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애널리스트는 식물성 고기 시장은 향후 15년 내에 1000억 달러가 넘을 것이며, 비욘드미트야말로 진정한 ‘시장 파괴자이자 혁신 기업’이라고 말했다.  출처= Plant Based New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올들어 기업 공개에 뛰어든 기술 유니콘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우버나 리프트 같은 A급 브랜드(?)들이 완두콩으로 가짜 고기를 만드는 회사에 의해 가려질 것이라고 예상한 투자자는 거의 없었다.

홀푸드(Whole Foods)나 TGI 프라이데이(T.G.I. Friday’s)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나 간혹 볼 수 있는 식물성 고기를 만드는 비욘드미트는 지난 2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첫 거래 가격이 공모가에서 250%나 급등했다. 비욘드미트의 열풍은 5월 들어 미국 주식 시장을 뒤덮고 있는 난기류 때문에 더욱 두드러졌다. 이에 비해 올 초부터 가장 관심을 모았던 두 회사는 상장 이후 수십억 달러의 평가액을 잃었다. 우버 주식은 5월 10일 데뷔 이후 12% 가까이 하락했고, 리프트는 3월 29일 이후 22% 하락했다.

이제, 시장에 선 보인지 거의 한 달이 지난 지금, 비욘드미트의 기업 가치는 50억 달러(6조원)로 평가되고 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이것이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JP 모건체이스(JPMorgan Chase)의 켄 골드먼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 투자자들에게 보낸 노트에서 "식물성 고기 시장은 향후 15년 내에 1000억 달러를 넘을 것이며 비욘드미트는 적어도 5%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만한 진정한 ‘시장 파괴자이자 혁신 기업’이라고 말했다.

비욘드미트가 IPO를 앞두고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채식주의자이자 워싱턴 토박이인 에단 브라운이 20090년 설립한 비욘드미트는 "동물 고기와 구별할 수 없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회사다. 그러나 회사측은 회사의 진짜 목표는 단순히 믿을 수 있는 고기 대체품을 만드는 것 이상의 것이라고 말한다. 비욘드미트는 회사가 1조 4000억 달러 규모의 육류 산업에서 환경과 인류 건강을 위한 윤리적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밝혔다.

비록 가짜 고기에 대한 대중 시장의 수요가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회의론자들도 있지만, 전반적인 전망은 낙관적이다. 바클레이스 은행은 대체 고기가 전세계 단백질 시장의 10퍼센트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조사 및 컨설팅 업체인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유럽은 2017년 전세계 식물성 육류 판매의 40%를 차지해 강한 수요를 보였다.

▲ 2016년 10월 51개 홀푸드 매장 육류 코너에서 첫 선을 보인 비욘드 버거는 오늘날 미국과 캐나다 전역의 식품 매장 3만 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출처= Veganstrategist.org

비욘드미트가 SEC에 제출한 서류에는 "식물성 기반 고기를 먹는다면, 소비자들은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고기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더 먹을 수 있고, 동시에 인유의 건강, 기후 변화, 자원 보존, 동물 복지와 관련된 많은 우려를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써 있다.

"우리의 획기적인 혁신과 제품의 성공은, 평소에 동물 고기를 즐겨 먹던 소비자들에게도 아무 부담없이 어필할 것입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맥도날드와의 제휴는 비욘드미트에게 새로운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맥도날드의 스티브 이스터브룩 최고경영자(CEO)는 29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매장에 채식 버거 메뉴를 포함시킬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미 유럽에서 대체 고기 햄버거를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터브룩 CEO의 언급이 있던 이 날 비욘드미트의 주가는 13.4% 상승하며 97.50달러에 마감했다.

제프리 증권(Jefferies)의 애널리스트들은 “비욘드미트가 맥도날드와 제휴하기 위한 좋은 위치에 있으며 그 거래가 이루어지면 주가가 30%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JP모건 체이스의 골드먼 애널리스트도 올해 말까지는 비욘드미트와 맥도날드의 계약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맥도날드의 전 CEO인 돈 톰슨이 비욘드미트의 이사회에 포함되어 있음을 주목했다.

주로 완두 단백질로 만들어진 식물성 기반 버거인 비욘드 버거(Beyond Burger)는 2016년 10월 51개 홀푸드 매장 육류 코너에서 첫 선을 보였다. 오늘날 비욘드 버거는 미국과 캐나다 전역의 식품 매장 3만 곳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제품 라인업도 간 쇠고기와 비슷한 ‘크럼블’과 소시지까지 늘어났다. 조만간 유럽 3개 유통업체와도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네덜란드 육가공회사 잔드버그(Zandbergen)와 협력해 2020년 초까지 네덜란드에 생산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지난해 비욘드미트의 매출은 약 8800만 달러(1050억원)로 2017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현재 IPO를 통해 조달된 2억 4천만 달러의 자금은 제조, 연구, 마케팅을 강화하는 데 사용될 계획이다. 회사는 또 대체 우유(nondairy milk) 사업에서도 대체 고기만큼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다. 아몬드, 콩, 귀리 등으로 만드는 대체 우유 시장은 지난 5년 동안 61% 성장하며 전체 우유 시장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대체 우유 시장 규모는 2017년에 20억 달러(2조 4000억원)를 넘었다.

▲ 애널리스트들은 “비욘드미트가 맥도날드와 제휴가 성사되면 주가가 30%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한다.   출처= MarketWatch

비욘드미트는 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식물 기반 우유 산업의 성공은 이전의 우유 대체품들 보다 더 맛이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전략에 바탕을 두고 있다"며 "우리는 식물성 고기에도 같은 전략을 적용함으로써 27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육류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체 육류 시장은 최근 들어 경쟁이 부쩍 심해졌다. 버거킹의 대표 샌드위치의 채식 메뉴버전 '임파서블 와퍼'(Impossible Whopper)의 성공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임파서블 푸드 (Impossible Foods)를 비롯한 식물성 단백질 회사들이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타이슨 푸드(Tyson Food) 같은 미국 최대 육가공업체들마저 이 업계에 뛰어들고 있다.

비욘드미크가 완두콩 단백질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는 것도 잠재적인 위협이다. 이 회사는 오직 한 회사로부터 완두콩 단백질을 공급받고 있는데, 수요가 늘면서 이미 한 차례 공급 지연 사고를 겪었다. 또 단백질의 가격도 날씨나 농사 조건 같은 환경적 요인에 따라 변동할 수 있고 그럴 경우 비욘드미트도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물론 이런 상황은 동물 고기 생산업체도 마찬가지다).

또 비욘드미트가 완두 단백질을 사서 쇠고기 같은 제품으로 만드는 공동 생산업체와 서면 계약도 하지 않은 상태다. 이것은 이들의 협력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회사측은 곧 생산업체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사는 유명한 투자자들 덕분에도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이 회사의 투자자 목록에는 트위터의 창업자 비즈 스톤과 에반 윌리엄스, 돈 톰슨 전 맥도날드 CEO,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가수 스눕독, NBA 스타 키리 어빙과 크리스 폴, NFL의 유명한 수비수 드안드레 홉킨스, 다큐멘터리 '프리 솔로'로 오스카상을 수상한 자유 등반가 알렉스 호놀드 등이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