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올해는 GS25, CU, 세븐일레븐 등 국내 주요 편의점 3사가 각각 1호점을 낸 지 30년째 되는 시기다. 사람 나이에 비유하면 성숙기에 완연히 접어든 상태다. 실적도 앞서 태동기와 급성장기를 거쳐 최근엔 다소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와 각 업체 등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3만8451개로 지난 2014년 2만6020개 대비 47.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점포 총매출액도 13조 8361억원에서 4년 만에 70.6%나 증가한 23조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 오프라인 업태 성장이 부진한 가운데 상승폭을 보여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1인 가구가 늘어나는 등 인구 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소용량, 소포장 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편의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데 따른 결과로 분석한다.

▲ GS리테일(편의점 부문) 연도별 경영실적 및 부채. 출처= 딥서치, 금융감독원

GS리테일, 실적 상승·부채율 완화 1등

국내 편의점 업계를 주도하는 주요 3사의 최근 5년 간 경영실적은 규모면에서 일제히 성장했지만 추이는 다소 상이했다.

금융데이터 솔루션 딥서치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같은 기간 매출액 계정에서는 GS리테일(GS25), BGF리테일(CU),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각각 68.5%, 74.8%, 64.7%의 성장폭을 기록했다. 가맹점 수가 일제히 늘어남에 따라 가맹금, 상품 공급 수익, 가맹점 로열티 등 수익원이 다량 확보됐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은 작년 매출이 6조 5510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를 보였고 2014년 대비 증가율로도 87.1%를 기록하며 다른 두 업체를 앞섰다. BGF리테일 5조 7742억원(74.8%), 코리아세븐 3조 8003억원(64.7%)으로 각각 집계됐다.

영업이익 계정에서도 GS25가 1921억원으로 BGF리테일(1903억원), 코리아세븐(424억원)보다 앞섰다. 또 4년 전과 비교해 73.7%의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2014년 그룹 계열사 GS엠비즈가 GS칼텍스 주유소에만 입점했던 소형 매장 ‘조이마트’가 운영난으로 간판을 내리며 GS25로 대체됐다. GS리테일은 이후 그룹 편의점 사업을 주도하며 자체브랜드(PB) 상품 ‘유어스’를 새롭게 출범하고 각종 할인혜택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등 입지를 다져왔다. LG그룹에서 GS그룹이 분리되기 전 운영돼오던 GS25 전신 브랜드인 ‘LG25’의 높은 브랜드 가치와 신뢰도가 계승된 점도 성장세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재무 건전성의 지표 가운데 하나인 부채비율에 있어서도 3사가 꾸준히 축소시켜온 가운데 GS가 가장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각 사 별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GS리테일 86.0%, BGF리테일 190.5%, 코리아세븐 68.5%로 각각 산출됐다. 4년 전에는 각각 71.1%, 243.2%, 114.8%로 집계됐다.

부채 대비 자본 비중을 수치로 나타낸 부채비율은 통상 100%보다 낮을 경우 재무 건전성이 높은 것으로 인식된다. GS리테일은 당초 탄탄히 구축해놓은 자본을 바탕으로 편의점 업계 호황과 사업 역량으로부터 시너지 효과를 거뒀다. GS리테일 부채는 작년 1조 8080억원으로 4년 전 1조 1970억원 대비 증가했다. 다만 자본도 1조 6835억원에서 2조 1031억원으로 확대됨에 따라 재무 건전성을 유지했다.

▲ BGF리테일 연도별 경영실적 및 부채. 출처= 딥서치, 공정거래위원회

BGF리테일은 지난해 3사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다만 2014년 대비 가장 많은 수치인 52.7%p 감축시켰다.

당초 BGF리테일 부채비율이 높았던 이유는 2014년 5월 19일 국내 증시 상장을 앞두고 당시 2대 주주였던 일본 기업 훼미리마트와 맺은 옵션 계약 때문이다. 양측이 2012년 맺은 옵션계약에는 BGF리테일(당시 BGF)이 2014년 7월말까지 상장하지 못할 경우 이후 훼미리마트에 월 1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야한다는 조항이 담겼다. 훼미리마트 주식 일부도 매수해야 했다. 회계 기준 상 위약금 규모나 매수 주식 가치가 금융 부채로 계상되면서 부채가 급격히 확대됐었다.

▲ 코리아세븐 연도별 경영실적 및 부채. 출처= 딥서치

최근 들어 임대료·인건비 상승으로 성장 주춤…그래도 전망은 ‘장밋빛’

3사는 2016~2017년 들어 이전 회계연도에 비해 영업실적 상승폭이 완화했다. 임대료 상승, 최저시급 등 인건비 인상 등 이슈로 가맹점사업자의 영업 여건이 이전 대비 악화했기 때문이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편의점 총매출액은 2015년 3조 3586억원으로 전년대비 24.3% 증가했다. 이에 비해 2017년에는 1조 9585억원으로 전년대비 9.6% 늘어나는데 그쳤다.

다만 향후 실적에 대한 업계 전망은 긍정적이다. 양적 성장보다는 기존 점포의 수익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맹본부와 점포 각각의 역량이 집중되지만 이 같은 내실 강화 전략이 각 사 실적 상승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주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앞으로 골목 상권에 위치한 기존 구멍가게나 슈퍼들이 경쟁력 있는 편의점으로 업종 변경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특정 시점에는 점포 면적을 늘리고 서비스를 혁신하는 등 전략이 변화하며 시장은 발전을 거듭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