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Z세대는 첨단 통신 기술활용과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가장 능한 세대다. 출처= 픽사베이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소비를 주도하는 세대는 늘 바뀐다. 그 세대들은 태어난 시대의 경제상황 혹은 당시의 문화에 따라 다른 가치관 그리고 소비행태가 나타난다. 최근에는 1995년 이후 출생자들을 일컫는 Z세대(Z Generation)가 미래 소비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어, 소비재 제조업체나 유통업체들은 이들에 맞춘 전략들을 준비하고 있다. 경제적 풍요, 기술의 격변이 동시에 나타난 환경에서 자라난 그들은 역사상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들로 여겨진다. 과연 그들에게서는 어떤 특성이 나타나고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Z세대?

과거에는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젊은 세대들을 ‘X세대’ 그리고 그 다음의 세대를 ‘Y세대’라고 불렀다. Z세대는 그 이후의 세대들이자 알파벳 순서상으로 가장 나중에 있는 Z가 붙여진 현존하는 가장 새로운 세대다. 

미국의 미디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Z세대에 대해 “과거의 X, Y세대는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이상주의적 성향이 강했다고 한다면 Z세대는 그보다는 개인적이며, 경제적 가치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등 이전 세대와 다른 생활의 특징들이 보이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원하는 것을 얻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다  

그들은 현재, 자신의 만족을 가장 빠르게 채워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소비한다. 동시에 가장 효율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정보를 가능한 빠르게 찾기 위한 의사소통을 선호한다. 전자의 방법론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온라인 쇼핑이다.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을 필두로 한 전 세계의 유통업이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것은 Z세대의 소비와 무관하지 않다. 통신 기술에 익숙한 그들에게 원하는 상품을 가장 저렴하고 빠르고, 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후자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으로 대표되는 소셜미디어 그리고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영상 채널의 성장으로 나타났다. 이 채널들은 다양한 취향이 반영된 관심사에 대한 가장 정확한 정보가 넘치는 곳이기 때문이다.   

▲ 출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이러한 흐름에 맞춰 성장한 것이 ‘미디어 커머스(Media Commerce)’다.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마케팅의 수단으로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이다. Z세대가 관심을 가질만한 콘텐츠를 짧은 영상물로 만들어 여기에 상업적인 의도를 녹여내고 이것이 자유롭게 공유될 수 있도록 SNS채널에 올려진다. 이전의 상업광고 마케팅보다 훨씬 더 거부감이 덜하고 전파 속도도 빠르다. 유명한 1인 크리에이터들이 제작한 유튜브 영상에 입혀지는 상업 광고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크리에이터들은 자신의 인지도를 활용해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기도 한다.  
  
까다로운 소비자들 

한 조사기관은 연구자료에서 “Z세대 소비자가 하나의 콘텐츠에 집중하는 평균 시간은 약 8초”라고 밝혔다. 즉, 자신이 접하고 있는 정보가 유용한지 그렇지 않은지 혹은 흥미를 가질만한지에 대해 8초 만에 결정을 내린다는 의미다. 앞선 세대의 시간이 10초 혹은 그 이상이었다면 Z세대는 그보다 더 짧은 시간에 정보의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이를 마케팅에 반영해야 하는 기업들의 고민은 점점 커진다. 

여기에 극도로 개별화되고 세분화된 Z세대 소비자들의 취향도 기업들에게는 고민거리다. 다품종 소량생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기업이 재화 생산의 비용을 효율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량 생산이지만 Z세대의 취향이나 선호는 계속, 극도로 세분화되고 있기 때문에 대량 생산으로 이를 맞추기는 결코 쉽지 않다.    

▲ 출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잘 찾지만, 사고(思考)하지 않는다

Z세대들의 가장 큰 단점은 빠르고 감각적인 정보를 중요시하는 반면, 깊이가 있는 정보 취득을 통한 사고를 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각적으로 자극적인 것을 빠르게 전달하는 정보를 찾고 거기에서 피상적으로 전달하는 내용에 의존한다. 그렇다보니 사고의 극단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것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사례가 바로 ‘일베’나 ‘워마드’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형성된 극단 성향의 커뮤니티들의 활성화다. 이 집단들은 사회의 갈등과 혐오를 부추겨 최근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감각적 자극적인 것을 찾는 Z세대들은 이러한 극단에 쉽게 휘둘리기도 한다. 일부 정치집단은 이러한 Z세대의 성향을 악용해 자신들의 극단적 정치 이념을 주입시키기도 한다. 혹은 재화나 서비스에 대해 잘못된 정보들을 급속도로 확산시키는 것도 Z세대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성이다. 

Z세대의 여러 특성들을 이야기한 도서 <요즘것들>의 허두영 작가는 Z세대를 일컬어 '전두엽이 고장난 세대'라고 표현하며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를 맞이할 때보다 마음의 준비를 더 단단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로 ‘쉽지 않은’ 그들의 특성을 정리하기도 했다. 역사상 가장 까탈스러운 그들이 오고 있다. 이들을 구성원으로든 주 고객으로든 곧 맞이해야 할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