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며 중국 기술굴기 선봉인 화웨이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개막한 CES 2019 아시아 현장에서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일부 하향조정하는 한편, 신제품 메이트북 출시를 무기한 연기했다.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 사업부문 CEO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신제품 메이트북 출시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기업의 부품이 없어 새로운 메이트북을 만들지 못하게 됐다. 미중 무역전쟁 흐름속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를 자국 기업 거래 중단 리스트에 올린 후 처음으로 상품 출하가 무산된 사례다.

▲ 화웨이의 메이트북 생산에 차질이 벌어졌다. 출처=화웨이

화웨이의 약점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현재 미국의 인텔 및 퀄컴은 화웨이에 대한 부품 공급을 중단했고 구글은 최신 안드로이드 버전 접근을 막은 상태다. 핵심 부품 인프라의 '목줄'을 미국 기업에 잡힌 화웨이는 당장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스마트폰도 올해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2위를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가 길어지면 심각한 수준의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다.

미국 기업의 서플라이 체인을 가진 중국이 부품 및 기간 인프라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다는 일반의 추정이 깨지는 순간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화웨이의 어려움을 두고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압박에 따라 화웨이가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부품 재고를 늘리는 한편 일종의 플랜B도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만나며 러시아 통신사는 화웨이와 5G 전략을 가다듬기 시작했고, 남미의 경제대국 브라질도 화웨이 장비를 차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구글이 미국 정부를 대상으로 화웨이 제재를 일부 풀어야 한다고 건의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화웨이 거래 중단은 미국 기업에게도 부담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재선을 위해 경제 활성화가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이 G20을 기점으로 시 주석과 만나 '빅딜'에 나설 경우 미중 무역전쟁의 복잡한 실타래가 풀리며 화웨이 제재도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