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중 NCM523이 올해 1분기 가장 많이 사용된 양극재로 등극했다. NCM523은 니켈, 코발트, 망간이 5대 2대 3의 비율로 들어간 양극재다. 양극재는 배터리 양극의 재료로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결정하는 소재다. 양극 활물질로도 불리기도 한다.

▲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사용량. 출처=SNE리서치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배터리 양극재 중 NCM523은 1만 6000톤으로 전년 동기 3300톤보다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성장률로 보면 388%에 이른다. 세계 양극재 시장 중 비중도 같은 기간 2018년 15.5%에서 올해 34.7%로 2배 이상의 점유율 확대를 가져왔다.

SNE리서치는 “NCM523은 주로 BYD e5 및 위안 EV, BAIC EU5, 지리 엠그란드 EC7, 로위 ei5 등 중국 순수 전기차 모델들의 판매 급증이 성장세를 이끌었다”면서 “이 모델들은 주로 NCM523이 양극재로 사용된 CATL, BYD의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고 NCM523 급성장의 이유를 설명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양극재 점유율 1위(21.1%)를 차지했던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양극재는 올해 점유율 19.9%로 NCM523에 밀려 2위에 올랐다. 사용량으로는 92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증가했다. 3위는 LFP(리튬인산철)로 사용량은 7400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24% 성장률을 보였다. 4위는 NCM622(7400톤), 5위는 NCM111(2600톤)이었다. NCM111은 전년 동기 대비 사용량이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NCA는 대부분 파나소닉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 모델3의 판매 급증에 따라 사용량이 늘었고, LFP는 중국 전기버스 판매량이 2배 가까이 급증해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NCM622는 닛산 리프, 현대 코나 EV, 재규어 아이페이스(I-Pace), 르노 ZOE, 장성기차 ORA iQ, 쉐보레 볼트 EV 등의 판매 호조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이 전기차 모델들은 LG화학, AESC, 파라시스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2018년부터 NCM523과 NCM622의 개발과 투입이 늘어나고 있는데 올해 들어서는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중심으로 NCN523이 두각을 나타내는 상황”이라면서 “NCM622도 늘고 NCM811도 본격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SK이노베이션 직원이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SK이노베이션

하이 니켈 배터리 사용 점점 늘어난다

SNE리서치가 NCM622, NCM811과 같은 니켈 비중이 이전보다 높은 양극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가장 큰 이유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번 충전에 500km이상 주행할 수 있는 3세대 전기차에는 필수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가 탑재돼야 하고,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니켈 비중이 높은 양극재가 사용돼야 한다.

하이니켈 양극재를 활용한 배터리 제작에 가장 적극적인 한국 배터리 업체는 SK이노베이션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 글로벌 탑3를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인 기술리더십을 강화해 경쟁사와 차이를 지속적으로 벌리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하이니켈 양극재인 NCM9½½를 조기에 상용화해 배터리를 제작한 후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공급키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에는 NCM622, 2018년에는 NCM811을 각각 업계 최초로 상업 적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행거리가 긴 3세대 전기차가 속속 등장할 예정인 만큼 고용량 배터리 제작에 필수인 하이 니켈 양극재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본다”면서 “배터리 제조사 뿐만 아니라 하이 니켈 양극재를 생산하는 기업도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 양극재 수요는 2017년 31만톤 규모에서 2025년 341만톤 규모로 연평균 35%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