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학 등록금이 1000만원에 육박하면서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1년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이 대다수고 등록금이 없는 유럽권 대학까지 기웃거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주립대학도 연간 등록금이 2만달러를 넘어가고 사립대학의 경우 5만달러를 훌쩍 넘는 미국과 비교하면 저렴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금액임에는 틀림없다.

좋은 학교일수록 등록금도 비싸서 뉴욕 맨해튼에 있는 아이비리그 대학인 콜럼비아대학은 등록금이 6만달러에 육박하고 듀크대학교는 5만 6000달러, 코넬대학교도 5만 3000달러, 카네기 멜론 대학도 5만 3000달러에 가까운 등록금을 자랑한다.

이렇게 등록금이 비싼 미국에서도 거의 무료 혹은 절반으로 다닐 수 있는 대학들이 있다.

워크 칼리지(Work College)라고 불리는 대학들인데 미국에서 연방법으로 인정하고 있는 워크 칼리지의 숫자는 10여개에 불과하다.

워크 칼리지가 일반 대학과 비교해서 가장 큰 차이점은 대학 재학중에 캠퍼스내에서 혹은 캠퍼스 인근의 지역사회에서 근무를 하는 것이 대학 커리큘럼내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워크 칼리지의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1주일에 최소 5시간은 근무해야 하며 대개 약 8시간에서 15시간을 근무하며 일을 해서 얻게 되는 보수는 등록금 감면에 사용된다.

반값 등록금이나 무료 등록금이 사실은 완전히 무료인 것은 아니고 학생들이 일을 함으로써 벌어들인 돈만큼 등록금이 감면되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일반 대학생들이 교내에서 장학생으로 일하면서 돈을 벌어 등록금에 보태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반문할수도 있는데 워크 칼리지는 학생들의 캠퍼스내의 근무가 의무로 규정된다.

학교내에서 근무가 아예 교과과정의 일부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근무태도가 불량하거나 주어진 업무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할 경우 성적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워크 칼리지들이 가장 중요하게 내세우는 것은 학업과 함께 일을 병행함으로써 학생들이 실제 업무를 배우면서 시간관리나 리더십, 책임감 등과 같은 사회에서 필요한 요소들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책임감 있는 지원자가 없다고 하는 푸념은 워크 칼리지 출신들을 채용한 사람들에게서는 들을수 없다는 것이 이들 학교의 자랑이다.

캠퍼스내의 업무는 사무실에서 교직원들의 봉급관련 서류를 작성하는 사무직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교정의 나뭇잎을 치우기, 눈덮인 캠퍼스 도로 제설작업 하기, 학생식당에서 접시를 닦거나 젖소 우유 짜기, 밭에 채소 심기 등의 그다지 화려하지 않은 일들을 하게 된다.

일이 힘들다고 해서 관뒀다가는 학점에 문제가 생길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싫어도 참고 일을 하는 법을 배우게 되며 눈이 펑펑 오는 날 교정에 쌓은 눈을 같이 쓸던 학우들과는 돈독한 우정을 나누게 된다.

두 번째 장점은 역시 앞서도 언급됐던 등록금이 다른 대학들에 비해서 현저히 낮다는 점이다.

이들 대학들은 교내에서 필요한 인력의 상당수를 학생들의 근무로 대체함으로써 낮아지는 비용만큼 등록금을 낮춰서 애초에 등록금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한다.

여기에 학생들이 근로로 얻은 임금을 등록금 감면에 적용함으로써 저렴한 등록금으로 졸업시에도 학자금 대출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워크 칼리지를 다닌 학생들은 졸업시에 학자금 대출이 거의 없거나 일반 대학에 비해서 월등히 낮은 대출금을 안고 졸업하며, 졸업과 동시에 학교가 위치한 지역에서 직장을 갖게 된다.

장점만 있어보이는 워크 칼리지이지만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고 대부분은 도시와는 거리가 먼 지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워크 칼리지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또 학교 규모가 작고 전공 프로그램도 제한되어 있으며 졸업후에도 대부분 인근 지역에서만 취업을 하기 때문에 특정 전공을 원한다거나 대도시에 취업을 원한다면 워크 칼리지가 적절한 선택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