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미국과 멕시코의 관세 협상 타결로 안전자산 수요가 줄어들어 금값도 하락했다. 미 금리 인하 기대감은 여전히 상승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8월 인도분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온스 당 1.3%(16.80달러) 상승한 1329.30달러에 마감했다. 9거래일 만의 하락 전환이다.

미국과 멕시코의 불법 이민자 관련 협상 타결로 인해 안전자산 수요가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는 미국 남쪽 국경으로 들어오는 이민자 행렬을 막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라며 “이에 월요일(10일) 부과하기로 되어있던 대 멕시코 관세는 무기한 연기됐다”라고 밝혔다.

대신 미국은 멕시코와 90일간 후속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멕시코도 이같은 합의내용에 적극 동참해 과테말라 국경에 방위군 6000명을 배치하는 등의 조처를 취했다.

다만 미국이 제안한 ‘안전한 제3국’(Safe third country)의 논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는 상황이다.

안전한 제3국은 미국 입국이 거부된 난민들이 멕시코에서 난민 지위 신청을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다. 미국은 불법 이민자를 줄이지 않으면 안전한 제3국 요구를 반복하겠다는 입장이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무장관은 대통령 회동 정례회의에서 “일단 시간을 두고 우리의 조처가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자”면서 “45일 뒤 제3국 논의를 하자”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보도했다.

달러강세도 금값 하락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 가치를 나타내주는 ICE 달러지수는 전일 대비 0.2% 상승한 96.762를 기록했다.

금은 달러화로 거래되며, 미국 달러 역시 안전자산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 금 수요가 감소해 금값은 내려갈 수 있다.

조지 게로 RBC 자산 운용 전무이사는 “금값은 단기적으로 온스 당 1315달러에서 1350달러 밴드 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분석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미 기준금리 시사는 여전히 금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무역분쟁 상황의 변화가 미국 경제 전망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라며 “경기 확장이 유지될 수 있는 적절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시장은 올해 금리인하가 약 2차례까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적어도 1차례 인하는 빠르면 7월 중에 거의 확실히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존 힐 BMO 금리 전략가는 “미국이 7월에 금리를 0.25% 인하할 가능성은 약 95%”라고 분석했다.

한편, 금의 자매금속이자 산업용 금속이며 안전자산인 은(silver) 7월물 가격은 2.6% 하락한 온스당 14.639달러를 기록했다. 구리 7월물 가격은 1.3% 상승한 파운드 당 2.662달러를 기록했다.

백금 7월물도 0.1% 떨어진 온스 당 805.20달러 기록했다. 휘발유엔진 차량 배기가스 정화장치 촉매제로 쓰이는 팔라듐 9월물은 2.3% 상승한 온스 당 1386.80달러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