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최태원 SK회장의 주도로 기획된 SOVAC 2019(소셜밸류커넥트 2019)가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의 첫 순서는 플레너리 세션으로 각 분야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연사 4명의 발제 이후 5인의 토론 시간으로 진행됐다.

▲ 배우 차인표씨가 SOVAC 2019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첫 시작은 ‘삶에서 사회적 가치 실현하기’라는 주제로 배우 차인표씨가 발표했다.  차씨는 발표에 앞서 “기업이나 학교, 기업들 외에 개인의 목소리까지 듣기위해 초대된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1995년에 두 딸을 공개입양한 이야기로 말문을 뗐다. 차씨는 “두 딸을 입양하면서 훈장을 받았다”면서 “처음엔 받기를 꺼렸으나 입양을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는 중앙입양아동원의 권유에 따라 수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입양사실을 밝히는 것을 꺼리던 당시 분위기 속에서 공개입양을 함으로써 실제로 공개입양이 증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입양을 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아내 신애라씨를 꼽았다. 첫 딸을 입양할 때 아내를 믿었기 때문에 입양 결정에 동의 할 수 있었다는 것. 차씨는 “처음 시작은 두 딸들을 입양하는 것이었지만 한 발을 내딛고 나니 수많은 입양기관과 아이들을 비롯해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수많은 동업자들이 보였다”면서 “선한 가치와 그 방향을 알리면 같은 방향으로 가는 수많은 동업자들을 만나게 될 것이며 아름다운 가치를 가진 사회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형준 UNWFP(세계식량계획) 한국사무소장은 20대 초반 어떻게 살 것인가에 고민하면서 떠난 배낭여행 이야기로 발표를 시작했다. 임 소장은 “3년 반 동안 30개국을 다니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면서 “한국에선 그래도 잘 먹고 잘 사는데 비행기 타고 몇 시간만 가면 사람들이 굶고 있는 생지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꽃들을 보면 가지와 줄기가 연결되어 있듯 우리 모두 지구에 함께 있는 이상 한 몸”이라면서 공동체 의식을 강조했다. 임 소장은 “기존의 방식으로는 UN이 제시하는 Zero Hunger(제로헝거)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을 통한 혁신을 통하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 소장은 “한국 전쟁 이후 맥아더 장군이 100년이 지나도 한국의 재건이 불가능하다고 밝혔지만, 20년만에 WFP의 원조를 받고 빈곤국을 탈피했다”면서 “간디가 말했듯 한 명 한 명이 변화의 주체가 되길 바란다”고 발언을 마쳤다.

▲ 박용준 삼진어묵 대표이사가 SOVAC 2019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후 박용준 삼진어묵 대표가 지역기업이 만드는 작은 불씨를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삼진어묵은 1953년 부산 영도의 한 시장에서 시작된 사업으로 피난민들 때문에 활성화된 지역의 덕을 보며 성장했다. 박 대표는 “인구가 줄고 시장도 쇠퇴하면서 사업이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어묵 베이커리라는 컨셉으로 공간을 재생하자 많은 이들이 다시 찾아오게 됐다”면서 “기업이 살면 지역이 산다는 사실을 깨닫고 지역사회의 마중물이 되기로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기부를 하거나 물질적인 지원을 하는 것에 그치기보단 지속 가능한 재생을 원한다면서 “작은 불씨가 커져서 큰 불씨가 되는 것 같다”면서 “여기 있는 모든 이들이 작은 불씨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정 크레파스 대표는 신용등급이 도입되면서 금융정보가 없는 사람도 대출을 받지 못하게 된 현상을 보고 금융정보가 없는 이들의 신용을 찾아내는 방법을 머신러닝분석을 통해 모형으로 만들었다.

김 대표는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이 적절히 대출을 받지 못하면 결국은 더 위험한 길로 빠지게 된다”면서 “이제 막 교원임용고시를 통과한 예비교원, 학교가 지원하는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은데 생활비가 부족한 대학원생 등이 바로 그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자선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소셜 이노베이터들과 함께 청년들이 기회로 나아갈 수 있는 플랫폼을 꿈꾼다”고 덧붙였다.