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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패권 경쟁, 화웨이 사태로 양분된 세계러시아, 화웨이와 손잡아 - 인터넷 ‘철의 장막’ 시대 재현 되나
   
▲ 번개처럼 빠른 5G 네트워크는 우리를 더욱 가깝게 만들 것으로 예측됐지만, 화웨이로 촉발된 분열로 5G가 우리를 더 갈라놓고 있다.   출처= electronics.com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인터넷 기술을 다소 얕잡아 보곤 했다.

그들은 기술적으로도 뒤쳐져 보였고, 정부 당국의 검열과 간섭으로 실리콘 밸리와는 경쟁할 수 없는, 형편없는 모방 수준에 불과하다고 간주했다.

그러나 중국 토종 기술 거인들의 성공은 미국의 이러한 콧대 높은 태도를 잠재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리고 지난 주에 그 진정한 차이를 나타내는 선이 그려졌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제 차세대 인터넷 기술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고, 이번에 뒤처질 위험에 처한 것은 미국이다.

이 분열의 핵심에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 회사이자 5G 네트워킹 분야의 부동의 선두주자인 중국 회사 화웨이가 있다. 미국은 미국내 모든 5G 네트워크에 화웨이가 관여하는 것을 금지했으며,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장비 회사들에 반드시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부품 사업에서도 화웨이를 배제하겠다고 위협했다.

미국은 또 중국이 민감한 데이터 인프라를 스파이 활동에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동맹국들에게도 5G 네트워크에 화웨이 장비 사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것을 촉구해 왔다. 이에 대해 화웨이는 자사 제품 중 어느 것도 어느 나라의 국가 안보를 해치지 않는다며 미국의 주장을 거듭 부인했다.

미국의 일부 도시들이 5G 기술을 선보이기 시작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화웨이 장비 채택의 금지로 전국적인 5G 기술 보급이 지연돼 중국보다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지금까지는 기술 경쟁자로 간주되지 않았던 러시아조차도 앞으로 나아갈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미국 밖에서는, 화웨이로부터 장비를 구매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정치적인 리트머스 시험처럼 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것은 분명, 인터넷 세상의 분열을 악화시키고, 우리가 그동안 진정으로 개방된 세상이라고 생각했던 월드와이드 웹의 종말을 재촉하는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세계가 인터넷과 통신기술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시점에서, 미국의 주장에 밀려 화웨이를 기피하기로 선택한 나라들도 함께 뒤처질 위험에 처해 있다고 CNN이 심층 보도했다.

   
▲ 출처= CNN 캡처

화웨이 딜레마

화웨이는 지난주 러시아 최대 통신사업자 MTS와 내년 안에 5G 이동통신 기술을 개발하고 5G 네트워크 구축을 시작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중국이 5G 상용 라이선스의 해외 시장 첫 승인에 따른 것으로, 관영 매체의 표현대로 '통신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것이다. 그동안 전 세계 30개국에서 45개 이상의 5G 상용 계약을 체결한 화웨이는 이를 계기로 앞으로 해외 시장에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하지만 화웨이가 차지할 몫은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다. 핀란드의 노키아는 지난 두 달 동안 12건의 5G 신규 계약을 체결했지만, 화웨이는 같은 기간 동안 3건 밖에 체결하지 못했다. 화웨이가 5G 시장에서 세계 1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가격 면에서도 경쟁업체들보다 훨씬 저렴한데도 불구하고.

선전(深圳)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어느 날 회사가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의 최전선에 서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회사 최고경영진 한 명은 미국의 고발로 캐나다에 억류되어 있고, 회사의 비즈니스는 미국 시장에서 완전 차단되어 있으며, 미국은 동맹국들에게도 같은 조치를 취하도록 압력을 높이고 있다.

전세계 각국이 5G 네트워크 개발에 서로 앞서 나가기 위해 앞다퉈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5G 네트워크는 더 빠른 속도, 더 빠른 연결, 더 빠른 클라우드 액세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자동차와 스마트 시티와 같은 기술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그런 세계가 지금 양분되고 있는 것이다.

한 쪽에는 화웨이와 아무런 문제가 없는 중국의 우방국들이 있다. 러시아는 그 중 가장 최근 본보기이다. 다른 한쪽에는 미국과 가까운 일련의 동맹국들이 있다. 이들 국가들도 화웨이 배제를 약속했다.

그러나, 그 중간에 아직 많은 나라들이 남아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전통적으로 중국보다 미국과 더 가깝지만, 화웨이를 배제하는 경우 5G 네트워크 구축이 지연되고 비용이 더 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분명한 건, 미국은 이미 5G에서 중국에 뒤지고 있으며 시장 리더를 막는다고 해서 그 격차를 줄이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을 바로 따라잡을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언젠가는 중국을 추월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다.

많은 시장 관찰자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정부가 자국 기업들에게 어느 한 편을 선택하도록 강요하고 중국과 미국 사이에 차세대 인터넷 분리가 고착화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일개 통신회사가 네트워크 장비를 제공하느냐 못하느냐 이상의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 애널리스트인 팀 컬판은 최근 "상호 배타적인 기술적 영역을 갖는다는 것은 단지 공급 체인들이 각기 다른 대륙에서 서로를 비춰보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전세계 모든 나라들에게, 모든 사업과 투자 결정이 정치적 결정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썼다.

   
▲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이미, “세계가 중국이 주도하는 인터넷과 미국이 주도하는 비중국 인터넷으로 분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출처= Foreign Policy

스플린터넷(Splinternet - 비용, 속도, 플랫폼, 정치적 목적 등에 따라 갈라져 분리된 인터넷)

기술과 표준이 국경을 넘나들며 세계화된 방식으로 발전해 온, 개방적이고 공유된 플랫폼으로서의 인터넷 비전은 언제나 실제 현실의 등대 역할을 해 왔다. 국제거버넌스혁신센터(Center for International Governance Innovation, CIGI)의 보고서 저자들이 최근 언급했듯이, 개방형 웹은 "자발적 프로토콜에 의해서만 행동이 제약되는 다양한 민간 및 공공 행위자들이 주도하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표준 및 데이터베이스의 취약하고 불안정한 구조"다.

이번 사태로 그 취약성은 더욱 분명해졌다. 중국의 주도로 점점 더 많은 나라들이 개방 인터넷의 원칙에 반기를 들고 중국식 사이버 주권을 표방함으로써, 인터넷 국경을 단단히 지키고 자국 기술 회사를 보호하며 국제 경쟁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데이터를 현지에 보관하게 해 국내 보안에 이용할 수 있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중국식 검열과 감시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세계 인터넷 자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온라인 언어와 조직에 대한 국제적 보호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이미, “세계가 중국이 주도하는 인터넷과 미국이 주도하는 비중국 인터넷으로 분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경향은 중국 정부가 오랫동안, 국가가 엄격하게 통제할 수 있는 인터넷을 구축하려는 나라들에게 자국의 기술과 전문 지식을 기꺼이 수출해 오며 이를 주도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도 한때는 자유롭고 개방적으로 운영해 왔던 인터넷을 폐쇄 체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이제 화웨이 제재를 전면적으로 착수한 미국이 그 분열을 가속화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벌이는 전쟁은 어느 특정 회사가 특정 지역의 5G 네트워크를 구축하느냐, 혹은 인터넷이 얼마나 국가에 의해 검열되고 있느냐 하는 차원 이상의 충격을 가져올 것이다. 인터넷 세상이 두 개 이상의 영역으로 분리되면 완전히 다른 표준과 규제가 생겨나(이것은 안드로이드와 iOS 구분보다 훨씬 더 극단적이다) 국제 통신과 시스템 간 이동이 더 어려워질 것이다.

번개처럼 빠른 5G 네트워크는 우리를 더욱 가깝게 만들 것으로 예측됐었다. 그러나 화웨이로 촉발된 분열로 5G가 우리를 더 갈라놓고 있다.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9.06.10  14: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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