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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모두·인터파크 굴욕 안긴 ‘스카이스캐너’ 모기업 ‘씨트립’ 어떤 기업?세계 2위 여행업체로 성장한 중국의 스타트업
   
▲ 씨트립그룹의 주요 업체들. 출처= 트립닷컴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2010년대 초만 해도 우리나라의 해외여행객들이 여행비용을 절약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거의 ‘정해져’ 있었다. 패키지 여행상품은 업계 점유율 1·2위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둘 중 한곳에서 그리고 항공권은 인터파크투어에서 구매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국내 여행업계에서 3대 업체의 절대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힘의 균형은 점점 깨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3대 업체는 외국계 여행기업 자회사와의 신경전에서 완패하며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중국계 여행기업 ‘씨트립’이 있다.

스카이스캐너에 완패한 3대 업체 

201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소위 ‘해외여행 좀 다닌다’는 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끈 사이트와 스마트폰 앱이 있었다. 바로 글로벌 항공권 가격비교 플랫폼 스카이스캐너였다. 전 세계 수많은 항공사, 여행사와 제휴를 맺고 있는 스카이스캐너는 가장 저렴한 항공권을 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여행 마니아들에게 각광을 받았다. 

지난 1월 스카이스캐너는 한국 서비스의 여행사 중개 수수료를 종전 1.3%에서 1.7%로 인상했다. 여기에서 중개 수수료는 스카이스캐너를 통해 고객이 구매한 각 여행사의 상품 판매액에 대해 스카이스캐너가 취하는 수수료를 의미한다. 여기에 국내 여행 3대 기업인 하나투어, 모두투어 그리고 인터파크투어는 스카이스캐너 입점 보이콧(거부)을 선언하며 자사의 상품들을 일제히 철수시켰다. 그러나 보이콧을 선언한지 두 달이 채 안 된 시점인 3월 초 세 업체는 나란히 스카이스캐너의 인상된 중개 수수료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재입점한다. 흥미로운 점은 스카이스캐너 측은 3대 업체의 보이콧에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스카이스캐너 자체가 가진 경쟁력의 자신감과 더불어 스카이스캐너의 모기업이자 세계 2위 온라인 여행사인 중국 씨트립(Ctrip) 그룹의 영향력이 직간접적으로 작용했다.

세계를 집어삼킨 중국의 스타트업

중국 온라인 여행사인 씨에청(携程)에서 시작된 씨트립은 1999년에 자사의 웹사이트를 열고 여행상품 온라인 판매 서비스 운영을 시작했다. 해외 대형 여행업체들의 중국 내 사업 운영과 아운바운드(해외여행 상품) 라이센스를 철저하게 규제하는 중국 정부의 ‘보호’아래 씨트립은 자국 온라인 여행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할 정도로 성장했고 2003년에는 미국 나스닥에도 상장된다. 이후 홍콩 여행사 윙온트래블(Wing On Travel)에 지분을 투자하고(2010년), 중국 2위 온라인 여행사 취날(Qunar)을 합병(2015년)하면서 세력을 계속 키운다. 2014년에는 한국 지사를 세우고 우리나라 여행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2015년에는 씨트립의 ‘신의 한 수’로 회자되는 큰 거래가 이뤄진다. 씨트립은 14억파운드(약 2조1104억원)라는 막대한 자본을 들여서 영국 에든버러에 본사를 둔 여행검색 엔진 서비스 업체인 스카이스캐너(Skyscanner)를 인수한다. 씨트립이 스카이스캐너를 인수할 당시에 파이낸셜타임스 등 영국 현지의 주요 경제 매체들은 ‘도박’이라는 표현으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 출처= 씨트립그룹

씨트립은 스카이스캐너의 운영에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는 것 외에 경영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절대로 관여하지 않는 방법으로 서로가 합쳐진 시너지를 구현했다. 이에 스카이스캐너의 2016년 이후 매출은 씨트립에 인수되기 이전보다 30% 이상 늘어났고, 같은 기간 씨트립의 매출도 16억달러(1조 8992억원)에서 28억달러(약 3조3236억원)까지 치솟는다. 스카이스캐너와 씨트립이 보여준 시너지에 대해 씨트립의 최고경영자 제인 쑨(Jane Sun)은 “(지금까지의 성과는) 시작에 불과하다”라면서 향후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2017년 기준 씨트립의 글로벌 회원 수는 약 3억명 그리고 연간 매출규모는 41억달러(약 4조5000억원)에 이른다.  

한국 시장 경쟁판도 흔들다 

씨트립은 글로벌 서비스의 브랜드를 ‘트립닷컴’으로 바꾸고 해외 여행시장 확장의 의지를 돼새긴다. 리브랜딩 이후 씨트립은 세계시장 진출과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트립닷컴 다국어 웹사이트를 선보였다. 현재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등 총 전 세계 21개국 18개국어로 서비스되는 웹사이트·모바일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2014년에 세운 한국 사무소 운영을 기반으로 시장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 그리고 마블의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잘 알려진 헐리웃의 연기파 여배우 틸다 스윈튼을 앞세운 TV, 온라인 영상 광고를 공개함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 헐리웃 여배우 틸다 스윈튼이 출연한 트립닷컴 한국 광고. 출처= 트립닷컴

막대한 자본 그리고 해외시장에 특화된 플랫폼들을 앞세운 씨트립 계열 여행업체들의 입지 확장은 앞으로 국내 여행업계의 판도를 계속 흔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 우리나라 주요 여행업체들은 지난 십수년간 거의 독점에 가까운 국내 시장 입지로 많은 혜택을 누려왔다”면서 “그러나 2010년 중반을 기점으로 나타난 수많은 중소 스타트업의 도전 그리고 중국의 씨트립과 미국의 익스피디아 계열 등 해외 여행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입으로 상위 업체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  pjh5701@econovill.com  |  승인 2019.06.11  07: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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