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이번 OO사의 위기관리를 보면 대부분 반응이 좋더군요. 제가 봐도 그 회사가 재빠르게 기자회견도 하고, 열심히 커뮤니케이션도 하고 좀 뭔가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전문가들이 볼 때에도 이번 위기관리를 잘 했다고 보시지 않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최근 들어 기업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전반적으로 개선되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 인정하는 것 같습니다. 워낙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 환경이 대세가 되다 보니 기업 스스로 여론에 대한 민감성이나 대응 속도 측면에서 예전과는 다른 변화를 여럿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는 오히려 기업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상 여론 반응에만 너무 몰두해 있어서, 과잉 반응이나 반사적 대응을 한다는 것이 문제될 정도입니다. 더구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반응’을 해야 한다고 믿고 부실한 실행을 반복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 OO사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적절했고, 적당했다고 보여집니다. 그렇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는 상당수 기업에서 많은 성장이 있었고, 그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도 공중의 이해가 이전보다 훨씬 높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보다 개선 강화해야 할 핵심 부분은 상황관리 체계에 대한 평소 노력과 투자입니다. 이와 함께 금번 발생한 위기와 같은 유사 위기에 대한 기업 차원의 재발방지 노력이 가시적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실질적 플랜이 중요합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싸다’는 말이 있습니다. 예산 측면에서 볼 때 상대적으로 저렴한 위기관리 분야라는 의미입니다. 반면 실제 상황 발생을 경계해 억제 방지하고, 발생된 상황을 관리해 내고, 재발하지 않도록 지속 관리하는 제반 위기관리 활동은 비쌉니다. 계속해서 예산을 쏟아 부어야만 목적 달성이 겨우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최근 기업 위기관리 형태를 보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주로 집중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기업이 평소 홍보에 집중하듯 위기 시에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얼마나 멋지게 잘 하는가에 주된 관심이 있다는 것입니다. 기자회견도 잘하고 사과문도 멋지게 씁니다. 고객 상담전화도 열심히 하지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서도 낮은 자세로 여러 공중과 인간적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위기 시 언론과의 인터뷰도 핵심 메시지를 잘 잡아 합니다. 관계 기관과의 지속적 협조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추가 상황 변화를 막아 내기도 합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는 잘 해내는 기업들이 이렇게 늘었습니다.

앞으로는 이에 더해 위기 상황 관리를 위한 실질적 체계와 개선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위기관리는 예산으로 한다는 말처럼 제대로 된 예산확보와 투자로 상황관리 체계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노력을 통해 유사 위기 재발을 방지하고, 재발하더라도 상황을 관리해 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제대로 한 것으로 보이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거짓말쟁이 양치기’의 것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실질적 개선을 위한 투자는 필요합니다. 같은 위기가 반복되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효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반감됩니다. 말로만 천냥 빚을 갚아 나가는 것도 한 두 번입니다. 매번 말로만 무언가를 해내려 하는 기업은 위기관리를 제대로 하는 곳이 아닙니다. 무언가는 보여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