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여가 플랫폼을 표방하는 야놀자가 싱가포르 투자청, 부킹홀딩스로부터 총 1억8000만달러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다고 11일 밝혔다. 기업가치는 10억달러를 평가받아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우뚝섰다. 기업공개 일정도 탄력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야놀자는 부킹홀딩스와의 협력도 이어갈 방침이다. 아고다(Agoda) 등 부킹홀딩스 주력 계열사와의 시스템 연동을 통해 야놀자와 제휴된 호텔, 모텔, 펜션 등 다양한 국내외 숙박시설의 판매를 적극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 야놀자가 유니콘이 됐다. 출처=야놀자

야놀자의 글로벌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야놀자는 지난해 초 일본 라쿠텐과의 협업을 발표한 후 7월에는 동남아 대표 이코노미 호텔(Economy Hotel) 체인이자 온라인 예약 플랫폼 젠룸스에 조건부 투자를 단행하며 빠른 외연 확장을 보여주고 있다. 젠룸스는 야놀자와 손을 잡은 후 10개월만에 500%의 성장세를 보이는 등 말 그대로 폭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전 세계 170여개 국가에 호스텔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호스텔월드(Hostel World)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기도 했으며 대만 최대 공유숙박 플랫폼인 아시아요와도 손을 잡았다. 아시아요는 한국을 비롯 대만, 일본, 태국, 홍콩 등 아시아 60개 도시, 6만 개 이상의 숙소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대만 최대 공유 숙박 플랫폼(Vacation Rental Platform)이다.

야놀자의 기초체력도 강해지고 있다. 누적 예약 2000만 건 이상을 돌파하며 온라인 예약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5년 간 연평균 70% 이상의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는 이유다. 오프라인 전략도 뚜렷하다. 이미 7개의 브랜드로 국내에서만 200개 이상의 호텔 체인을 운영 중이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재연되고 있다.

기술적 측면서도 국내 최대 객실 자동화 관리 시스템 개발 및 보유를 통해 숙박 제휴점주의 운영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예약 건수 증가 등 실질적으로 수익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나아가 우리펜션 인수 등 꾸준한 인프라 확장에 매진하고 있다.

다만 야놀자는 여전히 적자의 늪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 1885억원, 영업손실 18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7.5% 성장했으나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0.9%p 개선하는데 그쳤다. 덩치는 커지고 있으나 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단순 숙박을 넘어 글로벌 플랫폼을 지향하는 야놀자 전체 로드맵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잠재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야놀자의 행보에 빛과 그림자가 혼재한 가운데, 우선은 기초체력을 다지는 한편 글로벌 전략에 속도를 내는 쪽으로 로드맵의 방향성이 정해졌다는 말이 나온다. 이번 투자유치도 마찬가지다. 야놀자는 확보한 투자금을 치열한 글로벌 여가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도적인 기술개발 및 시장확대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특히, 기존 여행 시장의 영역을 넘어 호텔 운영 자동화 등 글로벌 여가 시장의 디지털화를 위한 첨단기술의 활용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