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필터 제조와 제약바이오 부문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젬벡스의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용 신약 후보물질 ‘GV1001’이 글로벌 파이프라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 젬백스가 개발 중인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 'GV1001'이 글로벌 파이프라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젬백스 파이프라인. 출처=젬백스

DS투자증권은 10일 “젬백스는 중증도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 모집을 끝냈으며, 올해 4분기 임상결과 발표를 앞둔 기업이다”면서 “국내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임상 2상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았으며, 하반기 미국에서 중증 치매 임상 2상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글로벌에서 기대를 받는 알츠하이머 파이프라인이 나올 수 있다고 풀이된다. 오병용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증치매도 아닌 중등도 치매 2상에서 우수한 개선이 확인된다면 그야말로 대박의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GV1001은 새로운 기전을 나타내는 치매 치료제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솔라네주맙’, 머크의 ‘베루베세스타트’, 바이오젠 ‘아두카두맙’ 등은 임상 2상에서 치매 개선에 성공해 3상으로 넘어갔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들은 아밀로이드 베타‧타우 단백질을 타겟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였다.

임상 실패에 따라 아밀로이드 베타‧타우 단백질 축적설이 위축되면서 치매 원인이 노화 등 다른 요인에 영향을 받아 발생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오병용 애널리스트는 “GV1001과 같은 새로운 기전의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시기다”고 분석했다.

GV1001은 앞서 췌장암 치료제로 한국에서 22호 신약으로 허가를 받은 물질이다. 이는 텔로머라제에서 유래한 펩타이드로 세포노화의 이유인 텔로미어가 줄어드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GV1001이 치매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은 2014년 국제학술지 ‘노화 신경생물학(Neurobiology of Aging)’과 2016년 ‘신경독성학(Neurotoxicology)’에 각각 등재됐다. 오 애널리스트는 “이미 주요 국가에 특허도 등록돼 있다”면서 “임상 책임자인 한양대병원 신경과 고성호 교수 연구팀은 GV1001의 최신 연구결과를 토대로 네이쳐(Nature)급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매 치료제 임상은 대개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GV1001 임상 2상은 중등도 환자가 대상이다. 오 애널리스트는 “전세계 500여개 치매 임상 중에도 환자군을 중증군으로 하는 임상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젬벡스가 효능을 자신하고 있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상 성공을 낙관할 근거로는 두 가지가 제시됐다. GV1001이 한국 22호 신약으로 이미 허가된 약이라는 점과 임상 2상 참여 환자가 지속해서 해당 신약 후보물질을 투약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 애널리스트는 “GV1001은 최소한 안정성만큼은 검증이 된 신약이다. 이는 알츠하이머 임상에서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신약 임상 실패원인 중 절반이 부작용이다. 안정성이 입증된 만큼 성공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 중 2명은 응급임상(치료목적사용승인)을 신청해 다시 GV1001을 투약하고 있다. 응급임상은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임상 중인 의약품을 주치의의 판단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 하에 실행하는 제도다. 오 애널리스트는 “2명 환자입장에서는 치매 개선에 효과가 없었다면 굳이 허가도 안난 임상용 의약품을 재투약할 유인은 없었을 것이다”면서 “임상결과는 발표하기 전까지 알 수 없지만 위와 같은 사실들은 임상결과를 기대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