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게 잠에 들면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수면시간이 늦을 시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은 서지아, 김난희, 신철 내분비내과 교수 연구팀이 수면 시간이 늦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제2형 당뇨병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당뇨병이 없는 40세부터 69세 3689명을 약 12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습관적으로 새벽 1시 이후에 취침하는 등 수면 시작 시간이 늦으면 당뇨병이 발병할 위험이 1.3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확인했다.

65세 이상 고령이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서도 분비능력은 낮아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았던 대상군은 발병 위험도가 2~4배 더 높았다.

수면 장애와 당뇨병 발생과의 상관성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지나치게 짧거나 긴 수면시간 또는 불면증 등에 초점이 맞춰졌었다. 서지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교대근무처럼 수면 주기가 극도로 바뀐 상황이 아니라 단지 습관적으로 늦게 취침하는 사람들에서도 시간이나 질과 상관없이 제2형 당뇨병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작용이 감소하는데 보상적인 인슐린 분비 증가(인슐린 저항성 증가)가 적절히 이뤄지지 못해 나타나는 질환이다. 추적 관찰 기간 동안 늦게 잠에 든 사람은 일찍 취침한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생 기전인 인슐린 저항성이 더 많이 증가했다.

서지아 교수는 “낮은 수면을 자제하고 적당한 시간에 취침하는 것만으로도 장년층의 당뇨병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면서 “고령의 당뇨병 고위험군에서 늦게 취침하는 것은 꼭 피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질병관리본부의 지원으로 2002년부터 현재까지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서 진행 중인 한국인 유전체 역학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된 연구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수면(Sleep)’ 2019년 4월호에 게재됐다.

▲ 총콜레스테롤 변동성이 있으면 치매 발병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경묵 고대구로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출처=고대구로병원

콜레스테롤 변동성 있을 시 ‘치매’ 발병 위험 높아

총콜레스테롤(TC, Total cholesterol) 변동성이 있으면 치매 발병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은 최경묵 내분비내과 교수팀이 2008년 1월 1일부터 2015년 12월 31일까지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13만 1965명을 평균 8.4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총콜레스테롤 변동성이 있으면 치매 발병 위험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전체 대상인원 중 3722명인 2.82%에서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등을 포함한 모든 원인에 따른 치매가 발생했다. 2776명(2.10%)는 알츠하이머병, 488명(0.37%)는 혈관성 치매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이 총콜레스테롤의 변동성 정도에 따라 4그룹(Q1~Q4, VIM)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분석결과 총콜레스테롤의 평균치를 포함한 다양한 위험인자들을 보정한 상태에서 총콜레스테롤 변동성이 가장 큰 그룹(Q4)은 변동성이 가장 낮은 그룹(Q1)보다 모든 원인으로 인한 치매의 위험비가 15% 높았다.

알츠하이머병 역시 총콜레스테롤 변동성이 가장 큰 그룹(Q4)에서 변동성이 가장 낮은 그룹(Q1)보다 12%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총콜레스테롤 변동을 다양한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일치하게 나타났다.

최경묵 교수는 “변동성이 가장 낮은 그룹(Q1)보다 변동성이 큰 모든 그룹(Q2~Q4)에서 치매 위험비가 높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면서 “총콜레스테롤 변동성은 최근 심뇌혈관 질환 및 사망의 위험인자로 보고되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총콜레스테롤 변동성이 치매 발병 위험성을 높인다는 결과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 인 뉴롤로지(Frontiers in Neurology)’ 5월호에 게재됐다.

▲ PCNA(증식성세포핵항원)과 DNA의 결합 및 분리 메커니즘. 출처=기초과학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 DNA와 단백질 이별 공식 공개

염색체 복제 및 손상 복구 과정 종료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핵심 작동원리가 밝혀졌다.

기초과학연구원은 강석현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연구위원팀이 김하진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팀과 공동으로 염색체 복제가 끝나면 DNA와 결합했던 증식성세포핵항원(PCNA)가 ATAD5-RLC 단백질에 의해 분리되는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고 밝혔다.

염색체 복제는 생명체의 유지와 유전정보 전달을 위한 필수 대사과정이다. 이는 DNA 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이 DNA와 결합하는 것을 신호탄으로 시작된다.

고리 형태의 단백질인 PCNA는 바늘구멍에 실을 꿴 모양으로 DNA와 결합해 염색체를 복제하고 손상된 염색체를 복구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PCNA가 DNA와 분리되면서 염색체 복제 과정이 끝나는 것이다.

문제는 제때 분리되지 않고 계속 결합될 때다. 명경재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장 연구팀은 앞서 PCNA가 DNA에서 정상적으로 제거되지 않을 시 오히려 염색체에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암이 유발될 수 있음을 마우스 모델 실험에서 밝혔다.

연구위원 연구진은 ATAD5-RLC 단백질이 DNA와 PCNA의 분리에 관여할 것으로 가설을 세웠다. PCNA와 DNA의 결합과 분리를 추적할 수 있는 실험법과 이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단분자 형광 이미징 실험법을 고안했다.

연구진 관계자는 “ATAD5-RLC 단백질이 PCNA의 닫힌 고리를 열어 DNA로부터 분리시킴으로 염색체 복제를 종료시키는 생화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PCNA의 분리에 필요한 ATAD5-RLC의 구조 특성을 알아냈다”면서 “ATAD5-RLC 단백질이 정상적인 염색체 복제 종료 뿐 아니라 염색체 손상에 따라 변형된 PCNA도 DNA로부터 분리시켜 염색체 손상 복구 종료에도 관여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따.

이번 연구는 염색체 복제 과정 및 손상 복구 과정이 정상적으로 종료되게 해 유전 정보의 변형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밝혔다는데 의미가 있다.

명경재 단장은 “PCNA와 DNA의 결합 및 분리는 생명체의 필수 대사과정인 염색체 복제를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정보다”면서 “이번 연구가 유전 정보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6월 3일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