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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통제에도 따로 노는 매매시장전문가들 "서울 관망세 지속돼, 매매시장 실질 하락 영향은 제한적"
   
▲ 동부 이촌동 한강맨션의 시세는 21억원으로 하락했지만 중개사들은 분양가 규제책과 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출처=네이버부동산.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분양가 규제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기존 구축 단지들은 눈치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신규 단지의 분양가 규제가 시세 조정에는 큰 효력을 발휘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 개선안’의 영향은 신규 재건축 단지에 한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에서 고분양가 논란을 빚어온 단지들 외에도 천정부지로 솟은 아파트 매매가 역시 별다른 영향을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HUG는 오는 25일부터 신규 분양 사업장의 분양가 산정 방식을 기존의 지역기준과 인근기준에서, ▲1년 이내 분양기준 ▲1년 초과 분양기준 ▲준공기준 방식으로 변경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신규 분양단지는 주변 분양가의 100~105% 또는 평균 매매가를 초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 가운데 기존 단지의 매매가와 관련된 기준은 ‘준공기준’ 부문이다. 준공기준이란 분양가 산정에 있어 새로 분양하는 단지의 비교 단지를 주변에서 지어진 지 10년이 채 되지 못한 단지로 삼는 내용이다. 해당 사업장의 평균분양가가 비교 단지의 평균매매가를 넘을 경우 고분양가 사업장으로 규정하고 규제 대상에 포함한다.

전문가들은 기존 시장에 동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준공기준’ 방식의 영향력이 현재까진 미미할 것으로 관측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분양가가 높으면 주변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반대로 규제하면 집값이 안정되는 경향을 보여오긴 했다”면서도 “재건축 단지 외에 여타 단지들이 움직일 동인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김은진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뚜렷하게 매물 회수에 나서기 보다는 매매가의 바닥이 어디인가 확인하는 정도에서 관망세이고, 추가적으로 더 떨어질 요인은 없다고 인식하는 듯하다”면서 “HUG 역시 공급이 적은 서울 지역의 불안요인을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취지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주변 시세가 크게 하락하지 않는 상황에서 분양가를 낮춘다고 해도 단기간에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면서 “이미 시세 기준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앞으로 1~2년 이상 책정되는 단지들이 연속해서 낮아져야 실질적으로 분양가도 낮아지고 시세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고분양가 규제 전 시점 아파트 매매지수 추이. 출처=한국감정원.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HUG의 규제책이 발표되기 직전인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0.03%에서 –0.02%로 오히려 하락폭이 줄어든 모습이다. 고분양가 지역을 안고 있는 경기도 역시 –0.09%에서 –0.06%로 주춤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서울 각지의 공인중개사 역시 정책 발표 이후 별다른 변동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D공인중개사는 “DMC파크뷰자이의 경우 3~5월 동안 일부 매매가 이어지면서 매도자들이 잠시 보류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분양가 규제와는 큰 연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DMC파크뷰자이의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0월 이후 8억8000만원에서 변동이 없는 상태다.

2012년 입주 후 광진구 광장동의 대장주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광장힐스테이트’ 역시 아랑곳 않고 시세가 뛰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해당 단지 전용면적 84㎡는 13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시세는 14억원으로 상승했다. 해당 지역 H공인중개사는 “광장동 주변엔 노후한 아파트가 많이 있고 새로 들어설 자리도 없기 때문에, 분양가를 규제한다고 해도 이 지역엔 거의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 광장동 광장힐스테이트 역시 분양가 규제책 발표와는 아랑곳 않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출처=네이버부동산.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인 동부 이촌동 일대도 이렇다 할 변동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지역에서 진척이 가장 빠른 한강맨션은 전용면적 87㎡의 경우 약 6개월 간 이어온 가격인 21억5000만원에서 하락해 21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해당 지역 L공인중개사는 “구축 아파트와 크게 관련이 없는 정책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재건축을 진행한다고 해도 아직 먼 이야기라 매도자들이 바로 움직이거나 매물 회수하는 사례는 없다”고 전했다.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국책감시팀 부장은 “2~3년 후 공급되면서 웃돈이 붙는 선분양제의 통제 당위성은 인정한다”면서도 “보증기관인 HUG를 통한 통제는 분양가 상한제를 우회해 적용하는 것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승섭 부장은 “HUG가 심사 과정에서 실제적인 공사비나 적정 분양가를 보는 게 아니라 정확한 기준으로 볼 수는 없다”면서 “정부가 상한제 적용지역을 확대하고 국회의 법안이 통과돼 규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진후 기자  |  jinhook@econovill.com  |  승인 2019.06.13  07: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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