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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석의 창업의 비밀] 라스트마일 전쟁
   

현대차는 올 하반기에 전동 킥보드를 활용한 차량 공유서비스 'ZET'를 론칭한다. 그동안 대전 KAIST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험적으로 도입한 후 본격적인 1인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설명이다.

한편 택시업계와의 충돌로 연일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 공유자동차 ‘타다’는 업계의 불타는 반발에도 정면으로 승부하고 있다. 게다가 여론을 등에 업고 정부의 어정쩡한 태도까지 물고 늘어지면서까지 끈질기게 버티고 있다. 다른 비즈니스모델 같으면 이미 손들고 말았을 것 같은데 왜 이토록 집착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가까운 미래에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기 전 모빌리티서비스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 때문이다.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면 지금처럼 자동차를 소유하기는 어렵고 대부분 이용, 소위 공유해 사용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의 모빌리티서비스 론칭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특히 눈여겨 볼 대목은 현대차가 덩치 큰 자동차 제조를 재껴두고 왜 조막만한 전동 킥보드에 관심을 갖는가 하는 점이다.

그것은 다름아닌 모빌리티서비스 중 ‘라스트마일(last mile)’서비스에 ‘일단’ 방점이 찍혀있다. 중국의 라스트 마일용 배터리 공유업체 '임모터'(Immotor)와 제휴한 걸 보면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 현대차는 미국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 '미고'(Migo), 호주의 차량공유 업체 '카넥스트도어'(Car Next Door) 등과 제휴하고 인도 차량 호출 서비스업체 '올라'(Ola)에 3억달러를 투자했다. 이 얘기는 지금은 비록 라스트마일 서비스에 한시적으로 관심을 갖지만 시장의 합의가 이루어지면 결국은 FMLM 즉, 퍼스트마일에서 라스트마일까지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을 평정하려는 계획인 것이다. 즉 자동차 제조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다.

사실 현대차가 추진중인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프로젝트는 이미 진행돼 왔다. 독일의 Hiriko는 2013년, 철도고객의 라스트마일을 지원하기 위해 접이식 도시형 전기자동차를 배치했고, 포드 자동차는 2015년, 외발 자전거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흐름이라는 뜻이다.

이제 라스트마일에 대해 좀더 들어가 보자. 라스트마일은 ‘사형수가 집행장으로 걸어가는마지막 길’을 뜻 한다. 또한 이 용어는 통신분야 즉, 전화국이나 방송사에서부터 시작된 전송망이 각 가정의 전화기 혹은 TV수상기까지 이어지는 최종구간을 뜻하는 말로도 사용된다. 산업계에서는 라스트마일이 공급망관리의 한축으로 사용되는데 ‘물류의 마지막 거점에서 최종 소비자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최종구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택배기사가 하는 일을 보면 라스트마일에 대한 이해가 보다 쉬울 것 같다. 택배기사는 일단 집화장에서 서브터미널-> 허브터미널-> 서브터미널을 거쳐 고객에 배송하는 5단계를 거친다. 라스트마일은 바로 마지막 단계 즉, 서브터미널에서 고객까지의 구간을 말한다.

그렇다면 왜 기업들은 라스트마일에 이토록 관심을 가질까? 그것은 크게 세가지 측면이다. 첫째는 지구 환경문제다. 모빌리티서비스로만 보면 만일 라스트마일을 자동차나 마을버스에서 전동킥보드나 자전거로 대체할 경우, 탄소배출량은 최고 2/3까지 줄일 수 있다.

둘째, 기업의 생산성 문제다. 공급망에서 마지막 단계의 혼잡비용과 안전문제, 그리고 고객 컴플레인 방어비용 등을 감안하면 총 비용의 최대 28%를 차지하기 때문에 라스트마일에 대한 혁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고객 대응력이 향상되면 기회비용이 감소하고 재고가 줄어들며 수급 예측의 정확도가 높아져서 전반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고객의 편익에 대한 욕구다. 소비자들은 제때, 보다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 옵션을 원하고 다른 업체와 비교열위일 경우, 쉽게 옮겨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관도둑, 방치로 인한 손상, 반복 방문 등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고객이 원하는 방법으로 배송을 해주지 않으면 84%의 고객이 다른 브랜드를 선택한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통해 리드타임을 최소화해야 하는 절대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다. 물류에서 리드타임은 상품을 주문하고 납품될 때까지의 시간과 기간을 의미한다. 즉, 비용은 최소화하되, 투명성 확보, 효율성 증대, 마찰없는 배달 및 인프라 개선 등이 절실하다.

이를 위하여 미국의 Amazon이나 중국의 Alibaba 같은 소매업체들은 온라인으로 구매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무인 항공기를 배치하고, 특히 아마존은 패키지를 통합하는 방법으로 일부 도시에는 사물함을 설치하기도 한다.

한편 통신.방송사업자 역시 아무리 강력한 콘텐츠를 가졌다하더라도 라스트 마일을 스마트하게 관리하지 못하면 사업주도권을 갖기가 어렵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거주지에서 TV를 수신하는 공시청 안테나망(Master Antenna)의 중요성을 깨닫고, 그동안 공시청 안테나망을 유지·보수해온 케이블TV 사업자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라스트마일 서비스에 활용되는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규모만해도 2030년 26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고, 국내 바이크 시장도 불과 3~4년 후면 20만 대 규모로 커질 전망을 내 놓고 있다.

사실 라스트마일에 대한 문제는 도보로는 부담스러운 저밀도 주택 지역에서 특히 필요한 서비스 모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보다는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더욱 필요한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지역을 막론하고 라스트마일은 스마트 모빌리티, 물류, 방송.통신는 물론이고 최종소비자와 접점을 이루는 다양한 업종에서 새로운 라스트마일 서비스모델이 필연적으로 요구될 것이다. 업종을 불문하고 ‘라스트마일’에 대한 서비스모델 개발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형석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장·경영학 박사  |  leebangin@gmail.com  |  승인 2019.06.05  16: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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