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초능력 콩 감별사. 말 그대로 최상의 커피맛을 위해 원두를 감별해내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사람을 말한다. 사회적 기업 커피지아에서는 커피 매니아들을 위해 좋은 원두를 구별해 내는 일을 11명의 발달장애인이 맡아서 하고 있다. 발달장애는 선천적 또는 발육 과정 중 생긴 대뇌 손상으로 지능 및 운동 발달 장애, 언어 발달 장애, 시각, 청각 등이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김희수 커피지아 대표를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SOVAC 2019(소셜밸류커넥트 2019)현장에서 만났다.

▲ 김희수 커피지아 대표.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김희수 대표는 커피지아를 소개하면서 “다름을 재능으로 만드는 회사”라고 말했다. 발달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발달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이 중심에는 다름을 재능으로 만드는 회사 철학이 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친구가 특수학교 교사로 일을 했는데 특수학교를 졸업한 친구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일이 있겠냐는 제안을 받고 처음에는 단순히 소일거리 제공 차원에서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일자리를 마련했다”면서 “그런데 처음에 실습을 나오게 된 2명의 발달장애인을 보니 동일한 행동을 반복하고 일상습관(루틴)에서 못 벗어나는 행동을 보이는 것을 보고 이 친구들에게 가장 적합한 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커피 로스팅을 하다 보면 결점두가 있는데 이는 커피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면서 “결점두를 수작업으로 찾아 내는 것은 동일한 일을 반복하는 일이었는데 이런 일이 특정 행동패턴을 보이는 발달장애인들에게는 적합한 일자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발달장애인의 ‘다름’을 ‘재능’으로 승화시키려는 김 대표의 노력이 시작된 것이다.

그는 “다름을 활용해 무엇인가를 이끌어 내고, 재능을 키워내는 것이 사회적 가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발달장애인들이 결점이 있는 커피콩을 걸러 내고, 무결점의 커피 원두, 고품질의 원두 생산에 강점을 보이는 회사가 됐다”고 말했다.

커피지아에 초능력 콩 감별사로 취직한 발달장애인들에은 3주~1개월 정도의 교육을 커피지아의 사회복지사로부터 받는다. 주로 직장에서 해야 할 기본적인 업무를 배운다. 김 대표는 “2012년부터 지금까지 근속하는 사람도 있는 만큼 이직률이 매우 낮은 것이 커피지아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SOVAC 2019 마무리 행사에서 최태원 SK회장에게 당찬 주문을 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최 회장에게 “사회적 가치 행사가 내년에도 열렸으면 좋겠는데 혹시 워커힐 호텔의 커피를 커피지아의 회사 것으로 바꿀 생각은 없나”고 말했고, 이에 대해 최 회장은 “행사는 내년에도 열리고, 제가 권한은 없지만 SK네트웍스 사장님. 잘 들으셨죠?”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