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기업의 성장을 담보하는 요인 중 하나가 선택과 집중이다. 아웃소싱으로 대표되는 업무의 분열과 특화 로드맵이 의외의 논란을 일으키면서도 지속적인 외연 확장을 시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기업은 성장을 위해 하나의 목표에 집중하고, 그 외 주변부 업무는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하는 전문 플랫폼 기업들이 맡아 체계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며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는 일반적인 B2B 비즈니스에 속하지만, 최근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하드웨어 비즈니스에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로 범위가 넓어지는 패턴도 감지되고 있다.

▲ 식권대장 서비스가 가동되고 있다. 출처=벤디스

식권부터 메신저, 회계까지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업의 선택과 집중을 위해 주변부 업무를 대행하는 소프트웨어 B2B 기업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 주로 당장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활동하며, 소프트웨어의 측면에서 자주 보인다.

대표적인 사례가 벤디스의 식권대장이다. 식권대장은 2014년 9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국내 최초의 기업용 모바일 식권 서비스며 종이식권과 식대장부, 법인카드 등으로 운영되던 기업 식대관리 시스템을 모바일 기반으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구내식당을 운영하기 어려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한편 기업복지 솔루션으로 발전하고 있다. 조정호 벤디스 대표는 “식권대장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복지인 식대로 시작해 플랫폼 특유의 바잉파워(Buying power)를 바탕으로 사용자 대상 복지 혜택을 늘려나갈 것”이라며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직장인이 보편적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서비스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외연확장도 빠르다. 지난 3월 스낵24와 협력해 간식대장 플랫폼을 출시했다. 스낵24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매대가 포함된 간식 공급 서비스를 시작한 스타트업으로, 현재 100여 개의 기업에 정기적으로 간식을 공급하고 있다. 간식대장의 출시로 벤디스는 직장인 식사 시장을 넘어 간식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오피스 푸드테크 사용자 경험 강화에 한 발 더 나아갔다는 평가다. 플랫폼 타깃의 영점조정이 이뤄지며 고도화된 서비스 전략에 시선이 집중된다. 지난해 1월 평창 올림픽 기간 1만5000명의 자원봉사자가 쓰는 모바일 식권 솔루션을 성공시킨 여세를 몰아 최근에는 지자체인 순천시청도 식권대장의 품으로 들어와 눈길을 끈다.

식권대장은 기업이 관리해야 하는 식권 및 관련 관리를 올인원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비용 절감은 물론 높은 수준의 직원 만족도를 담보할 수 있다.

토스랩의 업무용 메신저 잔디도 눈길을 끈다. 대기업의 경우 자체적인 그룹웨어 및 메신저를 사용하지만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은 주로 카카오톡을 업무용 메신저로 병용하는 분위기다. 이 과정에서 사고도 벌어지고, 직원 삶의 만족도 떨어진다는 후문이다. 그 연장선에서 잔디는 토종 기업용 메신저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설명이다.

김대현 토스랩 대표는 <이코노믹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회사에서 카카오톡과 같은 일반 모바일 메신저를 쓰더라. 그런데 개인용과 업무용이 언제까지 같이 가겠나. 반드시 분리될 순간이 올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슬랙과 같은 글로벌 서비스의 등장을 보면서 이러한 믿음이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편리함과 다양한 강점이 있다면 잔디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슬랙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영미권에 적합하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아시아다. 대만과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계 관리만 전문적으로 처리해주는 자비스도 있다. 자비스는 세무비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법무비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 기업 출장 전문 플랫폼도 있다. 출처=갈무리

기업 출장 전문 플랫폼도 있다
식권대장 벤디스부터 토스랩, 자비스 등은 모두 체계가 아직 잡히지 않은 스타트업의 키다리 아저씨다. 이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의미있는 행보를 통해 기업과의 협력을 타진하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인 CWT(Carlson Wagonlit Travel Korea)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국내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CWT는 기업 출장 컨설팅 및 솔루션을 제공하는 ICT 플랫폼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기업 출장은 '주먹구구'로 진행되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명확한 가이드 라인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출장 솔루션을 운용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CWT는 글로벌 기업에게는 기준에 맞는 합리적인 출장을, 아직 관련 인식이 낮은 국내 기업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CWT는 한 마디로 기업 출장의 모든 것을 하나로 담았다는 평가다. 기업 할인 요금을 통해 합리적인 비용을 전제하며, 출장자와 출장을 보내는 기업이 간단하고 세밀하게 정보를 입력한 후 로드맵을 전개할 수 있다. 항공권 예약부터 현지 호텔 체크인 등 출장과 관련된 모든 분야를 망라하며 관리자는 관련된 자료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출장 현지 날씨와 관련 뉴스, 심지어 테러 및 질병 경보 서비스까지 지원되며 관련 데이터를 취합해 새로운 출장 큐레이션 서비스도 제공한다. 150개 나라에서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범용성도 크다는 평가다.

기업 출장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이를 원스톱 플랫폼으로 내재화, 오로지 기업과 출장자가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탄탄한 생태계를 짠 대목이 눈길을 끈다. 가격적 측면에서도 CWT는 기업을 대신해 호텔 및 항공 사업자들과 협의, 최적의 가격을 끌어내기 때문에 수수료를 고려해도 저렴한 비용을 전제한다는 장점이 있다.

CWT는 "단순한 예약과 발권만이 아닌 고객사의 니즈(Needs)를 잘 이해하고 기업체에 맞춤형 출장 컨설팅을 제안하는 한편 금융, 제약, 법률, 제조, 화학 등 다양한 분야의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기업들과 공공기관이 관심을 갖는 Savings(비용절감), Service (서비스), Security(안전), Sustainability(지속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