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성과에는 영화 투자에 대한 CJ의 집념이 있었다. 출처= CJ엔터테인먼트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우리나라 영화 최초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음에 따라 '기생충'의 제작과 투자배급을 맡은 CJ의 문화에 대한 집념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CJ는 봉준호 감독과 2009년 영화 '마더'를 함께 한 이후, 글로벌 프로젝트 '설국열차',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기생충'까지 지속적으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4000만달러(약 475억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되는 '설국열차'는 촬영을 앞두고 해외투자 유치가 어려워지자 CJ가 제작비 전액을 책임지기로 하고 제작에 들어간 뒤 해외 판로를 개척해 글로벌 흥행을 이끌어 냈다. 이후 ‘설국열차’는 글로벌 눈높이에 맞춘 한국영화의 제작 역량과 위상을 올리는데 기여한 것으로 호평을 받으며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상영됐다.
 
영화에 대한 CJ의 집념은 국내의 어떤 기업도 따라올 수 없을 정로도 남다르다. CJ는 1995년부터 올해까지 약 320편이 넘는 한국 영화를 꾸준히 투자·배급하며 제작을 지원하면서 우리의 영화를 세계시장에 알리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여기에는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고 늘 강조하는 CJ 이재현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 이 회장은 1995년 당시 할리우드의 신생 스튜디오였던 드림웍스에 투자 계약을 하러 가면서 ‘문화의 산업화’라는 본인의 비전을 밝혔다. 

영화 투자·제작을 근간으로 극장, 콘텐츠 투자, 방송사 등 문화콘텐츠를 앞세워 세계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었다. 당시 투자 금액은 현재 CJ의 중심기업인 제일제당의 연간 매출의 20%가 넘는 3억달러(약 3300억원)로 알려졌다.  이재현 회장은 경영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문화가 우리의 미래”라는 확고한 신념으로 투자를 강행했다. 이후 CJ는 IMF 시기인 1998년 4월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강변11’을 열고 영화산업의 일대 전환기를 불러왔다. 이 기간 CJ가 그간 문화산업에 투자한 누적 금액은 약 7조 5000억원에 이른다.  

▲ CJ그룹 이재현 회장. 출처= CJ

CJ의 한국영화 투자 및 배급 시스템 확립, 멀티플렉스 극장 도입 등으로 시도한 것들은 이후 한국의 영화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밑거름이 됐다. 국내 연간 누적 영화관람객은 6년 연속 2억명을 넘겼고 할리우드 영화에 밀렸던 한국영화 점유율은 8년 넘게 50%를 넘고 있다. 자국영화 점유율이 50%를 넘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미국, 일본, 중국, 인도뿐이다. 

또 CJ는 영화산업의 외적 성장뿐 아니라 생태계의 선순환에도 앞장서 왔다. 전 스태프 4대보험 가입, 초과 근무수당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표준근로계약서다. 표준근로계약의 적용은 전체 영화 제작비가 5%에서 최대 10% 이상 상승하는 요인이 된다. 그래서 과거 영화계에서는 제작사나 투자사들의 암묵적 동의로 무시되는 경우들이 있었다. 그러나 CJ는 2013년 표준근로계약을 영화계에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최근에는 '국제시장' 이후 CJ가 제작이나 투자에 참여하는 모든 영화제작 작업에 의무화 하고 있다. '기생충'의 경우도 봉준호 감독이 표준근로계약에 맞춰 작업을 한 것이 다시 한 번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영화 '기생충'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힘입어 전 세계 192개국에 선판매되며 이전의 최고 기록이었던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의 176개국을 넘어섰다.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 '기생충'의 수상은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인 국가적인 경사로, 한국 영화산업이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의미”라면서 “CJ는 지난 20년간 다양한 장르, 신선한 소재의 한국영화에 꾸준히 투자하고 멀티플렉스 등 산업인프라를 구축해 한국영화 산업의 질적, 양적 성장에 기여해 왔다”고 분석했다. 

▲ 일본에 수출된 CJ CGV의 기술 4DX.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아울러 CJ가 제작과 배급에 참여한 여러 편의 영화들은 미국 메이저 제작사들과의 리메이크판 영화 제작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미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s), 엠지엠(MGM은 영화 '써니'와 '수상한 그녀'의 미국 리메이크판 영화를 올해 안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극장 사업도 순항중이다. CJ의 멀티플렉스 CJ CGV가 독자 개발한 오감체험영화관 4DX는 60개국 이상에 진출해 있으며, 삼면스크린을 갖춘 스크린X는 17개국 이상에 수출됐다.  

CJ 관계자는 “문화산업이 미래의 한국을 이끌 것으로 예견하며 지난 20년간 문화사업에 지속 투자를 해온 이재현 회장의 의지는 한국 영화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K-POP등 한국 문화콘텐츠 열풍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토대가 됐다”면서 “K-컬처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고, 대한민국이 전 세계 문화산업을 선도하는 문화강국으로 도약하는데 있어 CJ는 앞으로도 할 수 있는 최대의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