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애플의 콘텐츠 허브 역할을 18년동안 담당한 아이튠즈가 역사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된 공식 발표가 WWDC 2019를 통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애플의 콘텐츠 전략 다변화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가디언 및 씨넷 등 주요 외신은 2일 애플이 아이튠즈 폐지를 통해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으로 변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아이튠즈를 폐쇄할 것이라는 루머는 수 년전부터 업계를 통해 제기된 바 있으나 아직 실천에 옮겨진 적은 없다. 그러나 최근 애플의 달라진 콘텐츠 전략 등 변화를 위한 무대가 완벽하게 모습을 드러냄에 따라, 아이튠즈 폐쇄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아이튠즈는 스티브 잡스 시절 맥월드를 통해 소개된 후 오랫동안 애플 이용자들의 콘텐츠 허브 역할을 담당했다. 초반에는 특정 콘텐츠를 애플의 기기에 지원하는 방향이었으나 조금씩 외연을 확장해 동기화 등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글로벌 스트리밍 업계의 트렌드를 선도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아이튠즈는 글로벌 콘텐츠 스트리밍 트렌드를 선도했지만, 지금의 방식으로는 그 이상의 가치를 구현하기 어렵다는 애플 내부의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이튠즈는 스트리밍 플랫폼 전성시대를 상징하는 핵심이지만,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으로 플랫폼 인프라를 옮겨오며 애플의 하드웨어 중심의 로드맵을 상징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애플 특유의 전략이 영향을 미쳤다. 애플은 아이폰 등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 사용자 경험을 탑재해 큰 인기를 끌었으나 핵심은 하드웨어이 있고, 수익도 하드웨어를 통해 주로 창출되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으로 로드맵의 중심을 이동시키려는 애플은 아이튠즈를 폐지하는 초강수를 통해 하드웨어 중심의 기본 로드맵을 완전히 바꾸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애플의 이러한 행보는 최근 콘텐츠 전략 다각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애플은 최근 애플TV 플러스 및 다양한 콘텐츠 전략을 가동하며 소위 매출 다각화 로드맵을 추구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4년만에 새로운 아이팟 출시에 나서며 증강현실 및 스트리밍 콘텐츠를 제대로 담아낼 수 있는 전략도 고심하고 있다.
애플은 시간이 걸릴 수 있으나 소프트웨어를 ‘양념’으로 삼아 하드웨어라는 ‘그릇’을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기존 비즈니스 전략을 바꾸며, 이제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전략을 차용하는 한편 아이튠즈 이상의 스트리밍 로드맵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분위기다. 그 중심에 아이튠즈 폐지를 통한 콘텐츠 매출 다각화 전술이 가동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