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리아 매장 전면. 출처= 롯데리아 홈페이지 캡처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햄버거 빅3 업체가 프리미엄 버거 제품을 5000원이 채 안 되는 가격에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해 시장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높은 가격에 대한 부담을 덜어 고객을 만족시키고 매장 방문을 유인한 뒤 추가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올해 1분기 외식산업경기지수 자료에 따르면 ‘피자, 햄버거, 샌드위치 및 유사음식점’ 업종의 식재료원가 지수와 매출액 지수는 각각 130.65, 74.07을 기록했다. 이번 2분기 전망 지수도 각각 126.73, 77.59로 나타냈다.

외식산업경기지수는 외식업계 업황을 수치화한 지표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액, 고객 수, 식재료 원가 등 항목의 수치 추이를 분석하는데 쓰인다. 50~150 범위 내 숫자로 표시되며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을수록 해당 항목의 양적 수치가 상승한 업체가 하락한 업체보다 많다는 뜻으로 활용된다.

햄버거 등 업종의 두 지수를 살펴보면 지난 1분기 식재료원가가 상승한 업체가 적잖은 수준을 보인다. 반면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감소한 업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지수의 2분기 전망치는 소폭 개선됐지만 식재료원가가 오르고 전년비 매출액이 줄어드는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햄버거 업계를 주도하는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등 3업체가 같은 기간 각각 실시하고 있는 마케팅 활동은 이 같은 업황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햄버거 업종을 비롯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인건비 상승, 출점 제한 등 사업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들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3업체가 펼치는 주요 마케팅 전략 가운데 프리미엄 상품이나 신메뉴를 고객에게 적극 노출시키는 방안이 활성화하는 모양새다. 프리미엄 상품이나 신메뉴는 통상 높은 객단가가 책정돼 수익성이 비교적 좋다는 특징이 있다. 출시효과와 함께 브랜드를 홍보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브랜드 정체성을 대변하기도 한다. 각 업체가 이 제품에 대한 프로모션이나 이벤트에 공들이는 이유다.

롯데리아는 내달 2일까지 일주일 간 ‘와규버거’를 반값인 39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2017년 6월 출시된 후 2년 만에 판매량 500만개를 돌파한 것을 기념한 프로모션이다. 와규버거는 롯데리아의 대표 프리미엄 제품이다. 호주축산공사에서 품질을 인증받은 현지산 와규 패티가 들어간 점이 특징이다. 고객들 사이에서는 크고 식감도 좋지만 가격이 센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 버거킹 프로모션 안내 이미지. 출처= 버거킹 홈페이지 캡처

버거킹은 과거 열풍을 몬 인기 드라마 ‘야인시대’에 출연한 배우 김영철씨와 당시 유명했던 키워드 ‘사딸라’를 앞세운 마케팅으로 고객 호응을 얻고 있다. 마케팅 대상 제품은 더블비프디아블로세트 등 인기 세트 메뉴 5종이다. 버거킹은 이 메뉴들을 40% 가량의 높은 할인율을 적용한 4900원에 판매해 관심을 끌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 2월 출시한 에그불고기버거를 비롯해 불고기 버거, 더블불고기버거 등 ‘불고기’를 공통범주로 한 세 메뉴를 이달 중순부터 할인가에 판매한다.

이 가운데 신상품인 에그불고기버거에 대해서는 고급 식재료를 담았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계란의 경우 축산물품질평가원으로부터 1+등급을 받은 국내산만 사용하고 주문 접수 시 후라이로 조리해 고객에게 제공한다. 최초소비자가가 5600원이지만 이달 15일부터 내달 11일까지 한달 가량 기간 동안 20% 정도 할인한 4500원에 판매한다.

한편 프리미엄 제품에 높은 할인 혜택을 적용한다는 점을 이슈화해 고객 주목을 끈 다음 다른 상품 구매로 자연스럽게 유도하려는 전략도 담겼다. 하위 브랜드 뿐 아니라 개인 수제버거 매장 등 마이너 브랜드의 기세가 만만찮은 가운데 고객 수요를 락인(Lock in)하려는 취지다.

한 햄버거 업체 관계자는 “고가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덴 업체가 보유한 상품성을 알림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결국 모든 상품에 프리미엄 가치를 덧씌우려는 취지도 담겼다”며 “세 업체의 이번 프로모션들은 일상적인 활동이지만 기본적으로 시장 입지가 다져진 상태기 때문에 매번 고객 주목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수익성과 고객 니즈가 상충하는 상황에서 업체들은 마진을 줄여 수요를 창출한 다음 품질, 서비스 같은 경쟁요소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프리미엄 상품은 할인 판매하지 않는다는 ‘고고한’ 전략에서 벗어나 호객의 무기로 전면 활용한다는 관측이다.

한 기업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업체들은 상품의 고품질과 가성비의 접점을 찾아 고객에게 전달하는 데 고심할 것”이라며 “할인 기간을 짧게 가져 소비자 관심 수준을 바짝 높이는 전략은 해당 제품의 프리미엄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홍보 효과는 높일 수 있는 영리한 방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