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게임빌이 서비스하고 유티플러스가 개발한 모바일 MMORPG 탈리온은 지난해 한국 유저를 우선으로 비공개베타서비스(CBT)를 진행했다. 그렇지만 정작 출시는 일본과 동남아 등 지역이 먼저였고 이제 곧 한국에 상륙할 준비를 하고 있다. 게임빌은 그 이유에 대해 “한국 유저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빠른 출시 타이밍보다는 높은 퀄리티를 갖추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게임빌은 글로벌 원빌드 순차 출시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원빌드란 하나의 게임을 같은 빌드로 전세계에 서비스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일본에서 서비스하는 탈리온과 베트남에서 서비스하는 탈리온의 콘텐츠는 차이가 없다. 이런 특성 때문에 게임이 늦게 출시되는 지역의 유저들은 늦은 만큼 더 풍성한 콘텐츠와 퀄리티를 갖춘 게임을 접하게 되는 셈이다. 한국 지역 출시가 비교적 늦었다는 건 빠른 타이밍보다는 높은 퀄리티에 신경을 썼다는 의미다. 

▲ 탈리온 이미지. 출처=게임빌

유티플러스 이준형 PD와 게임빌 조정훈 팀장, 오태랑 과장은 14일 오전 서울 금천구 게임빌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통해 국내 출시를 앞둔 탈리온의 콘텐츠 차별화 전략과 그간 발전한 모습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게임빌 오태랑 과장은 “지난해 한국에서 CBT를 먼저 진행한 건 한국 유저의 피드백을 꼭 얻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한국 유저들의 수준이 세계적으로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오태랑 과장은 탈리온의 출시 순서에 대해서는 “한국 출시가 늦었다고 다른 시장이 테스트 베드였던 건 아니며 출시 타이밍과 퀄리티를 동시에 고려한 순서였다”고 설명했다.

▲ 게임빌 오태랑 과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실제로 탈리온은 지난해 CBT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유티플러스 이준형 PD는 “당시 없던 새로운 무기가 추가됐고 신규 맵, 대전투모드 등 유저 피드백을 받아 발전된 모습으로 변해왔다”면서 “특히 폴리싱 작업에 신경 쓰며 타격감, 새로운 연출, 그래픽 개발 등에 힘을 쏟았다”고 밝혔다. 

▲ 유티플러스 이준형 PD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게임빌 조정훈 팀장은 “이미 고퀄리티 게임이 많은 한국 게임 시장 런칭을 준비하며 그래픽과 시스템 등 디테일한 완성도를 많이 높였다”고 설명했다.

▲ 게임빌 조성훈 팀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탈리온의 매력? ‘대규모 전투’와 ‘커스터마이징’

탈리온은 MM’WAR’RPG를 표방한다. MMORPG의 본질에 충실했지만 그 속에서 대규모 전투를 차별화된 재미로 내세웠다. 이준형 PD는 “탈리온은 기본적으로 일반 필드사냥, 던전 탐험, 레이드, PvP, RvR 등 전투 콘텐츠 본질에 충실했다”면서도 “다만 경쟁작 대비 전쟁으로 부를 수 있는 양질의 실시간 RvR 콘텐츠가 탈리온만의 강점이자 차별점이다”고 말했다. 

20대20 점령전 전투가 대표적이다. 게임빌은 점령전을 소수의 리그가 아닌 모든 유저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하기 위해 밸런스를 맞추는 시스템을 채용했다. 점령전에 참가한 유저들은 레벨이 100으로 상향된다. 해당 컨텐츠는 10레벨부터 입장할 수 있다. 오태랑 과장은 “점령전에서는 저레벨과 고레벨 유저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캐릭터 최소 능력치가 상향된다”면서 “다만 모든 조건이 동일해지는 것은 아니고 보정 수준 이상으로 성장한 유저의 경우엔 그대로 전장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월드에 한 마리 있는 레이드 보스를 상대로 모든 유저가 참여할 수 있는 서버 이벤트도 매일 열리고 있다. 조정훈 팀장은 “전쟁 콘텐츠를 강조한 만큼 다른 게임에서 볼 수 없는 모드들도 많이 있다”면서 “예를 들어 단순히 팀을 나눠 싸우는 게 아니라 왕관을 지켜야 하는 규칙 등이 있고 이에 맞는 전략도 세워야 하며 유저 입장에선 그 부분이 차별된 재미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 탈리온 커스터마이징 이미지 예시. 출처=게임빌

커스터마이징 시스템도 탈리온의 매력이다. 이 부분은 앞서 일본 시장에 론칭했을 때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게임빌은 탈리온 일본 지역 출시 전 론칭 프로모션을 커스터마이징 이벤트로 열었는데 많은 유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이는 매출로도 이어져 출시 초기 일본 앱마켓 매출 순위 상위권에 진입하며 눈길을 끈 바 있다.

오태랑 과장은 “일본 유저들이 직접 만든 캐릭터를 변형 없이 필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큰 재미로 다가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런 니즈를 알아차리고 전용 이벤트와 코스튬 등을 빠르게 도입했다는 후문이다. 오 과장은 “커스터마이징 효과로 MMORPG임에도 여성 유저 유입이 상대적으로 높은 걸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조정훈 팀장은 “일본 유저들의 커스터마이징 공모전을 보면서 단순 보상을 위한 것보다는 순수하게 본인들이 만든 걸 뽐내기 위해서 열심히 준비했다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양사는 탈리온의 장수를 위해서 재미있는 콘텐츠의 꾸준한 개발과 기존 유저에 대한 관리를 중점으로 서비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준형 PD는 “기본적으로 재미있는 게임은 오래 간다”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꾸준히 추가하며 만들어진 것도 잘 다듬겠다”고 강조했다. 

오태랑 과장은 “무엇보다 유저가 실망하지 않고 게임에 남아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신규 유저 유치에만 신경 쓰지 않고 계속 탈리온을 찾아주는 유저를 최우선으로 서비스하겠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게임빌 조성훈 팀장, 유티플러스 이준형 PD, 게임빌 오태랑 과장.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인기 IP 게임의 홍수…신규 IP 탈리온 괜찮을까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기존 인기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게임들이 성과를 내고 있다. 이런 시장에서 낯선 IP의 힘은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다. 신규 IP인 탈리온은 괜찮을까. 

오태랑 과장은 이에 대해 “실제로 인기 IP 기반 성공 게임들이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IP를 기반으로 하면 그만큼 짊어져야 할 것도 많고 테두리에 갇히게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 과장은 “가능성이 보이는 상품이 있다면 IP의 힘을 빌리지 않고 그 상품을 새로운 IP로 만드는 게 퍼블리셔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IP를 꾸준히 만드는 게 업계 발전에도 이롭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탈리온은 한국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향후 대만, 홍콩, 마카오 등 중국 번체권 지역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