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국제유가가 13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유조선 2척 피격 사건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전날 미국의 원유 재고 급증과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둔화 전망 등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한 가운데 이날은 지정학적 긴장감이 제기되며 가격이 반등한 모양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인도분은 전거래일 대비 2.2%(1.14달러) 오른 배럴당 52.2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8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2.2%(1.34달러) 상승한 배럴당 61.31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국제유가 상승은 걸프 해역으로 이어지는 호르무즈해협 인근 오만해에서 석유제품을 실은 대형 유조선 2척이 공격이 공격을 받은 소식에 상승세를 보였다. 

피격된 유조선은 각각 일본과 노르웨이 해운회사의 고쿠카 커레이저스호와 프런트 알타이르호다.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번 공격을 이란의 소행이라고 판단하고 비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란은 지난 4월 22일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것이라고 위협했으며 이제는 이를 시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공격의 배후가 아니라고 즉각 부인했다. 이번 공격은 중동의 불안으로 이득을 얻는 세력들의 정치적 공작이라는 주장이다. 

호르무즈해협은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이기 때문에 이번 사건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더욱 크다. 이 공격은 지난 한 달 사이 두 차례 일어났다. 

다만 국제유가 반등 폭이 어느 정도 상쇄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애널리스트는 “지정학적 긴장감 악화와 단기 공급 중단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미국의 원유 재고가 사상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시장은 충격에 덜 민감하다”고 말했다. 

EIA는 전날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220만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는 48만1000배럴 감소였다. 미국의 원유 재고는 2주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국 원유 재고는 4억8550만배럴로 2017년 7월 이후 최대 규모를 보이고 있다. 이는 5년 평균치 8%를 웃도는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