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연장 불확실성 고조와 미-중 무역분쟁 지속 영향으로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4%(0.73달러) 하락한 배럴 당 53.26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8월 인도분도 1.6%(1달러) 상승한 62.29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 하락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연장 불확실성에 영향을 받았다.

OPEC은 사실상 감산 연장에 합의한 분위기지만, 러시아는 아직 동의 의견을 내는 데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다.

칼리드 알 팔리흐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러시아는 감산 연장을 결정하지 않은 유일한 석유 수출국”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도 감산 연장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감산 지속으로 러시아 원유 시장 점유율이 미국에게 빼앗길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CNBC는 보도했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여전히 너무 많은 원유가 생산되고 있어 가격이 빠르게 내려갈 위험이 있다”라며 감산이 지속되지 않을 경우 유가는 배럴 당 30달러대 까지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영향 등으로 OPEC과 비OPEC의 회동하는 감산합의 회의는 기존 6월 말에서 오는 7월 2일~4일로 연장됐다.

이는 감산합의 외의 OPEC의 생산량 축소도 상쇄한 분위기다. 이란 제재 강화를 고려하면 의외라는 평가다.

지난달 OPEC의 원유 생산량은 전월보다 일일 17만 배럴 감소한 일일 3억309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S&P 글로벌 플랫츠는 보도했다. 지난 2015년 2월 이후 최저치다.

한편, 미-중 무역분쟁 지속은 여전히 세계 원유 수요 위축 요인이 돼 유가 하락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짐 리터부시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 대표는 보고서를 통해 “미-중국 관세 갈등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올해와 내년에 걸쳐 원유 수요의 하향 조정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유가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도 미국, 중국, 인도, 브라질의 GDP 성장 전망을 하향하면서 “이번 개정은 일일 130만 배럴의 석유 수요전망에서 일일 30만 배럴이 감소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