버전인 DAP 2.0을 공개했다. 1.0이 빅데이터 분석에 중점을 뒀다면 2.0 버전은 머신러닝·딥러닝 기반의 AI 분석 기능을 확대했다. 

디에이피 2.0은 기업의 AI빅데이터 개발 환경 구축, 기업이 보유한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공장의 부품/제품 불량검사, 챗봇 서비스, 음성인식, 자연어 이해 기술, 이미지나 동영상을 분석하는 AI 시각 지능 서비스 등 AI빅데이터 기반의 플랫폼을 제공한다.

LG CNS 최기선 엔터프라이즈빅데이터 담당은 DAP 비전 검사를 활용해 제조과정에서의 불량률을 64% 개선한 고객사의 사례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수율이 1.6% 향상되고 10억이상 비용을 절감했다는 설명이다. 이 기술은 인공지능(AI)의 딥러닝을 이용해 제조 공장에서의 불량품 발견 확률의 정확도를 크게 높인다.

▲ LG CNS 엔터프라이즈 빅데이터담당 최기선 담당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DAP 비전을 통해 제조 과정에서의 불량품 발견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LG CNS는 지난 2년간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축적한 개발, 운영 노하우도 공개했다. RPA란 사람이 하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컴퓨터 작업을 기계가 대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단순한 규칙에 의해 다량의 수작업과 다수의 작업자가 필요하고 예외사항이 적은 업무에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일 1000건씩 발생하는 송장 입력, 상품 판매 매장의 매출 데이터 추출 및 정산, 급여 지급 후 검증하는 업무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포탈 안에서 챗봇을 연동하고 수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LG CNS 임은영 플랫폼팀 팀장은 “RPA 도입의 궁극적 목적은 사무직의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이다”고 말했다. 

▲ LG CNS 임은영 RPA 플랫폼팀 팀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RPA는 솔루션의 업무 분석의 시각화를 더 알아보기 쉽게 제공한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공공, 금융, 통신, 제조 등 모든 산업영역에 적용 가능한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도 소개했다.

모나체인은 지자체나 대학교 등과 연계한 지역화폐 서비스, 지문 등 생체정보를 통한 모바일 디지털 신분증, 중요 문서의 작성, 전송, 폐기 등 위변조 없는 문서 이력관리, 제품 생산에서 고객 인도까지 전 과정에 있어서 이력과 거래정보를 투명하고 신속하게 공유하는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LG CNS는 블록체인 사업으로 자사가 구축한 한국조폐공사 지역상품권(시흥시, 성남시), 제주도 폐배터리 유통이력 관리, 물류 블록체인 컨설팅, 마곡 LG 사이언스파크 내 시범 운영중인 커뮤니티 화폐 등을 구현했다. 

LG CNS 블록체인사업추진단 김기영 단장은 “블록체인의 가치는 신뢰 기반 데이터 공유, 업무 프로세스 혁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제공, 토큰 이코노미 창출 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다”면서 “국내 1위, 글로벌 TOP3 블록체인사업자가 되는 게 목표다”고 전했다. 

▲ LG CNS 김기영 블록체인사업추진단 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모나체인을 이용해 결제를 시연하는 모습.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LG CNS의 새로운 클라우드 전략이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근본적인 약점은 여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통 및 물류 등 다양한 영역에서 클라우드 솔루션을 제공해 기간 인프라로 작동하겠다는 전략은 기존 SI의 소프트웨어 성공전략을 그대로 답습했으며, 그 자체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핵심 경쟁력을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대기업이 계열사 중심의 전략을 꾀하는 것은 확장성에 문제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LG CNS의 LG 의존도를 지속적으로 낮추면서 외부 파트너에게 맞춤형 클라우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