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성공에 대해 생각할 때 반드시 실패를 염두에 두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실패는 우리의 커리어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부분이며, 성공으로 가는 길에서 반드시 포용해야 할 문제다.

실패로 인해 진행하던 일이 종료되었든, 회사에 나쁜 결정이 되었든, 그 실패로 우리의 커리어가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니다. CNN이 실패를 극복한 3명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 엔터테인먼트와 기술 분야에서 35년 동안 일하면서 존 타르노프는 7차례나 해고됐다.    출처= John Tarnoff

7번 해고당하다

존 타르노프는 할리우드에서 에이전트로, 프로듀서로, 경영진으로 수십 년을 보냈다. 35년 동안 엔터테인먼트와 기술 분야에서 일하면서 그는 7번이나 해고를 당했다.

타르노프가 처음 해고되었을 때, 그는 해고가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당시 그는 불과 30세였고 MGM 스튜디오 프로덕션에서 일하고 있었다. 회사는 새로운 임원을 영입했고 그는 회사에 더 이상 필요한 존재가 아니었다.

"한 통의 전화로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전화는 아주 편리한 문명의 이기였지요. 새 임원과 뭔가 맞지 않았습니다. 그곳에서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지요.”

타르노프는 한 달쯤 후에 새 직장을 찾았다. 그리고 그 이후로도 그는 여섯 번이나 더 해고되었다. 하지만 그는 업계를 떠나지 않았다. 타르노프는 이직은 업계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시장의 변동성에 노출되면 보다 자주 해고되지요. 관객의 취향도 변화하고, 시대를 반영하는 정신도 계속 변화하니까요. 그래서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그는 해고될 때마다 재빨리 관점을 돌리는 법을 배웠다.

“걱정 마, 괜찮아. 넌 살아남을 거야. 해고당한다고 해서 죽는 것도 아냐. 넌 더 많은 교훈을 얻을 것이고 네가 배운 실패와 교훈 덕에 더 가치 있는 전문가가 될 거야."

타르노프가 그 과정에서 배운 것 중 하나는, 그가 새 직업을 찾는데 도움이 된 것은 이력서가 아니라 그동안 그가 구축해 놓은 네트워크라는 것이다.

"항상 인맥을 충실하게 쌓아 놓아야 합니다. 직장을 옮길 때마다 이력서를 사용한 적이 없습니다. 그들은 그저 파일에 보관해 놓아야 하기 때문에 필요하니 ‘이력서를 보내 달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이력서는 들여다보지도 않았지요.”

그는 회사를 옮기지 않고 오직 한 두 곳의 회사에서 전 직장 생활을 보내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은 그의 길이 아니었다는 것도 깨달았다.

"내 운명은 탐험가가 되는 것입니다. 쉽게 지루해하는 스타일이지요.”

그는 마침내 할리우드를 떠나 1996년에 인터넷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그는 현재 새로운 직업 기회를 찾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를 대상으로 직업 코칭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책도 한 권 펴냈다. 그 책의 제목은 <베이비부머의 제2의 인생: 50세 넘어서 새로운 경력 쌓기>(Boomer Reinvention: How to Create Your Dream Career Over 50)다.

▲ 거스토(Gusto)의 공동 창업자인 도머 런던은 구글에 낙방하고 대학에 진학해 공동 창업 멤버를 만났다. 왼쪽부터 도머 런던, 조시 리브스, 에드워드 김.    출처= Gusto

구글에서 낙방하고

토머 런던은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서 6만개의 회사를 대상으로 급여, 복리후생, 인적자원 관리를 해주는 회사 거스토(Gusto)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를 공동 설립하기 전에 그는 여러 차례의 실패를 경험했다.

이스라엘에서 성장기를 보낸 런던은 10대부터 코딩을 시작했다. 그의 계획은 18세가 되어 이스라엘 군에 입대할 때 기술 부대에 입대하는 것이었다. 열심히 공부했지만, 세 번의 부대 시험에서 모두 낙방했다.

"아마도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실패였던 것 같습니다. 나는 아직 어렸고 다시는 기술 분야에 입문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나는 정말로 기술 분야의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기술 부대 시험에 낙방하고 대신 공군 전투부대에 입대해 3년간 공군으로 군 생활을 보냈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그에게 좋은 기회였다.

"돌이켜보면 내 가장 친한 친구들을 군 생활 중에 만났습니다.”

그는 나중에 콜센터 기술을 구축하는 기술회사 비즈모(Vizmo)를 창업했다. 그러나 새 회사는 예상했던 큰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자금이 바닥나 몇 년 만에 문을 닫았다. 비즈모가 실패한 뒤 구글에 입사지원서를 냈지만 면접 기회도 얻지 못했다.

하지만 런던은 구글에서 받은 낙방 통보 메일이 ‘그동안 받아 본 가장 행운의 낙방 이메일’이라고 회상한다. 구글의 면접 문턱에도 못 간 후 그는 스탠포드에 지원하기로 결심했고, 그곳에서 그는 뒷날 거스토를 공동 설립하게 될 두 명의 친구를 만났다.

"실패가 재미있다고 말하는 게 결코 아닙니다. 절대 그럴 리 없죠. 정말 속상한 일이지요. 하지만 그것이 게임의 일부라는 것을 알면 당신은 계속 발전할 수 있습니다.”

▲ 리처 푸어러(Richer Poorer)를 공동 창업한 팀 모스와 이바 폴링은 눈 앞에 보이는 이익 때문에 회사를 팔았다가 다시 사들여야 했다.   출처= Richer Poorer

잘못된 결정으로 회사를 매각

2015년 양말과 속옷 회사 리처 푸어러(Richer Poorer)의 창업자들은 온라인 신발 판매 회사 슈즈닷컴(Shoes.com)으로부터 1200만 달러(140억원)에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뜻밖의 제의를 받았다. 회사는 급성장하고 있었고 온라인 상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구축하고 있었기 때문에 괜찮은 제안으로 보였다.  

지난 2010년에 이바 폴링과 함께 이 회사를 설립한 팀 모스는 "그들이 모든 서류를 다 준비해 가지고 와서” 인수를 제안했으므로 인수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결혼은 오래가지 못했다. 모스는 회사가 인수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슈즈닷컴이 재정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는 소문을 듣기 시작했다.

“슈즈닷컴이 새로 영입한 사장은 우리의 멘토이자 친구 같은 사람이었는데, 그가 우리에게 와서 회사 사정이 좋지 않으며 수천만 달러의 자금이 소진되었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모스와 폴링은 그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숙고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다른 두 명(현재리처 푸어러의 이사)과 함께 2016년에 800만 달러에 회사를 다시 사들였다.

"우리가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직원들이었습니다. 그들의 어머니와 아버지, 가족들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그것이 우리의 첫 번째 사명이었습니다. ‘집이 다 타버리기 전에 어떻게 그들을 구할 수 있을까?’만 생각했습니다.”

모스는 1년 전에 1200만 달러에 회사를 판 것이 괜찮은 가격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그것은 회사에 옳은 결정이 아니었다.

"우리는 겉 보기에 너무 좋으면 그것은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대개가 그렇더군요. 당신의 사업을 당신 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다는 것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