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이란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2척의 유조선이 폭발한 중에, 현대상선 소속 화물선이 1척의 선원 23명 전원을 구조했다.

13일 새벽(현지시간) 현대상선 소속 화물선 ‘현대 두바이’호가 이란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의문의 폭발사고를 당한 노르웨이 유조선 선원 23명을 전원 구조했다.

현대상선 설명에 따르면, 현대 두바이호는 당일 새벽 06시 40분 노르웨이 유조선 ‘프론트 알타이어’ 호에서 3차례 폭발음을 들었고, 이후 사고선박 선장으로부터 긴급 구조신호를 받았다. 프론트 알타이어는 총 7만5000톤의 나프타를 싣고 항해 중이었다.

이에 현대 두바이호는 구조 접수 74분 만인 오전 07시 54분에 선장 포함 선원 23명을 전원 구조하고 현대 두바이호에 탑승시켰다.

이후 현대 두바이호는 구조한 선원들을 이란 해상구조대 보트에 전원 인계했다. 현대 두바이호는 현재 본래 목적지인 아부다비 항으로 이동 중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번 구조 활동으로 입항 일정이 다소 지연됐지만, 인도적 차원의 구조 활동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화재로 인한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전 선원을 모두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었던 것은 평소 정기적으로 수행해온 비상대응훈련에 철저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현대 두바이호. 사진=현대상선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의문의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은 총 2척이다. 현대상선이 구조한 ‘프론트 알타이어’와 메탄올을 싣고 항해 중이던 일본 소유의 ‘코쿠카 코레이져스’다. 코쿠카 코레이져스 호의 선원 21명 전원은 인근을 항해하던 코스탈에이스호에 의해 구조됐다.

폭발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프론트 알타이어 측은 어뢰에 맞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뢰에 당한 것으로도 보고 있다. 50km 가량 떨어진 곳에서 1시간 안에 유조선 2척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공격 주체를 이란으로 보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 이후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즉각 대응했고, 이후 미국의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UAE)의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사보타주 공격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란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란 고위 관계자는 “이란은 이 사건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면서 “일부 사람들은 이란과 국제 사회의 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들려고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고 BBC는 보도했다.

오히려 이란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공격이 아닌 인화물 폭발 사건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이란 정부는 전문가를 파견해 사건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편, 이날 발생한 의문의 폭발사고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는 장중 3~4%까지 치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