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게임 유튜브 채널 ‘G식백과’를 운영하고 있는 게임 개발자 출신 유튜버 김성회 씨가 게임을 일반 놀이 문화중 하나로 봐줄 것을 호소했다. 

김성회 씨는 28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열린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따른 긴급토론회에 참여해 이 같이 밝혔다. 김성회 씨는 게임 개발자 출신이자 게이머, 게임 관련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토론회에 참여했다. 김 씨는 구독자는 28만명 인기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를 운영하고 있다. 

▲ 김성회 유튜브 크리에이터(G식백과).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김성회 씨는 “최근 MBC에서 방영한 100분토론을 보며 과거 아침마당에 프로게이머 임요환 씨가 나와 게임 중독자 취급을 받던 모습에 비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절망감을 느꼈다”면서 포문을 열었다. 

김 씨는 게임은 시간이 지나며 발전된 형태의 놀이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게임을 마치 세상에 없던 유해물질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게임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놀이문화다”면서 “과거엔 희곡이 있었고 희곡에서 연극이 나온 것이며 한 번만 보는 게 아쉬워 나온 게 영화다. 그 이후 집에서도 볼 수 있는 형태의 TV가 나왔고 영상을 보는 것을 넘어 직접 조작하고 싶어서 나온 게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게임이 일부 계층에게 비난을 받는 이유에 대해 신생문화가 겪는 신고식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로운 놀거리가 나오면 기성세대는 그것을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저항하는 모습을 보인다. TV상자가 바보상자로 불리고 비디오가 호환마마에 비유된 것이 그 예”라고 말했다. 그는 “더 예전으로 가면 2500년전 희곡과 글이 청소년들을 광장에 나와 토론하지 않게 한다는 이유로 비판받던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이는 새로운 문화가 등장할 때 겪는 신고식 같은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신고식이 너무 세면 그 문화는 죽어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김성회 씨는 “게이머 입장에서 때로는 게임이 그렇게까지 좋지 않다는 것은 안다. 개인적으로도 게임 때문에 이틀 밤을 세보기도 하고 시험을 망쳐보기도 했다”면서도 “그렇지만 게임이 과거 신의진 의원이 말했던 것처럼 4대 중독 물질에 비유되거나 카톨릭대 이해국 교수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4대 중독 물질에서 마약은 빼더라도 게임은 빼선 안 된다고 할 정도로 나쁜 건 아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씨는 “게이머들은 게임에 수많은 빨대가 꽂히는 걸 우려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게임 업계를 코끼리로 비유했다. 그는 “게임 업계는 싸움은 잘 못하지만 꽤 많은 돈을 벌어 덩치가 크다. 먹을 게 많다 보니 의료단체, 정치인들, 시민단체, 시민연대 등 곳곳에서 코끼리를 쓰러트려 뜯어먹으려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예로 한 도청 유튜브채널에 올라온 강연에서 아이들에게 게임을 하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고 교육한 사례, 게임 중독을 치료한다는 광고를 내는 한의사 등을 들었다. 

또한 그는 100분토론에서 한 토론자가 언급한 "게임 산업이 정부의 비호를 받으며 컸다"는 발언에 대해 분노를 표현했다. 그는 개발자로서 사회적 편견 때문에 어르신들에게 직업을 떳떳하게 이야기해 본적도 없다는 설명이다. 

인디게임 개발자의 열악한 정부 지원 환경도 지적했다. 그는 “인디게임 개발자들은 각종 정부기관을 문지방이 닳도록 찾아다니지만 게임 하나 등록시키는 게 도박장을 등록시키는 것보다 더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게임 개발자들이 정부 공무원들로부터 사설도박장 취급을 받고 있으며 피해의식을 갖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게임 개발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에도 서운함을 표현했다. PC 여섯 대로 모 게임의 작업장을 돌리는 사람을 기사를 통해 게임 중독자로 표현하거나 뉴질랜드 총기난사 사건의 원인을 총게임으로 표현하는 등 사실과 다른 보도로 게임을 이슈의 쓰레기통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게임의 작업장 문제는 게임 중독이 아닌 게임에서 파생된 별개의 문제이며 뉴질랜드 총기난사 사건 당사자가 내놓은 선언문에는 해당 행동이 게임 탓이 아니라는 표현이 적혀있다. 

그는 “게임 개발자로서 게임이 4차산업혁명의 산물인 고퀄리티 문화콘텐츠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게 아니다”면서 “단지 다른 놀이문화처럼 놀거리 중 하나로만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게임에 대한 편견 타파를 토로하지만 우리나라 게임 업계의 사행성 문제를 언급하면 목소리 톤이 낮아지는 건 사실”이라면서 “업계도 자정하고 진짜 게임을 만들어봤으면 좋겠다. 게임 업계에서도 그런 부분 때문에 실망하고 업계를 떠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