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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고교, 배달 음식 허용여부 놓고 논란급식 메뉴 질린 학생 배달 음식 더 좋아하지만 학교급식 영양 기준 충족 못해
   
▲ 학교 급식은 학생들의 하루 예상 칼로리 필요량의 3분의 1을 제공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출처= School Nutrition Association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우버이츠(Uber Eats), 그럽허브(Grubhub), 도어대시(DoorDash) 같은 식사배달 서비스에 전화 한통만 하면 매일 먹는 구내 식당의 ‘질린’ 식사를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보안과 기타 성가신 우려를 이유로, 캘리포니아에서 델라웨어까지 미국 전역의 학군에서는 배달 서비스의 교내 반입을 금하고 있다.

메릴랜즈주 실버스프링(Silver Spring)의 몽고메리 블레어 고등학교 과학교사인 레즐리 블라하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며칠 전 한 학생이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수 있느냐고 물길래 단호하게 '안돼!'라고 했지요."라고 말했다.

블라하는 "그들이 학교에 음식을 배달시키면 교무실에서 배당 음식을 되돌려 보낸다"고 말했다.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는, 출처가 불분명한 음식을 학교에 들여보낼 수는 없습니다.”

점심 배달을 둘러싼 싸움은 사소한 일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학생들이 패스트푸드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내버려 두는 것은 학교 영양교사들에게 장난이 아니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오바마 정부 시절 시행된 학교 급식 기준을 뒤집으려 하고 있어, 현재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7개 주에서 현 정부의 역행을 중단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오바마 행정부는 학교 급식 영양을 정책 최우선순위로 삼고, 학교 급식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엄격한 지침을 내렸다. 정부의 샘플 메뉴에는 핫도그를 통밀 스파게티로, 피자 스틱은 셰프 샐러드로, 전유(全乳, 지방분을 빼지 않은 우유)는 탈지 우유로 대체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통곡물, 저나트륨 식품, 탈지 우유 사용을 요구하는 기준의 일부를 철회했다.

우려하는 과학자들의 모임(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의 식품 시스템 및 건강 분석가인 사라 라인하트는 “학생들에게 외부 식당 음식을 주문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학교 내에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영양소에 대해 신경 쓰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패스트푸드 식단은 대개 소금이 더 많이 들어 있는 데다 단 음료까지 함께 곁들여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 급식이 학생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규정을 따라야 하는 이유이지요.”

   
▲ 배달 음식은 학교급식 영양 기준을 따르지 않아 학생들의 영양 관리를 해칠 수 있다.   출처= Medium

그러나 일부 지역 학교들은 배달 음식을 금지하는 좀 더 ‘세속적’인 이유가 있다.

새크라멘토에 있는 배달 기사들은 학교 수위실에 등록하느라 한바탕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델라웨어주의 윌밍턴(Wilmington)의 부모들은 식당 배달 서비스가 생기기 전에는 집에서 도시락을 싸 보내야 했다.

델라웨어주 레드 클레이 통합 학군(Red Clay Consolidated School District)의 공보 담당자 패티 내시는 몇몇 학교에서 식품 배달이 도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군 소속의 캡 갤러웨이 예술학교(Cab Calloway School of the Arts)는 학부모들에게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그럽허브나 도어대시에 음식을 주문해서는 안 된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우리 공동체 내의 교육 과정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외부 식당들을 통해 학교에 음식을 배달하도록 주문하지 마십시오."

블레어 고등학교가 소속되어 있는 몽고메리 카운티 학군은 ‘개방형 점심 정책’을 운용하는 소수의 학교를 제외하고는 학군내 전역에서 음식 배달을 금지했다.

몽고메리 카운티 학군의 그보인데 오니잘라 대변인은 자신의 경험이 악몽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오후 수업에 늦게 들어오면서 ‘식사가 늦게 배달돼서요’라고 태연하게 말합니다. 또 하루에도 수 십 명의 학생들이 점심 시간에 교무실로 옵니다. 배달된 점심을 픽업하라는 전화가 교무실로 오니까요."

일부 학생들이 규칙을 위반하고 배달원들을 학교 밖에서 만나기도 한다. 한 중학생은 "잡히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말한다.

새크라멘토의 그라나이트 베이(Granite Bay) 고등학교에서는, 음식뿐만 아니라 숙제, 배낭, 옷가지 등 모든 배달을 금지시켰는데, 이 조치로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로부터도 원성이 높았다.

우려하는 과학자들의 모임의 라인하르트 교수는 배달 붐으로 학교가 아이들의 식습관을 관리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우리가 아이들의 식단 지침을 아이들에게 가르칠 통로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이들이 학교에서 식사를 하지 않는다면, 잘못된 식습관의 책임은 누가 진단 말입니까?”

텍사스 어린이 병원의 영양사 크리스티 L. 킹은 “학교 급식은 학생들의 하루 예상 칼로리 필요량의 3분의 1을 제공하도록 설계됐으며, 패스트푸드가 제공하는 음식으로는 필수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아침이나 저녁을 먹지 않고 점심이 하루에 먹는 주 식사라면 더욱 그렇지요. 감자튀김 만으로 점심을 때우는 것은 절대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9.06.11  17: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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