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SK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강자의 조건을 충족시켜 나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배터리 완제품을 생산하는 SK이노베이션, 핵심 소재인 분리막을 생산하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 최근 KCFT인수를 결정한 SKC, 배터리 핵심 소재 회사에 투자한 SK(주)를 필두로 점점 전기차 배터리의 완제품부터 소재까지 생산 할 수 있는 기업 라인업을 갖춰가고 있다.

▲ 최태원 SK회장(가운데)이 SK배터리 생산 공장을 방문하고 있다. 출처=SK

업계는 SK그룹이 반도체에 이어 제2의 굴기를 위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향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메이저 플레이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 전기차 배터리 수직 계열화 진행중

전기차 배터리의 4대 핵심 소재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이다. 이 중 SK그룹은 전해액을 제외한 3대 핵심 소재와 관련 소재에서 자체적인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양극재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차세대 양극재인 NCM 9½½을 조기 상용화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공급키로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NCM622, 2018년 NCM811을 업계 최초로 상업 적용했다. NCM 9½½은 니켈, 코발트, 망간이 90%, 5%, 5%비율로 만들어진 양극재로 니켈 함량이 높은 하이니켈 배터리다. 1회 완충시 500km이상 달릴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의 핵심 양극재다.

분리막(LiBS) 부분에서는 중국, 폴란드 생산시설 증설을 필두로 2025년까지 연간 25억㎡ 이상의 생산 능력으로 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해 1위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분리막 사업은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담당한다.

▲ SK이노베이션 직원이 생산된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SK이노베이션

음극재의 핵심 부품인 동박에서도 SK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동박은 음극재의 지지체로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머리카락 두께의 15분의 1 수준의 얇은 구리 호일로 제조되는데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사용하는 배터리용 고품질 동박 제조사는 현재 세계에서 약 6곳 밖에 안된다.

SK(주)는 작년 11월 중국 동박업체인 와슨(Wason)사의 모회사 선전 론디안 일렉트릭스의 지분 2712억원어치를 인수해 2대 주주가 됐다. 와슨사는 중국 1위 동박 제조업체로 세계 최대 배터리업체 중 하나인 CATL 등에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을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동박 제조사 중 하나인 한국의 KCFT도 SK그룹의 품에 안기게 됐다. SKC는 6월 13일 이사회를 열어 KCFT 지분 100%를 1조 2000억원에 KKR로부터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세부실사와 인허가 등 필요 절차가 마무리되면 KCFT SKC의 자회사가 된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배터리 사업 글로벌 탑3를 목표로 기술리더십을 더 강화하고 있다. 또 생산 중심의 사업구조를 뛰어 넘어 배터리 관련 수직계열화로 전방위 밸류체인을 아우를 수 있는 전략도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해 구축 중이다.

▲ 전북 정읍시 KCFT 공장 전경. 출처=SKC

업계 “SK 배터리 강자 조건 갖춰 나가고 있다”

이 같은 SK그룹의 주요 회사들이 전기차 배터리 관련 공격적 드라이브를 거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긍정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배터리 완제품뿐만 아니라 핵심 소재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해 공급망을 갖추게 되면 타 경쟁사 대비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C의 KCFT인수는 SK그룹의 대표적인 성장 축인 배터리에 핵심소재 공급업체로 변신하는 촉매가 될 전망”이라면서 “동박을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에 공급하면서 공생관계가 더 깊어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도 “현재 배터리 업계의 트렌드는 핵심 소재 내재화”라면서 “SKC도 SK가 그룹 차원에서 신수종 산업으로 밀고 있는 배터리 분야에 힘을 보탬과 동시에 신사업 진출이라는 2가지 목적을 위해 KCFT를 인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배터리 핵심 소재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 소재 공급선을 수직 계열화 하는 것은 배터리 제조사라면 언제든지 실행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특히 지금과 같이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함께 커지는 상황에서는 소재 내자화는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에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