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JAJU)가 베트남에 진출한다. 자주가 해외에 매장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연작’과 ‘비디비치’ 등 자사의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로 해외시장 공략에 이어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성장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자주는 토탈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는 생활용품 브랜드로 식기, 주방용품, 가구, 의류 등을 취급하고 있다. 현재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 2010년 이마트 PB브랜드 ‘자연주의’를 자주로 리뉴얼해 자체적으로 선보인 후 연매출 21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자주 매장은 지난 3월 기준 총 168곳으로 전국 이마트, 백화점, 아울렛 등에 입점해 있다.

▲ JAJU 베트남 호치민 이온몰 매장 전경. 출처=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 잠시 주춤, K-리빙으로 승부?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비디비치는 지난 1~3월 72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을 올해 1분기 만에 달성한 셈이다. 기획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하고 출시한 자사 한방 브랜드 ‘연작’의 성적도 좋았다. 지난 2월 면세점 입점 첫 달 9억8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두 브랜드 모두 중국인이 선호하는 럭셔리 콘셉트가 통했다는 분석이다.

수입 브랜드도 출발이 긍정적이었다. 비건 색조브랜드 ‘아워글래스’는 지난 1~3월 면세점에서만 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을 뛰어넘는 규모다. 중국에서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비건(vegan) 브랜드의 공식 수입·판매가 어려워 ‘한국 면세점 구매 아이템’으로 입소문 난 덕분이다.

▲ 바디비치의 베스트 셀러인 폼클렌징과 일루미네이션 제품. 출처=신세계인터내셔날

그러나 신세계인터내셔날 2분기는 주력 화장품 브랜드인 ‘비디비치’의 매출 감소로 전체적인 실적이 소폭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비디비치의 2분기 매출액을 직전 분기 대비 210억원 줄어든 510억원으로 추정했다. 비디비치는 화장품 사업 내에서 매출 비중이 약 70%에 이르고 있는 중요한 브랜드다. 계절적 비성수기인 여름에 진입한 것과 1분기 따이공들의 선구매가 일부 있었다는 점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작 등 신규 브랜드 안착을 위한 비용 집행이 일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향후 티몰 글로벌 등 채널 다각화 성과와 비디비치 히트 제품 확대 여부와 연작 등 신규 브랜드 성과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나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2분기 화장품 부문의 매출과 이익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소비자들의 화장품 부문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뷰티이외에 추가적인 브랜드 성과를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 신세계인터내셔날 부문별 영업이익률추이. 출처=SK증권

동남아 진출 속도 내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영업이익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뷰티사업의 전망이 주춤하자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나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15일 베트남 호치민에 위치한 이온(AEON)몰 탄푸(TAN PHU)점 2층에 134평 규모로 매장을 오픈했다. 2014년 문을 연 이온몰 탄푸점은 올해 4월 신관을 추가로 오픈하면서 호치민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다. 자주 매장이 자리하는 이온몰 2층은 라이프스타일, 키즈, 푸드코트가 입점돼 있고, 신관과 구관이 연결돼 있어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곳이다. 또한 올해 안 호치민에 2호점을 열어 베트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 JAJU 베트남 호치민 이온몰 매장 내부. 출처=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7년 7월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태스트포스(TF)를 만들고 오랜 기간 시장조사를 거쳐 지난해 6월 베트남 법인을 설립했다. 이는 베트남이 높은 경제성장률과 젊은 인구 비율, 한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트라의 ‘2019 베트남 진출전략’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6%를 넘었다. 지난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2011년 이후 최고치인 7.08%로 추정된다. 또한 전체 인구의 약 34%를 차지하는 15~34세 젊은 층이 베트남 내수 시장의 핵심 소비계층으로 부상했다.

베트남에서는 이 계층을 위주로 IT, 생활가전제품, 유아용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홈쿠킹이 유행을 타면서 주방용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주방용품을 수출유망품목으로 선정했다.

▲ 5년간 베트남 GDP 및 GDP성장률 추이. 출처=코트라

이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사의 패션·뷰티 브랜드 대신 생활용품과 패션, 키즈 제품을 판매하는 자주로 베트남에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TF 직원들이 3개월 이상 호치민에 거주하며 시장조사를 하고, 현지 바이어들과 미팅을 한 결과에서 자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외선 차단 의류잡화 및 리넨 소재 의류, 메이드 인 코리아를 내세운 고품질의 주방제품, 유아동 식기류와 아동 패션 제품을 주력으로 베트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외선 차단 기능이 우수한 모자와 마스크, 냉감 소재 잡화 등을 별도로 제작했다. 의류의 경우에는 베트남 사람들의 체형을 고려해 한국보다 작은 사이즈를 추가 생산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자외선 차단 관련한 제품의 일부는 국내에서도 판매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고 오직 베트남 시장을 위해 기획한 제품들을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인영 신세계인터내셔날 JAJU사업부장은 “자주는 베트남 유통업체들에게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브랜드로 현지 고객들에게도 좋은 반응이 기대된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K-뷰티, K-패션처럼 K-리빙의 영역이 글로벌로 확장되는데 일익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