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5G 상용화 시대에 KT가 B2B(Business to Business)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했지만, 정작 먹거리가 없다는 주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B2C에 이어 B2B사업으로 나아가는 KT의 적극적인 행보가 눈에 띈다. 다만, 아직까지는 5G 도입 초기로 실시간 관제 기능 등에 영향을 주는 레이턴시(지연 속도)문제는 여전히 해결과제라는 의견도 나온다.

▲ 박윤영 KT기업사업부문장이 KT의 5G 스마트팩토리 전략 발표회 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정다희 기자

KT는 30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개방형 혁신을 통한 5G 스마트팩토리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KT의 스마트팩토리 파트너 사업자인 현대중공업지주, 코그넥스, 텔스타홈멜, 유도그룹이 참여했다.

박윤영 KT 기업사업부문장은 이날 전략 발표회 현장에서 "기업의 모습을 바꾸는 것이 나라의 경쟁력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스마트 팩토리는 5G라는 단순한 네트워크 뿐 아니라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과 같이 KT가 주력하는 분야"라면서 "파트너사의 노력이 결집돼 우리나라 경제 디딤돌인 제조업의 모습을 크게 바꿀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용규 KT 5G 플랫폼 개발단장은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들과 달리 자체 ICT인력이나 서버 등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이미 경기도 인근의 소규모 업체 3곳에 상용 적용한 상태로 KT가 그런 곳(중견·중소기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KT 5G의 B2B전략… 팩토리메이커스, 기업전용 5G, 에지 클라우드

KT는 “5G를 기반으로 한 5대 B2B 영역에 스마트팩토리를 포함시키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관련 솔루션 및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지난해 7월 발간한 ‘5G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5G는 제조업에서 15조6000억원의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팩토리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은 5G 혁신을 통해 변모할 대표적인 산업군이다.

KT는 2015년부터 5G 규격 표준화를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팩토리분야에서 ‘산업용 5G 통신’ 표준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적용사례에서 실증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를 국제규격 표준화기구인 3GPP에 제출할 계획이다. 기업전용 5G를 통해 데이터 보안성과 속도를 높인 스마트팩토리 상품 또한 선보인다. 

기업전용 5G는 별도의 네트워크 장비를 통해 일반 가입자망과 기업 내부망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보안을 강화했다. 인증을 거친 단말기만 접속을 허용하기 때문에 해킹 등 보안사고를 방지할 수 있으며, 별도의 구축 비용과 앱을 설치하지 않고 전국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T는 또한, 제조업에 특화한 에지 클라우드를 제공한다. 제조업 특화 에지 클라우드는 산업 데이터를 저장·분석하며, 에지 컴퓨팅, 블록체인 기반 강력한 링크 보안, 실시간 예측 분석, 에지 기반 장애복구 등 제조업에서 필요로 하는 특화기능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팩토리메이커스(FactoryMakers)는 스마트팩토리를 통합관리하는 관제 플랫폼이다. 표준화된 사용환경(UI)을 제공하는 만큼 쉽고 빠르게 공장의 장비들과 플랫폼을 연결할 수 있다. 이 같은 연결을 토대로 공장 밖 원격지에서 관제와 운용이 가능해 실시간 장애 원인을 분석하고 원격으로 복구할 수 있는 점이 최대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KT는 170만 가입자를 보유한 AI 서비스 기가지니 기술을 바탕으로 제조현장 장비의 소리를 분석해 장비의 유지·보수를 예측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며 제조공정에서 생성된 빅데이터를 분석, 공장 설비·장비의 고장과 사용기한을 예측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 모델들이 KT 5G 스마트팩토리 상품을 보여주는 미니 제조 공정라인을 소개하고 있다. 출처=KT

스마트팩토리 상품 3분기 출시...첫 선보인 팩토리메이커스

KT는 "현재 스마트팩토리를 시범 도입한 사업장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KT는 이를 토대로 개선작업을 거쳐 제조현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협동로봇, 머신비전, 팩토리메이커스 상품을 올 3분기 중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미니 제조공정을 설치해 팩토리메이커스를 통해 실시간 관제되는 모습이 시연됐다. 협동로봇, 머신비전에서 생산된 데이터가 5G 에지 클라우드에 전송되고 KT의 관제센터에서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모습을 구현했다. 

이날 팩토리메이커스 시연을 진행한 김주희 KT 5G플랫폼개발단원은 “(설치된 스마트 팩토리의 공정과정을 보면) 비전카메라로 물체의 위치를 파악해 머신 비전이 로봇에게 좌표정보를 전달하며 일련의 동작들은 KT의 관제 플랫폼인 팩토리메이커스를 통해 원격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뿐만 아니라 로봇 관절마다 설치된 모터의 상태정보까지 함께 취합할 수 있어 KT의 AI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상징후가 포착되면 KT관제요원이 조치를 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매니저는 또한 “기존에도 스마트팩토리 분야에 비전카메라와 머신 비전 등이 적용되어 있었지만 유선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공장 설계나 생산라인을 변경하는 등 유연함을 갖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5G 무선망을 통해 이런 부분(공장 설계와 생산라인 변경 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매니저는 “기존에 협동로봇이나 머신비전 등 스마트팩토리 설비가 되어있는 경우는 기존 기기에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KT는 “팩토리메이커스를 통해 24시간 실시간 관제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로봇의 이상 징후나 부품 생산의 품질 저하를 빠르게 감지하도록 했다”면서 “ 제조공장의 오류 상황을 ‘제로’에 가깝게 만든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다만 5G 전략의 핵심인 즉각적인 반응에 있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있다는 평가다. 추후 KT의 5G 인프라 성공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라는 말이 나온다.

▲ KT는 이날 전략 발표회 현장에서 파트너사와의 협력 강화 계획또한 밝혔다. (오른쪽부터)이용규 KT 5G 플랫폼 개발단장, 김동혁 현대중공업지주(현대로보틱스) 상무, 김민수 코그넥스 전무, 유재석 텔스타홈멜 이사, 한태교 유도그룹(스튜디오 3S)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정다희 기자

현대중공업지주, 코그넥스, 텔스타홈멜, 스튜디오 3S…파트너사와 협력 키워

KT는 이번 행사에 참석한 KT의 스마트팩토리 파트너사와 공동 개발전략을 공개하며 파트너사들과 협업을 통한 다양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개발도 강조했다. KT는 국내 로봇시장 점유율 1위 현대중공업지주의 현대로보틱스와 협력을 통해 커넥티드 로봇의 시장확대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머신비전 분야 세계 1위 기술력을 보유한 코그넥스와 협력으로 머신비전 도입비용을 절감해 스마트팩토리 확산을 추진한다.

또한, 공장내 다양한 설비의 데이터 연동 기술을 보유한 TELSTAR-HOMMEL(텔스타홈멜)과 5G 디바이스 공동 개발을 통해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소요되는 시간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Studio 3S(스튜디오 3S)는 Hot runner system(핫 러너)분야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유도그룹의 IT전문 자회사로, 스마트 물류자동화와 통합생산관리 플랫폼 확산으로 도입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KT 5G플랫폼개발단장 이용규 상무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이 부족한 가운데 5G는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며, “KT는 산업용 5G 규격을 제안하는 등 스마트팩토리와 같은 5G B2B 플랫폼 확산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